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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둔촌동의 도시텃밭에서 도시농민 참가자들이 본격적인 올해 농사에 앞서 말똥으로 만든 비료를 뿌리며 땅을 갈고 있다.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아이를 키우다 보니 텃밭이 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9살, 6살, 4살 세 아들을 키우는 주부 전욱(37)씨는 조금 특별한 텃밭의 소유주다. 서울 강동구청에서 무료로 분양받은 텃밭이다. 이 땅을 아파트 이웃 세 가족과 함께 가꾼다. 텃밭에서 난 상추, 감자, 방울토마토 등은 50% 이상을 기부한 뒤 나머지를 이웃과 나눈다. ‘무료로 받고, 함께 일궈, 나눠 먹는다.’ 전씨가 땀을 흘리는 강동구 명일근린공원 공동체 텃밭의 3대 원칙이다.
텃밭 한켠에는 삽, 괭이 등 여러 농기구가 비치돼 있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유기질 퇴비나 병충해를 예방하는 친환경 약재 역시 구청에서 무료로 지원해준다. 게다가 밭을 일구는 것부터 전문가가 상세하게 알려주니 ‘초보 농부’도 도전할 만했다.
그런데 왜 개인 텃밭이 아니라 공동체 텃밭일까? “기부와 농사, 공동체 생활까지 한꺼번에 아이가 배울 수 있어요. 무엇보다 흙에서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고요.” 전씨가 손꼽는 공동체 텃밭의 매력이다. 6살 연호는 밭을 뒤집는 아빠 옆에 앉아 옆집 친구와 흙놀이에 한창이다. 손주들과 텃밭에 나온 김정희(65)씨는 “텃밭 수확량이 생각보다 많다. 상추, 고추는 가족과 함께 먹어도 남는다. 그러니 수확물 절반은 기부하고, 내 몫은 이웃에게 나눠주며 정을 쌓고 있다”고 말했다. 기부 대상 수확물은 구내 친환경 농산물 직거래 매장인 ‘싱싱드림’으로 간다. 싱싱드림은 공동체 텃밭에서 기부한 농산물과 친환경 재배 인증을 거친 개인 농부의 수확물을 판다. 기부판매 수익은 연말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쓰이며, 개인 농부 수확물의 판매 수익은 전액 생산자 농부에게 돌아간다. 싱싱드림에서 만난 강동구민 강석란(57)씨는 “싱싱한 채소를 저렴하게 구매하고 기부도 할 수 있어 좋다”며 단골이 된 이유를 밝혔다. 산지에서 수확한 농산물이 싱싱드림으로 오기까지는 하루가 채 걸리지 않는다. 텃밭에서 수확하자마자 포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일에 판매 중인 농산물의 경우 대부분 이날 오전에 포장한 상품이었다. 강동구는 2010년 ‘친환경 도시농업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뒤 도시농업 활성화에 앞장서왔다. 올해는 총 37개 텃밭에 7천 구좌의 도시텃밭을 구민에게 분양했다. 이 가운데 500구좌가량이 공동체 텃밭이다. 나머지는 개인에게 유료로 분양된다. 한 구좌당 16㎡(4.8평) 크기다. 참여 주민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김준철(39)씨는 “다른 구에 살 때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농사를 강동구로 이사 온 뒤 쭉 짓고 있다”고 말했다. 텃밭 분양을 신청하는 홈페이지가 열리는 2월에는 당일 오전에 마감 사태가 벌어진다. 컴퓨터 사용에 익숙지 않은 어르신들을 위해 분양 물량의 10%는 방문접수로만 받는데 역시 당일 마감된다. 강동구 도시텃밭이 활성화한 데는 좋은 접근성이 큰 몫을 했다. 구내 도시텃밭 대부분은 버스 정류장 혹은 지하철 출구에서 걸어서 도착할 수 있다. 개인 텃밭 참여자들 역시 텃밭 분양을 신청한 계기로 대다수가 ‘오가며 봤다’를 꼽았다. 아이 교육은 물론 안전한 먹거리 확보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강동구 도시농업의 기준인 3무 농법(합성농약·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비닐덮기를 하지 않는 친환경 농사)으로 키운 먹거리는 아이들의 성장은 물론이고, 고혈압이나 당뇨 등 성인병 예방에도 큰 역할을 한다. 만약 참여자가 3무 농법을 어길 경우 분양 시 동의한 운영 규약에 따라 10일 안에 퇴출되기 때문에 참여자와 소비자 모두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채소와 친해지고 나눔이 몸에 배는 것은 도시농부 아이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강동구 도시텃밭 분양을 원하는 구민은 구청 도시농업과(02-3425-6552)로 문의하거나 강동구 도시농업포털(gangdong.go.kr/cityfarm)을 방문하면 된다. 올해 텃밭 분양은 마감됐으니 신청은 내년 2월을 노려야 한다. 도시농업포털에는 집에서 상자텃밭 만드는 법, 도시농업의 기초, 텃밭 후기 등이 자세히 올라와 있으니 읽어보며 미리 내년 농사를 준비하는 것도 좋다. 정고운 기자 nimoku@hani.co.kr
그런데 왜 개인 텃밭이 아니라 공동체 텃밭일까? “기부와 농사, 공동체 생활까지 한꺼번에 아이가 배울 수 있어요. 무엇보다 흙에서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고요.” 전씨가 손꼽는 공동체 텃밭의 매력이다. 6살 연호는 밭을 뒤집는 아빠 옆에 앉아 옆집 친구와 흙놀이에 한창이다. 손주들과 텃밭에 나온 김정희(65)씨는 “텃밭 수확량이 생각보다 많다. 상추, 고추는 가족과 함께 먹어도 남는다. 그러니 수확물 절반은 기부하고, 내 몫은 이웃에게 나눠주며 정을 쌓고 있다”고 말했다. 기부 대상 수확물은 구내 친환경 농산물 직거래 매장인 ‘싱싱드림’으로 간다. 싱싱드림은 공동체 텃밭에서 기부한 농산물과 친환경 재배 인증을 거친 개인 농부의 수확물을 판다. 기부판매 수익은 연말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쓰이며, 개인 농부 수확물의 판매 수익은 전액 생산자 농부에게 돌아간다. 싱싱드림에서 만난 강동구민 강석란(57)씨는 “싱싱한 채소를 저렴하게 구매하고 기부도 할 수 있어 좋다”며 단골이 된 이유를 밝혔다. 산지에서 수확한 농산물이 싱싱드림으로 오기까지는 하루가 채 걸리지 않는다. 텃밭에서 수확하자마자 포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일에 판매 중인 농산물의 경우 대부분 이날 오전에 포장한 상품이었다. 강동구는 2010년 ‘친환경 도시농업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뒤 도시농업 활성화에 앞장서왔다. 올해는 총 37개 텃밭에 7천 구좌의 도시텃밭을 구민에게 분양했다. 이 가운데 500구좌가량이 공동체 텃밭이다. 나머지는 개인에게 유료로 분양된다. 한 구좌당 16㎡(4.8평) 크기다. 참여 주민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김준철(39)씨는 “다른 구에 살 때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농사를 강동구로 이사 온 뒤 쭉 짓고 있다”고 말했다. 텃밭 분양을 신청하는 홈페이지가 열리는 2월에는 당일 오전에 마감 사태가 벌어진다. 컴퓨터 사용에 익숙지 않은 어르신들을 위해 분양 물량의 10%는 방문접수로만 받는데 역시 당일 마감된다. 강동구 도시텃밭이 활성화한 데는 좋은 접근성이 큰 몫을 했다. 구내 도시텃밭 대부분은 버스 정류장 혹은 지하철 출구에서 걸어서 도착할 수 있다. 개인 텃밭 참여자들 역시 텃밭 분양을 신청한 계기로 대다수가 ‘오가며 봤다’를 꼽았다. 아이 교육은 물론 안전한 먹거리 확보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강동구 도시농업의 기준인 3무 농법(합성농약·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비닐덮기를 하지 않는 친환경 농사)으로 키운 먹거리는 아이들의 성장은 물론이고, 고혈압이나 당뇨 등 성인병 예방에도 큰 역할을 한다. 만약 참여자가 3무 농법을 어길 경우 분양 시 동의한 운영 규약에 따라 10일 안에 퇴출되기 때문에 참여자와 소비자 모두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채소와 친해지고 나눔이 몸에 배는 것은 도시농부 아이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강동구 도시텃밭 분양을 원하는 구민은 구청 도시농업과(02-3425-6552)로 문의하거나 강동구 도시농업포털(gangdong.go.kr/cityfarm)을 방문하면 된다. 올해 텃밭 분양은 마감됐으니 신청은 내년 2월을 노려야 한다. 도시농업포털에는 집에서 상자텃밭 만드는 법, 도시농업의 기초, 텃밭 후기 등이 자세히 올라와 있으니 읽어보며 미리 내년 농사를 준비하는 것도 좋다. 정고운 기자 nimoku@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