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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웃을 수 있게 스무 발자국(10m)만 배려해주세요. 담배 연기, 저도 피할 수 없어요.’
긴 담배 연기 목을 가진 기린으로 탄생하고 있는 ‘간접흡연 방지를 위한 흡연구역 디자인’은 지난해 8월 시민 김수정(39)씨가 디자인 거버넌스(design.seoul.go.kr/governance)에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흡연자에게 금연구역이 어디까지인지 알려줘 간접흡연 피해를 줄여보자는 김씨의 제안은 프로젝트에 선정되면서 20여 명의 프로젝트팀 구성, 디자인 솔루션 아이디어 도출, 디자인 거버넌스 지원단의 지원, 충무로역 필드 리서치 등의 순으로 진행돼 담배 연기 기린 그림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흡연구역 디자인은 서울시가 2015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디자인 거버넌스 사업의 한 사례다. 디자인 거버넌스는 시민이 직접 사회문제를 발굴해 제안하고, 디자인 개발에 참여해 문제를 풀며, 공공기관 등이 시민들을 돕는 민관 협력 체계다.
주제나 참여 자격에는 제한이 없다. 시민 누구나 자신이 느낀 사회문제를 디자인거버넌스 누리집에 제안하면 된다. 접수된 제안은 담당 공무원이 실무적으로 1차 심사를 한다. 이어 전문가와 시민 등으로 구성된 거버넌스 지원단이 디자인 구현 가능성 실현 가능성 확산 가능성 지속가능성 창의성을 기준으로 2차 심사를 진행해 시민 투표 후보를 정한다. 프로젝트 진행 여부는 최종적으로 시민들의 투표로 결정한다.
‘프로젝트에 선정되면 혼자 현장조사와 디자인 개발을 하기 힘들 텐데’라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서울시가 함께할 팀원 모집부터 필요한 예산과 자문까지 돕는다. 프로젝트 수행 과정에 필요한 관계기관의 협조와 프로젝트 단계별로 필요한 교육도 서울시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프로젝트는 보통 현장조사와 관계자 인터뷰, 아이디어 회의, 샘플 제작, 디자인 구현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진행 과정과 내용은 누리집에 공개된다. 지금까지 ‘뇌성마비 아동의 의복 문제 해결을 위한 서비스’, ‘어르신들을 위한 공간 내 설치형 놀이디자인’, ‘창신동 봉제마을 가구 리디자인’ 등 7건의 프로젝트가 완료됐으며, 68건의 시민 제안이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디자인 거버넌스 누리집에 올라온 시민 제안. 서울 시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변태순 서울시 디자인정책과장은 “시민들에게 필요한 사업을 발굴하고, 이를 실행해나갈 수 있도록 많이 시민들이 누리집에 다양한 제안을 해주시길 바란다”며 시민들의 참여를 부탁했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시 디자인정책과(02-2133-2721)로 문의하면 된다.
김정엽 기자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