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마포구, 경의선 숲길에 책거리 문 연다

와우교-홍대역 250m에 조성하고 28일 개장식, 구텐베르크 박물관 유물전은 20일부터 개최

등록 : 2016-10-20 22:46 수정 : 2016-10-20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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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경의선 기찻길이 사람의 길, 책의 길이 된다. 1 ‘마포구 경의선 책거리’가 오는 28일 개장식을 한다. 책이 전시될 부스는 기차 모양을 본떠 만들었다. 2 책거리에 놓인 벤치에서 한 시민이 책을 읽고 있다.

단풍이 물들어가는 경의선 숲길에 ‘마포구 경의선 책거리’가 28일 첫선을 보인다. 책거리는 홍대입구역에서 와우교까지 약 250m에 이르는 길인데, 10동 14개소의 크고 작은 부스와 야외광장, 다목적 홀, 책 상징 조형물, 재현한 서강역사, 텍스트의 숲 등으로 꾸며진다. 마포구는 책의 과거와 현재·미래를 보여줄 수 있는 책 문화 명소를 만든다는 목표 아래, 지난 1년 동안 책거리를 디자인했다.

시민이 사랑한 책 100선도 공개

경의선을 오가던 기차를 본뜬 부스는 시민들에게 책 전시와 판매, 체험 행사 장소로 활용된다. 야외광장은 홍대 인근이라는 지역 특성에 맞게 공연과 축제, 책과 관련한 야외 행사 터로 쓰일 예정이다. 와우교에 들어선 책 조형물 ‘시민이 사랑하는 책 100선’도 공개된다.

출판 전문가와 주민들이 오랜 심사를 거쳐 선정한 책 목록에는 백석의 <귀머거리 너구리와 백석 동화 나라>, 피천득의 <인연>, 곰브리치의 <서양 미술가>, 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 등이 올랐다. 한글을 소재로 만든 나무 조형물 텍스트 숲과 옛 경의선 서강역을 재현한 서강역사는 사진촬영 명소로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마포구 경의선 책거리 조성 사업은 홍대 근처에 집중돼 있는 출판, 디자인, 문화 인프라를 활용해 공공 문화공간을 만들겠다는 마포구의 의지가 더해져 이루어졌다. 경의선 책거리 인근인 합정동, 동교동, 서교동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출판 관련 업종이 모여 있는 지역이다. 한국출판문화진흥원의 통계에 따르면 전국의 등록 출판사 4만 2698개 가운데 마포에 주소를 둔 출판사는 3900개에 이른다.

마포구는 경의선 책거리가 새로운 관광명소일 뿐 아니라 책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 출판산업 활성화를 위한 실험적 마케팅 장소 출판과 관련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신간 발행 부수와 오프라인 서점 수가 해마다 줄어드는 오늘날, 종이책 중심의 전통 출판산업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바탕으로 시민들과 함께하는 교감의 장을 만들고자 한다. 책을 단지 상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문화로 인식할 수 있도록 공간을 운영할 것이며, 이를 통해 마포구가 교육문화 도시로 정착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공모에서 결정된 한국출판협동조합이 위탁 운영한다.

개장 기념 책 관련 프로그램 풍성


경의선 책거리 개장을 기념해 28일부터 30일까지 ‘경의선 책거리 개장식’이 열린다. 28일 공식 개막일에는 낮 1시부터 책거리 조성 영상 상영, 길놀이 공연, 캘리그래피 퍼포먼스, 강연, 팝업북 만들기 같은 행사가 즐비하다. 주말 내내 이어지는 ‘북마켓’에서는 인문, 문학, 여행, 아동 등 선별한 책을 전시하고 판매한다. 야외광장에서는 마임 등 책과 관련한 다채로운 행사가 이어진다.

경의선 책거리 개장 기념 전시회인 ‘구텐베르크 박물관 유물 특별전’은 20일부터 문을 연다. 구텐베르크 박물관 유물전은 독일 마인츠 시의 구텐베르크 박물관과 협의해 지난 4월부터 파주출판도시 활판공방에서 시작한 순회 전시회이다. 원주와 청주를 거쳐 30일까지 서울에 머물렀다가, 이번 전시를 끝으로 고향으로 돌아간다. 필사본과 고인쇄본 등 70여 점의 15세기 책 유물을 전시하며, 유럽 고인쇄기를 활용한 인쇄 체험도 할 수 있다.

글 전현주 문화창작자

사진 장수선 기자 grimlik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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