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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시니어팝스오케스트라에는 서울경찰악대, 방송국 관현악단 등 화려한 경력을 지닌 실력자들이 많다. 구로구청 제공
“음악은 항시 즐거우니께.”
평생 걸어 온 음악의 길, 은퇴했다고 음악을 향한 열정까지 멈춘 것은 아니다. 30년 이상 동고동락해 온 악기를 품에 안고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구로시니어팝스오케스트라(단장 장인표) 16명의 단원들에게 은퇴는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었다.
시니어 밴드라 해서 취미로 악기를 다루는 수준이라 여기면 크나큰 오산이다. 구로시니어팝스오케스트라에는 그야말로 자타 공인 국내 내로라하는 실력자들이 모여 있다. 2013년부터 단장을 맡아 온 장인표(70) 지휘자는 서울경찰악대 악단장 출신으로 ‘포돌이송’ 작곡자로도 유명하다. 이 밖에도 케이비에스(KBS) 관현악단, 미8군 무대, 공군 군악대 등 쟁쟁한 경력의 소유자들이 단원이다.
이들의 만남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안재표(66) 부지휘자를 비롯한 몇몇 시니어가 주축이 되어 은퇴한 음악인들을 위한 밴드를 결성했다. 안 부지휘자는 “처음에 ‘실버 밴드’라고 이름을 붙였더니 관객들이 오지 않는 거야. 은퇴한 실버들이 뭘 할 수 있겠느냐는 거지.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서 ‘액티브 시니어’로 이름을 바꿔 봤지”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대회나 공연이 있으면 전국 어디든 찾아갔다.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평균 나이 68살인 시니어 밴드에게 드럼, 기타, 색소폰 같은 악기를 운반하는 일은 힘에 부쳤다. 작은 지역문화행사들을 이어 가던 중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구로구가 은퇴한 음악가들에게 사회참여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실버 악단을 창단한다는 것. 안정적인 공연 시스템이 절실했던 시니어 밴드와 구로구의 복지문화 정책이 만나 구로시니어팝스오케스트라가 탄생했다.
2013년 2월 창단한 구로시니어팝스오케스트라는 색소폰, 트럼펫, 트롬본, 드럼 등을 연주하는 단원 16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분기별로 구민회관에 관내 어르신들을 초청해 영화 상영과 함께 정기공연을 펼친다. 그 밖에 지역 안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행사들에도 참가하는데, 이때는 관객 규모에 따라 밴드를 3~6인조로 재구성하기도 한다. 지난해에는 정기공연 네 번을 비롯해 총 24번의 공연을 했다.
연주하는 곡목도 다양하다. 주로 시니어 관객을 대상으로 하지만, 흘러간 가요나 트로트에 국한하지 않는다. 관객들도 ‘인 더 무드’ ‘베사메 무초’ ‘체리핑크 맘보’와 같은 곡을 좋아한다고.
평생 만져 온 악기지만 쉬다 보면 손가락이 굳어질까 봐 날마다 악기 연습을 잊지 않는다. 관악기 중심의 밴드다 보니 연주 실력뿐 아니라 폐활량 조절 등 체력 관리도 필수다. 틈틈이 산에 오르거나 자전거를 타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은퇴 뒤 악기를 배우려는 이들에게 안 부지휘자는 “요즘 시니어들 사이에 색소폰 연주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요. 관악기는 호흡을 멈추면 바로 음이 끊겨 버려서 초보자에게는 쉽지 않아요. 복식호흡이 필요한 관악기보다는 현악기를 추천하고 싶습니다”고 조언한다. 청춘보다 빛나는 구로시니어팝스오케스트라의 무대는 15일 낮 2시 구로구민회관 대강당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윤지혜 기자 wisdom@hani.co.kr
평생 만져 온 악기지만 쉬다 보면 손가락이 굳어질까 봐 날마다 악기 연습을 잊지 않는다. 관악기 중심의 밴드다 보니 연주 실력뿐 아니라 폐활량 조절 등 체력 관리도 필수다. 틈틈이 산에 오르거나 자전거를 타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은퇴 뒤 악기를 배우려는 이들에게 안 부지휘자는 “요즘 시니어들 사이에 색소폰 연주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요. 관악기는 호흡을 멈추면 바로 음이 끊겨 버려서 초보자에게는 쉽지 않아요. 복식호흡이 필요한 관악기보다는 현악기를 추천하고 싶습니다”고 조언한다. 청춘보다 빛나는 구로시니어팝스오케스트라의 무대는 15일 낮 2시 구로구민회관 대강당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윤지혜 기자 wisdo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