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빅데이터 공공 이용, 자치행정서 꽃핀다

서대문구의 ‘민원지도 시스템’, 종로구의 ‘관광 통계 분석’ 등 자치구 빅데이터 이용 붐

등록 : 2017-09-2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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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구 10만건 민원 분석

구로구 여성안심 택배함에 활용

종로구 휴대폰 사용자 조사

강서구 사전협의제 시행

서대문구가 10만여건의 민원 빅데이터를 이용해 만든 내부전산망의 ‘민원지도 시스템’. 서대문구 제공

요즘 서대문구청 민원 부서 직원들은 ‘열공’ 중이다. 구가 지난 8일 가동에 들어간 ‘민원지도 시스템’을 능숙하게 쓸 수 있도록 사용법을 익히는 한편, 위치정보 입력·수정 등 초기 작업도 수행하느라 바쁘다. 8월 말에는 교통관리, 청소 행정, 환경, 도시 재정비 등 민원이 많은 부서의 직원 70여명이 1차로 시스템 사용 교육도 받았다.

구청의 내부전산망에서 이용할 수 있는 ‘민원지도 시스템’은 2014년 이후 구와 관련해 제기된 10만여건의 민원을 분석해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4개월 동안 만들었다. 서울시 응답소, 새올 전자민원창구, 서대문구청 누리집 등을 통해 들어온 민원 빅데이터가 한 차원 높게 활용되는 셈이다.

시스템은 종합상황판과 민원지도, 민원통계, 민원목록, 업무관리, 민원관리카드 등 6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쌓인 민원은 불법 주·정차가 40%로 가장 많고, 그다음은 쓰레기 무단투기, 시설물 파손 등의 순서라고 한다. 서대문구 민원조사팀 김상현 주무관은 “각종 민원이 빈발하는 구역을 지도에서 지역별, 요일별, 시간대별로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 신속한 민원 대처와 효율적인 순찰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민원지도 시스템처럼 빅데이터를 활용해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행정 서비스를 개선해나가는 기초자치단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종로구는 케이티(KT) 빅데이터추진단과 함께 빅데이터를 활용한 ‘종로 관광통계 분석사업’을 벌이고 있다. 통신사의 데이터를 활용해 다변화한 관광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종로 지역의 휴대전화 소지자를 상주·비상주, 내국인·외국인, 보행·비보행 등으로 나눠 분석 중이다.

구는 특히 사회문제화하고 있는 ‘투어리스티피케이션’ 대책 마련에 통계 분석 결과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투어리스티피케이션은 ‘투어리스티파이’(Touristify·관광지화하다)와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둥지 내몰림)의 합성어로, 지역 내 관광 활성화로 인해 주민들이 쫓겨나는 현상을 의미한다. 구는 빅데이터를 이용해 지역별 관광객 증가 패턴 관광객 밀집지역 유입지와 유출지 국적별·시간대별 관광객 비율 등을 중점 분석한다.

종로구 관광체육과 관계자는 “관광 활성화와 주민 행복이 함께해야 진정한 의미가 있다”며 “빅데이터가 관광 피해 실태를 확인하고 개선 대책을 마련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로구는 지난달 1일 여성안심 무인택배함을 구로구 시설관리공단과 개봉2동 중앙경로당에 설치하면서 빅데이터를 활용했다. 여성안심 무인택배함은 원하는 시간·장소에서 편리하게 택배물품을 받을 수 있는 함으로, 여성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여성 대상 범죄 예방 차원에서 운영되고 있다. 구로구는 “택배함 설치 민원, 유동 인구 등의 고려사항과 함께 여성 1인 가구 밀집도에 대한 빅데이터가 중요하게 활용됐다”고 설명했다.

구로구가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봉2동 중앙경로당에 설치한 여성안심 무인택배함. 구로구 제공

강서구는 이달부터 주요 사업을 대상으로 ‘빅데이터 분석 사전협의제’를 시행하고 있다. 사업 효과를 사전에 검증해 신뢰도와 효율성을 높이자는 뜻이다.

사업 주관부서는 특정 사업을 계획하기 전에 데이터 분석 부서와 함께 혜안포털(행정안전부), 빅데이터캠퍼스(서울시) 등의 공공 데이터와 민간 데이터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그 결과치를 정책 결정의 기본자료로 쓴다.

구는 ‘공공 시시티브이(CCTV) 우선 설치를 위한 최적지 선정’을 시범과제로 정하고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강서통합관제센터, 재난안전연구원, 국토지리정보원, 국토교통부 등에서 시시티브이·가로등·보안등·파출소 등 안전 인프라 위치 거주 인구와 주택 유형 유흥·숙박업소 현황 어린이보호구역 버스정류장 등의 정보를 받아 분석한 뒤 시시티브이 취약지점을 찾아내 설치할 방침이다.

강서구 고병득 공보전산과장은 “빅데이터 분석 사전협의제를 통해 현장의 수요를 정확히 예측하는 맞춤형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 첨단 도시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재권 선임기자 jjk@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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