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공유
이태원의 ‘베트남 퀴논 길’를 걸으면 자연스럽게 베트남 문화를 만날 수 있다. 베트남 전통 의상을 입은 여인이 등장하는 벽화 옆 조명 기둥에는 베트남 전통 문양이 새겨져 있다. 장수선 기자
세계 각국의 사람과 문화가 공존하는 서울의 지구촌, 이태원에 베트남 테마거리가 조성됐다. 용산구는 베트남 퀴논 시와 우호 교류 20주년을 기념해 지난 15일 이태원 보광로59길에 ‘베트남 퀴논 길’로 이름을 붙인 테마거리를 만들고 준공식을 했다.
용산구는 퀴논 길을 문화, 소통, 자연, 화합이란 테마로 구간을 나누었다. 길의 다양성 확보와 걷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베트남 문화를 익히고, 양 도시의 관계를 돈독히 이어가자는 취지다. 주변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퀴논 정원’, 관광객을 위한 휴식 공간과 포토존, 베트남 퀴논 시와 우정을 상징하는 조형물 등이 거리에 마련됐다. 거리 바닥은 베트남 국화인 연꽃을 패턴으로 썼고, 조명 기둥에도 베트남 전통 문양을 새겼다.
용산구는 낙서 등으로 오염됐던 시설물을 정비하고, 지역주민과 자원봉사자, 베트남 유학생, 이민자 등과 함께 거리를 상징하는 벽화도 그렸다. 또한 퀴논 길 주변의 음식점과 상가, 숙박시설, 병원 등에 베트남어로 된 안내판을 설치해 길을 찾는 베트남 관광객의 소통을 도울 예정이다.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과 베트남군의 격전지 가운데 한 곳인 퀴논 시는 1948년 용산구에서 창설된 맹호부대의 주둔지였다. 용산구는 퀴논 시와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고 우정을 다지기 위해 1996년 자매결연을 하고, 한국어와 한국문화 교육, 형편 어려운 학생에게 장학금 지급, 우수 학생 유학 지원, 백내장 치료, 사랑의 집짓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과 교류 사업을 해왔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베트남 퀴논 길은 내·외국인에게는 베트남 문화 체험 공간으로, 베트남 사람들에게는 고향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장소가 될 것”이라며 많은 시민이 거리를 찾아주길 기대했다. 베트남 퀴논 시는 용산구의 퀴논 길 조성에 화답하기 위해 오는 11월까지 현지에 ‘용산거리’를 만들 예정이다.
김정엽 기자 pkjy@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