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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승복 우리 동네 주무관(왼쪽)이 독산4동 주민과 함께 재활용정거장에 쌓이는 쓰레기를 방지하기 위해 화분을 놓고 있다. 금천구 제공
‘우동주’는 ‘우리 동네 주무관’을 줄인 말이다. 2015년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사업을 시작하면서 등장한 이름이다. 우동주는 골목 구석구석 돌며 주민의 애로 사항을 듣고, 곧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무원으로 생각하면 된다. 우동주의 뜻을 알았으니 서울 시민은 우동주를 어떻게 이용하면 되는지 그 방법을 배울 차례다.
#마더박스 나이 마흔이 넘어 귀한 아이를 얻은 여성이 있다. 이 가정을 찾아 첫아이 탄생을 도와준 사람이 있다. 우동주 안소희 복지플래너다. 첫딸을 순산한 여성은 예상치 못한 선물을 하나 더 받았다. 출산 가정을 격려하기 위한 ‘마더박스’에는 아이용 로션과 기저귀 등 3만5000원 상당의 출산용품과 함께 동네 사람들의 축하편지 그리고 육아에 필요한 각종 정보가 담겨 있었다.
우동주들은 출산 가정을 일일이 방문해 ‘마더박스’ 선물은 물론 기쁨을 함께 나누는 ‘금줄치기’ 행사도 한다.
#드러머 그는 드러머다. 오르간도 잘 다룬다. 40년 넘게 독산동에 살며 동네잔치에서 흥을 돋우는 재미로 살았다. 그런 그가 많이 아프다. 우동주 박은미 복지플래너가 그를 찾았다. 문제는 당뇨에서 시작됐다. 고혈압과 공황장애로 약을 먹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협심증까지 찾아왔다. 눈은 침침해졌고 보행도 어려운 처지다. 이 딱한 장년을 돕는 일에 우동주 김선영 간호사가 나섰다. 정기적으로 방문해 건강 처방을 도와준다. 박 복지플래너는 이참에 ‘여자 없이 혼자 사는 남자’의 관계망 복원을 돕기로 했다.
독산4동 장년 자조 모임 ‘한마음회’에 드러머를 초대해 아저씨 밴드 구성을 도모하기로 했다. 봉사활동을 넘어 마을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다 보면 그의 떨리는 손이 악기를 다루어도 될 만큼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어서다. 기초생계급여에 이어 사례관리 대상자로 선정해 어두운 방에 갇혀 있는 그를 조금 더 밝은 주거 환경으로 끌어내는 것도 우동주가 하는 일이다.
#재활용정거장 금천구 독산로82길. 오래된 동네 편의점 주인은 직업이 하나 더 있다. ‘도시 광부’다. 일주일에 두번 재활용정거장으로 모이는 폐기물을 부지런히 받아낸다. ‘골목길이 아주 깨끗해졌다’는 게 그의 자부심이다. 무단투기 된 쓰레기를 치우고 버려진 화단을 가꾸는 일이 그의 숙제다. 이 일을 묵묵히 지원하는 우동주가 문승복씨다.
#마을 비우기 골목에는 쓰레기 말고도 비워야 할 것이 많다. 불법 주차 차량이 그렇고, 전봇대 펼침막과 의류수거함에 붙어 있는 불법 전단지도 그런 것들 가운데 하나다. 이런 불필요한 것들을 치워 깨끗하고 아름다운 골목길을 만드는 것은 주민 모두의 바람이기도 하다. 하지만 공유지에 널려 있는 불법 펼침막 등을 치워내자면 누군가의 일손이 필요하다. 장마철이면 빗물받이도 살펴봐야 한다. 요즘 같은 폭염에는 혼자 사는 어르신들도 살펴야 한다. 이런 곳에 어김없이 출동하는 우동주는 1000만 서울 시민들이 어려울 때 찾는 우리 이웃이다.
동네에 애착을 갖게 해준 사람. 주민을 단순히 민원인으로 응대하기보다는 내 이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주민 관계를 촉진하는 주체가 되어 마을공동체 형성에 도움을 준 사람. 주민들이 동주민센터를 편안하고 친근한 곳으로 인식하게 해준 사람…. 이들이 찾아가는 행정을 펼치면서 고독사 같은 불행을 방지할 수 있게 되었고, 찾아오는 공무원에 대한 주민의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이웃끼리 마을공동체가 이루어지는 것이 우동주가 생긴 뒤 달라진 서울의 풍경이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동네에 애착을 갖게 해준 사람. 주민을 단순히 민원인으로 응대하기보다는 내 이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주민 관계를 촉진하는 주체가 되어 마을공동체 형성에 도움을 준 사람. 주민들이 동주민센터를 편안하고 친근한 곳으로 인식하게 해준 사람…. 이들이 찾아가는 행정을 펼치면서 고독사 같은 불행을 방지할 수 있게 되었고, 찾아오는 공무원에 대한 주민의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이웃끼리 마을공동체가 이루어지는 것이 우동주가 생긴 뒤 달라진 서울의 풍경이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