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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참전과 포로 생활, 귀향과 월남 같은 경험이 없었다면 지금의 제 인생도, 작품도 없었을 겁니다.”
자신이 겪은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소설로 형상화해 한국 문학에 큰 획을 그은 작가 이호철(84)씨. 그가 자신의 삶과 문학 향유의 즐거움, 한국 문학의 나아갈 길 등을 편하게 이야기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은평구는 23일 오후 4시 은평문화예술회관 야외 숲속극장에서 ‘소설가 이호철 선생님과 함께하는 토크콘서트’를 개최한다.
1932년 함경도 원산 출생인 이호철은 1950년 고등학교 3학년 때 인민군으로 동원됐다가 국군 포로가 됐다. 이후 포로에서 풀려난 뒤 월남하고 부산 피란 생활을 기록한 <탈향>이 1955년 소설가 황순원의 추천으로 <문학예술>에 소개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나상>(1957), <탈각>(1959), <만조>(1959), <판문점>(1961), <닳아지는 살들>(1962), <소시민>(1979), <남녘 사람 북녘 사람>(1996) 등 250여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동인문학상과 대한민국예술원상, 대산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3·1 문화상, 독일 프리드리히 실러 공로메달 등 많은 상을 받았다.
이날 콘서트에선 가수 김현성과 김포크, 인디밴드 ‘레드로우’가 축하 공연을 펼치고, 행사 뒤에는 사인회도 열 예정이다. 부대 행사로 오민준 작가의 캘리그라피 전시회 ‘캘리, 소설가 이호철을 만나다’가 22일부터 29일까지 은평구청 1층 로비에서 열린다. 토크콘서트는 300명이 참여할 수 있으며, 사전 신청을 받고 있다. 참가 신청과 자세한 문의는 은평구청 문화관광과(02-351-6502)로 하면 된다.
한편, 은평구에서만 50년 동안 산 이호철 작가는 4월 1일 ‘은평구 국립한국문학관 유치 추진위원회’ 발대식에서 추진위원장으로 추대됐다. 은평구는 진관동 옛 기자촌에 국립한국문학관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김정엽 기자 pkj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