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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000회 오페라 향연
23년간 67만명 관객 참여
1000회 한번도 빠짐없어
공연 문화 성숙할 필요
지난 4일 서초구 서초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제999회 서초금요음악회에 출연한 퓨전 국악그룹 ‘공명’이 700석 객석을 가득 메운 관람객에게 신명 나는 국악 선율을 들려주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서초구에 사는 박병선(84) 할아버지는 금요일 저녁이면 외출을 서두른다. 1994년부터 몸에 밴 습관이니까 벌써 23년째이다. 박 할아버지는 지난 4일 서초문화회관 1층에서 열린 서초금요음악회 999회 행사에도 모습을 나타냈다. 행사 시각인 저녁 7시30분보다 일찍 집을 나서서 객석 맨 앞줄에 자리를 잡았다. “클래식 음악을 좋아해서 서초구 구민이 아니었던 제1회(1994년 3월4일) 때도 참석했어요. 그동안 열린 서초구 금요음악회 행사 중 85%가량은 본 것 같습니다.”
박 할아버지는 “지난해 34억원을 들여 회관을 리모델링한 이후로 공연장이 더 훌륭해졌다”며 공사 비용을 정확히 기억할 정도로 ‘서초금요음악회’의 산증인이다. 그러면서 “서초구청장님들이 다른 구에 비해 문화사업에 크게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다”며 “서초금요음악회는 장르가 다양하고 음악 자체가 급이 있어서 좋다. 앞으로도 음악회가 계속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세계적인 퓨전국악그룹 ‘공명’ 단독 공연으로 진행된 999회 음악회 행사도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박 할아버지처럼 나이 지긋한 단골 관객을 비롯해 동네 마실 나오듯 아이들 손을 잡고 들어오는 젊은 부부 등 각양각색의 옷차림과 다양한 세대가 객석을 꽉 채웠다. 개중에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행사장 곳곳에 배치된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아 들어오는 장면이 눈에 띄기도 했다.
1994년 3월4일 신춘음악회로 시작한 서초금요음악회는 지금까지 23년 동안 67만명이 다녀갔다. 초창기에는 클래식 공연 중심으로 진행됐지만 지금은 국악, 대중음악으로까지 확대됐다. 출연자 수만 1만여명에 이르고, 누적 연주곡 수만 해도 1만3000여곡에 이른다. 서초금요음악회가 특정 구의 동네 음악회 수준을 넘어선 것은 행사의 지속성과 비교적 잘 갖춰진 공연시설에 있다. 공연장은 구 행사 공연장치고는 넓은 편인 700석 공간에 흡음·방음 시설까지 훌륭하게 갖췄다. 지난해 4개월간 공연장인 서초문화예술회관 리모델링 공사를 할 때를 제외하고는 한번도 빼놓지 않고 매주 금요일 서초금요음악회가 열렸다고 한다. 채성민 서초구 문화체육관광과 주무관은 “공사 기간에도 다른 장소에서 공연과 행사는 계속했지만, 다른 문화 행사도 포함돼 있어서 서초금요음악회라는 명칭은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초금요음악회가 서초구에 머물지 않고 서울에서 가족나들이 하기 좋은, 내로라하는 음악회로 자리 잡은 점도 눈길을 끈다. 목동에 사는 박미아(46)씨는 중학생 딸들과 함께 지난 4일 999회 음악회를 찾았다. “딸아이 방학숙제도 있고 해서 인터넷에서 음악회 정보를 찾아보고 왔어요. 무료 공연인데다 미리 들어갈 수 있어서 일찍 집을 나섰어요.” 공연 시각 1시간 전쯤 박씨는 공연장 로비 빈자리에 자리 잡고 앉아 딸들과 함께 준비한 샌드위치로 저녁을 때웠다. 11일 열리는 1000회 기념 음악회는 텔레비전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모델로 알려진 지휘자 서희태씨가 이끄는 밀레니엄 심포니오케스트라 연주에 맞춰 오페라 <아리아>의 향연이 펼쳐진다. 소프라노 김미주, 바리톤 한명원, 메조소프라노 양송미, 베이스 손철호씨가 솔리스트로 출연해 베르디의 <리골레토>, 로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 등 익숙한 오페라 아리아를 들려줄 예정이다. 1001회 행사는 국립발레단 공연, 1002회는 <바람바람바람>의 인기 가수 김범룡과 <그대 먼곳에>의 ‘마음과 마음’ 등 대중음악 공연이 펼쳐진다. 하지만 예약 없이 선착순으로 입장하는 무료 공연이어서인지 뒤늦게 들어오는 사람들이 적지 않고, 관람 중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있는 등 공연 문화 성숙을 위해 보완해야 할 점도 눈에 띄었다. 임연철 서초문화예술회관 관장은 향후 서초금요음악회 방향과 관련해 “구민들을 위한 음악회이므로 구민들의 의견을 전폭 수렴해 출연자를 정하겠다”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1994년 3월4일 신춘음악회로 시작한 서초금요음악회는 지금까지 23년 동안 67만명이 다녀갔다. 초창기에는 클래식 공연 중심으로 진행됐지만 지금은 국악, 대중음악으로까지 확대됐다. 출연자 수만 1만여명에 이르고, 누적 연주곡 수만 해도 1만3000여곡에 이른다. 서초금요음악회가 특정 구의 동네 음악회 수준을 넘어선 것은 행사의 지속성과 비교적 잘 갖춰진 공연시설에 있다. 공연장은 구 행사 공연장치고는 넓은 편인 700석 공간에 흡음·방음 시설까지 훌륭하게 갖췄다. 지난해 4개월간 공연장인 서초문화예술회관 리모델링 공사를 할 때를 제외하고는 한번도 빼놓지 않고 매주 금요일 서초금요음악회가 열렸다고 한다. 채성민 서초구 문화체육관광과 주무관은 “공사 기간에도 다른 장소에서 공연과 행사는 계속했지만, 다른 문화 행사도 포함돼 있어서 서초금요음악회라는 명칭은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초금요음악회가 서초구에 머물지 않고 서울에서 가족나들이 하기 좋은, 내로라하는 음악회로 자리 잡은 점도 눈길을 끈다. 목동에 사는 박미아(46)씨는 중학생 딸들과 함께 지난 4일 999회 음악회를 찾았다. “딸아이 방학숙제도 있고 해서 인터넷에서 음악회 정보를 찾아보고 왔어요. 무료 공연인데다 미리 들어갈 수 있어서 일찍 집을 나섰어요.” 공연 시각 1시간 전쯤 박씨는 공연장 로비 빈자리에 자리 잡고 앉아 딸들과 함께 준비한 샌드위치로 저녁을 때웠다. 11일 열리는 1000회 기념 음악회는 텔레비전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모델로 알려진 지휘자 서희태씨가 이끄는 밀레니엄 심포니오케스트라 연주에 맞춰 오페라 <아리아>의 향연이 펼쳐진다. 소프라노 김미주, 바리톤 한명원, 메조소프라노 양송미, 베이스 손철호씨가 솔리스트로 출연해 베르디의 <리골레토>, 로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 등 익숙한 오페라 아리아를 들려줄 예정이다. 1001회 행사는 국립발레단 공연, 1002회는 <바람바람바람>의 인기 가수 김범룡과 <그대 먼곳에>의 ‘마음과 마음’ 등 대중음악 공연이 펼쳐진다. 하지만 예약 없이 선착순으로 입장하는 무료 공연이어서인지 뒤늦게 들어오는 사람들이 적지 않고, 관람 중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있는 등 공연 문화 성숙을 위해 보완해야 할 점도 눈에 띄었다. 임연철 서초문화예술회관 관장은 향후 서초금요음악회 방향과 관련해 “구민들을 위한 음악회이므로 구민들의 의견을 전폭 수렴해 출연자를 정하겠다”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