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동아시아 문화공동체 만들고 싶어요”
관악구 볼런티어 총회에서 표창 받은 ‘볼런티어클럽’ 김민환 강사
등록 : 2022-08-11 15:00
김민환 볼런티어클럽 강사가 지난 7월29일 신원동 사무실에서 표창장을 들고 밝게 웃고 있다. 비영리 다문화사회복지단체인 볼런티어클럽은 7월15일 관악구 볼런티어 총회에서 구청장 표창을 받았다.
특히 볼런티어클럽은 필리핀 코피노(한국 남성과 필리핀 현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2세) 아동이나 저소득층 아동 후원, 중국 동북 지역 조선족 마을 동포 아동과 백혈병 환자를 돕는 일도 오랫동안 해왔다. 김 강사는 “코로나19 이후 2년 동안 연락만 하고 있는 상태”라며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돕고 싶지만 후원금도 줄어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김 강사는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30여 개국을 다니면서 비정부기구 활동을 해왔다. 김 강사는 볼런티어클럽을 조직해 사무국장으로 활동하다 2018년 10월께부터 프리랜서로 사회복지 활동을 하고 있다. “재정난으로 활동가가 몇 명씩이나 월급을 받고 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죠.” 볼런티어클럽에는 회장 1명, 사회복지사 2명, 전문강사 1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김 강사는 주로 공모사업 프로그램 강사로 활동한다. 올해는 중국 동포 인식 개선 프로그램과 역사문화 연구 소개 프로그램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아시아 국제교류 등 다양한 업무도 맡아 한다. 코로나19가 확산한 2년 전부터는 국내외 활동이 많이 위축됐다. 김 강사는 “국제교류 사업을 준비하던 초기에 코로나19가 터져 직격탄을 맞았다”며 “다시 회복하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다”며 한숨을 지었다. 그래도 김 강사는 소통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아시아 각국에 있는 단체들과 매월 1회씩 온라인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일본의 풀뿌리 국제교류 단체 ‘오모테나시’(환대를 뜻하는 일본말)를 비롯해 대만 단체와도 온라인 모임을 한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청년과도 소통한다. 국내에서도 나이지리아, 몽골, 인도네시아, 중국 동포 단체 등과 다문화 네트워크를 구성해 달마다 꾸준히 만나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김 강사는 “코로나19가 끝나면 서로 방문해 만나자는 얘기가 오가고 있다”고 했다. “동아시아 문화공동체를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지역주민들의 국제 경쟁력도 높아질 겁니다.” 김 강사는 국제교류가 활성화되면 연 1회 정도 홍콩,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일본 등을 돌면서 사회복지 관련 세미나와 국제 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김 강사는 “동남아에 지부를 만들어 해외교류와 사회복지 활동을 활발히 하고 싶다”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쉽지는 않겠지만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국제학교도 만들어 운영해보고 싶다”고 했다. “예산이 풍족하지 못해 원하는 프로그램을 못 하는 게 가장 힘들죠. 앞으로 후원자가 많이 생겨 하고 싶은 프로그램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국가 지원을 못 받는 시민단체 활동은 열악하다. “사무실 임대료 내기도 빠듯하죠.” 볼런티어클럽은 후원자들이 5천원, 1만원씩 내는 후원금으로 겨우 단체를 꾸리고 있다. 김 강사는 “정부 지원금을 받고 싶지만 비영리 민간단체라서 쉽지 않다”며 “자영업자들도 문 닫는 곳이 많은데, 자원봉사 단체가 얼마나 버틸지 걱정된다”고 했다. “작은 풀뿌리 단체는 홀로서기 할 때까지 도움이 절실합니다.” 볼런티어클럽은 온라인 활동을 통해 조금이나마 수익을 내려고 노력한다. 김 강사는 유튜브와 네이버티브이(TV)에 볼런티어클럽 채널을 운영하면서 단체 활동도 알리고, 조회 수가 늘면 수익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코로나19가 끝날 때까지는 온라인 활동을 열심히 할 계획입니다. 그러다 보면 후원자도 늘어나겠죠.” “단체 활동도 어렵지만, 평소 어려운 사람은 코로나19로 더 살기 어렵게 됐죠.” 김 강사는 “한국에서 태어나서 자란 사람들은 주위 도움을 받기 쉽지만 다문화가정은 어려움이 더 많다”며 “어려운 시기일수록 이들에게 좀 더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바랐다. 글·사진 이충신 선임기자 c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