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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꼬치, 해물라면, 부대찌개 등
저렴하고 다양한 맛집 180여 곳
닭꼬치집 ‘호수집’ “중림동의 자랑”
“이모님, 저희 왔어요.”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져 칼바람 부는 밤에도, 중림동 골목식당에는 연탄불 같은 훈훈함이 감돈다.
서울특별시 낙원구 행복동.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배경이다. 물론 서울엔 그런 지명이 없다. 소설은 중구 중림동을 무대로 했다.
중림동은 충정로역과 서울역 사이에 자리한 작은 동네다. 도심 낙후 지역으로 꼽힐 만큼 허름했던 골목들이 서울역 주변 정비계획 발표와 ‘서울로7017’ 개장으로 사람들의 발길이 늘었다. 남대문과 명동에서도 도보로 이어져 최근에는 ‘중리단길’이란 별칭이 생겼지만, 골목을 묵묵히 지켜온 수수한 식당들이야말로 중림동 시간여행을 즐겁게 만드는 주인들이다.
비진도 해물뚝배기
중림동 볼거리 따라 골목 식당 여행
중림동에는 볼거리도 많다. 100년 된 ‘염천교 수제화거리’의 구두 장인들은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뚝딱뚝딱 구두를 만들며, 구두의 맵시를 알아봐줄 손님을 기다린다. 사거리에는 조선 말기 <대동여지도>를 제작한 김정호의 집터가, 중심에는 ‘중림동 약현성당’이 동네 역사를 보여준다. 약초밭이 많아 ‘약현’이란 지명이 붙었다는 얘기를 들은 탓인지, ‘서소문 근린공원’과 ‘손기정체육공원’ 등 녹지대를 보면 약초향이 나는 느낌이다. 동네 한 바퀴 산책하는 데 40여분 정도 걸린다. 중림동의 변화 바람에도 오래된 골목 식당은 언제나 중심을 지켰다. 작은 동네에 약 180여개의 식당이 있다. 가난한 지게꾼과 상인들, 서민들이 왕래했던 서울역과 남대문이 가까운 탓도 있다. 그 가운데 중림동 시간여행자들이 입을 모아 추천하는 식당은 ‘호수집’이다.
중림동에는 볼거리도 많다. 100년 된 ‘염천교 수제화거리’의 구두 장인들은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뚝딱뚝딱 구두를 만들며, 구두의 맵시를 알아봐줄 손님을 기다린다. 사거리에는 조선 말기 <대동여지도>를 제작한 김정호의 집터가, 중심에는 ‘중림동 약현성당’이 동네 역사를 보여준다. 약초밭이 많아 ‘약현’이란 지명이 붙었다는 얘기를 들은 탓인지, ‘서소문 근린공원’과 ‘손기정체육공원’ 등 녹지대를 보면 약초향이 나는 느낌이다. 동네 한 바퀴 산책하는 데 40여분 정도 걸린다. 중림동의 변화 바람에도 오래된 골목 식당은 언제나 중심을 지켰다. 작은 동네에 약 180여개의 식당이 있다. 가난한 지게꾼과 상인들, 서민들이 왕래했던 서울역과 남대문이 가까운 탓도 있다. 그 가운데 중림동 시간여행자들이 입을 모아 추천하는 식당은 ‘호수집’이다.
호수집 닭꼬치
중림동 약현성당 가까이 있는 ‘호수집’은 닭볶음탕과 닭꼬치 등 닭고기 요리가 유명하다. 간판과 탁자의 연식으로 식당 나이를 추측하다가 단골들에게 물으면 “여긴 중림동의 자랑이지. 유명해지면 안 돼요.” 농담 섞인 답이 돌아온다.
깍두기 담그던 사장님이 수줍게 웃으며 추천할 정도로, ‘불맛’에 중독된다는 닭꼬치는 1개에 1500원이다. 저녁에 가면 한 사람당 2개씩만 판다. 먼저 온 사람이 ‘싹쓸이’하면 일 마치고 뒤늦게 온 사람이 안타까워하는 일이 잦아, 두루 맛보라는 사장님의 공평한 배려다. 깻잎향 솔솔 풍기는 뜨끈한 닭볶음탕 국물에 볶아 먹는 밥도 단골들이 엄지를 세우는 별미다. 오전 11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하며,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는 재료 준비를 하느라 영업하지 않는다. (중구 청파로 443/ 02-392-0695)
비진도 해물뚝배기
‘중림장’의 설렁탕, ‘비진도’의 점심한정 메뉴 해물뚝배기와 해물라면, ‘닭칼원조집’의 닭칼국수는 겨울철 후후 불어 먹는 뜨거운 국물에 겨울철 보양식으로도 제격이다. 그 밖에 ‘고려정’의 한정식, ‘갈비만’의 숯불돼지갈비까지 모두 단골이 꾸준한 중림동 식당의 대표 메뉴들이다.
중림동 디저트 가게로는 카페 ‘현상소’를 중심으로 ‘커피방앗간’ ‘약현떡방’ ‘보니케이크’ 등 주로 젊은 감성을 입은 식당이 곳곳에 포진했다. ‘현상소’는 몇년 전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데이트하기 좋은 카페’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요즘 젊은이들의 취향을 하나로 담았다. (중구 만리재로 37길 24/ 02-312-0318)
‘커피방앗간’의 커피콩 볶는 저녁.
서울시가 점찍은 중림동 골목 맛집 5곳
중림동에는 올해 서울시의 ‘관광 스타트업 공개 오디션’에서 뽑힌 식당도 5곳이나 있다. ‘학림학사’(학림식당) ‘미름’ ‘중림집’ ‘현대수산’ ‘해원각’이다. 전화로 ‘테이스팅 투어’를 신청할 경우 다섯 식당을 한번에 돌며 대표 메뉴를 시식할 수 있다. 외국인들에게는 음식으로 한국의 정서를, 한국인들에게는 중림동 골목 맛집의 내공을 보이겠다는 목적이다.
조세희 작가의 배경이 되었던 중림동 골목.
‘학림학사’는 매운 부대찌개를 요리한다. 맑은 육수에 소시지와 햄을 적당히 넣어 양파, 김치와 함께 개운하게 끓이는 의정부식이다. 사장님의 밥 인심이 후하기로 소문났다.
‘미름’에서는 사과 한 조각에 달걀과 해초를 곁들이는 ‘홍합밥’을 만든다. 생홍합을 주재료로 만드는 홍합밥 정식, 홍합밥 된장찌개 등이 대표 메뉴다. 오래된 개량 한옥에 입주해 동네 식당 분위기를 톡톡히 풍긴다.
‘서울로7017’에서 바라본 중림동의 밤.
‘현대수산’은 충정로 직장인들이 저녁때 자주 찾는 횟집이다. 두툼하게 썰어낸 생선회와 무한리필할 수 있는 생선구이, 간장 새우장 등 ‘가성비’ 좋은 밑반찬들이 평이 좋다. 일요일은 쉰다. ‘중림집’에서는 빈대떡과 전을 부치고, ‘해원각’은 중화요리 전문점으로 달콤한 탕수육과 짜장면, 군만두 등을 판다.
글·사진 전현주 객원기자 fingerwhale@gmail.com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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