씨실날실

자립의 꿈을 실은 푸드트럭

등록 : 2016-09-01 14:39 수정 : 2016-09-02 14:51
예비사회적기업 (주)한평의꿈이 운영하는 서울 여의도 밤도깨비 야시장의 푸드트럭 모습. 하와이안 요리가 인기다.

지난 8월22일 낮12시, 은평구 불광동 서울혁신파크 야외 공간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부담스럽지 않은 값에 간단히 즐길 수 있는 먹거리를 파는 푸드트럭 때문이다. 한 달째 운영되는 푸드트럭에 혁신파크의 입주기업들도 단골손님이 되어 점심을 해결한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6000~8000원에 살 수 있는, 가성비 좋은 스테이크덮밥.

무더위에도 땀을 뻘뻘 흘리며 스테이크를 만들고 주문을 받는 5명은 모두 자립을 꿈꾸는 노숙자, 장기실업자들이다. 이날 푸드트럭에 오른 김아무개(51) 씨는 “요리하는 걸 좋아해 작은 음식점을 열고 싶었는데, ‘한평의꿈’에서 교육을 받으니 그 꿈이 구체화되는 것 같다”고 했다. 김 씨가 소속된 홈리스 자활기업인 ‘빅이슈’는 서대문지역자활지원센터와 더불어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 청년자립지원센터 브릿지협동조합이 지원하는 ‘취약계층 푸드트럭 지원사업’에 선정되었다. 이 사업을 바탕으로 지난 7월부터 (주)한평의꿈이 진행하는 교육과 실습을 받고 있다.

한평의꿈은 푸드트럭을 시작으로 자본도 기술도 없어 창업조차 어려운 청년 등 취약계층들이 한 평을 플랫폼으로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최근 어려워지는 취업난에 창업으로 눈길을 돌리는 이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국내 창업시장의 3년 내 폐업률이 80%(2015년 기준)에 이르고, 소자본 창업 성공률도 2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취약계층들에게 소자본 창업은 말 그대로 허황된 꿈일 수밖에 없다.

한평의꿈은 취약계층들이 차근차근 준비하며 안정적인 창업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 준다. 2014년 직접 개조한 추로스 푸드트럭으로 히트를 쳤다. 지난해 10월에는 ‘서울시 도시공원 청년 푸드트럭 1호’ 영업권을 따내며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에서 하와이안 요리로 높은 수익률을 자랑 중이다. 푸드트럭을 운영하며 터득한 노하우를 토대로 취약계층의 마이크로 창업을 도우면서 올해 5월에는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김민순(32) 대표는 “창업의 시작부터 전 과정을 배울 수 있는 푸드트럭 운영 경험이,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소규모 점포 운영의 좋은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평의꿈과 협력해 취약계층의 꿈을 향한 도전에 힘이 되어 줄 ‘취약계층 푸드트럭 지원사업’은 이달에 2기 팀을 뽑고 2차 교육에 들어간다.(070)5099-3163)

라현윤 이로운넷 에디터 80sanpretty@gmail.com


청년자립지원센터 브리지협동조합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