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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 문제행동 교정 ‘강동서당’ 인기
서초구·송파구, 개와 함께하는 축제
페티켓 숙지해 개·인간 상생해야
지난달 23일 열린 서초구 ‘용허리 반려견 축제’에서 이웅종 훈련사가 견주들과 반려견을 상대로 개 기초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서초구는 지난 6월26일 반포동 소재 반포근린공원에 ‘반려견 놀이터’를 마련한다고 6월21일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주민들이 반려동물과 산책하고 반려동물도 목줄 없이 주인과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 급증에 따라 높아진 반려견의 복지 수요를 고려함과 동시에 지속적인 주민건의 사항을 반영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서초구 관계자는 반려견 전용놀이터 개장 배경을 설명했다. 반려견 동반 산책객이 많고 주택과 떨어져 악취, 소음 등 민원 발생이 없는 반포근린공원 안에 놀이터를 만든다고 장소 선정 이유까지 덧붙였다.
그러나 결국 반려견 놀이터 개장은 무기한 연기됐다. 인근 구립체육센터에 다니는 아이들 학부모 중심으로 주민들이 반려견 때문에 피해가 우려된다는 민원을 강하게 제기한 탓이다. 구 관계자는 “반려견 복지 수요와 지속적인 주민건의라는 놀이터 개장 요인이 해소되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어, 다른 곳으로 반려견 놀이터 장소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서초구, 반려견 놀이터 없던 일로 서초구의 반려견 놀이터 개장 취소 사태는,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를 맞아 동물복지를 요구하는 쪽과, 반려동물로 인한 피해를 우려하는 쪽 사이에 놓인 자치행정 당국의 어려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서울 자치구에서는 최근 몇년 사이 봄과 가을 잇따라 반려견 페스티벌을 여는 등 개주인(견주)들을 의식한 행사를 앞다투어 펼치고 있다. 서울시도 이달 중 유기동물 입양을 활성화하고 응급 동물 치료와 동물보호 교육을 제공하는 동물복지 지원 시설의 문을 열 예정이다. 그러나 개똥 방치 등 개주인들의 반려동물 ‘페티켓’( 반려동물을 뜻하는 ‘펫’과 매너, 예의 등을 뜻하는 ‘에티켓’의 합성어) 문제뿐 아니라 개물림 피해가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의 그림자이다. 가수 최시원씨 가족이 키우던 개에 물려 한일관 대표가 사망한 사건 이전에도, 70대 여성이 대표적 맹견인 핏불테리어의 공격을 받아 다리를 절단하는 사건이 최근 일어나 개주인이 지난 9월21일 법정구속되기도 했다. 한국소비자원 위해정보국에 접수된 반려견 물림 사고는 2011년 245건에서 2015년 1488건, 2016년 1019건으로 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8월까지 1046건이 접수됐다.
서초구, 반려견 놀이터 없던 일로 서초구의 반려견 놀이터 개장 취소 사태는,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를 맞아 동물복지를 요구하는 쪽과, 반려동물로 인한 피해를 우려하는 쪽 사이에 놓인 자치행정 당국의 어려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서울 자치구에서는 최근 몇년 사이 봄과 가을 잇따라 반려견 페스티벌을 여는 등 개주인(견주)들을 의식한 행사를 앞다투어 펼치고 있다. 서울시도 이달 중 유기동물 입양을 활성화하고 응급 동물 치료와 동물보호 교육을 제공하는 동물복지 지원 시설의 문을 열 예정이다. 그러나 개똥 방치 등 개주인들의 반려동물 ‘페티켓’( 반려동물을 뜻하는 ‘펫’과 매너, 예의 등을 뜻하는 ‘에티켓’의 합성어) 문제뿐 아니라 개물림 피해가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의 그림자이다. 가수 최시원씨 가족이 키우던 개에 물려 한일관 대표가 사망한 사건 이전에도, 70대 여성이 대표적 맹견인 핏불테리어의 공격을 받아 다리를 절단하는 사건이 최근 일어나 개주인이 지난 9월21일 법정구속되기도 했다. 한국소비자원 위해정보국에 접수된 반려견 물림 사고는 2011년 245건에서 2015년 1488건, 2016년 1019건으로 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8월까지 1046건이 접수됐다.
지난달 23일 강동구가 문제행동을 보이는 개 버릇을 잡아주기 위해 마련한 ‘강동서당’ 프로그램에 반려동물 주인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강동구, 말 안 듣는 반려견을 위한 서당
이에 따라 반려견의 습성과 행동 패턴, 훈육 방법 등을 개주인에게 가르쳐주는 자치구도 늘고 있다. 올해 4월 5주짜리 교육 ‘강동서당’을 처음 실시했던 강동구는 호응이 이어지자 지난 9월부터 2차 행동교정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지난달 23일 강동구청 지하 1층 강당에 마련된 ‘강동서당’. 반려견 10여 마리와 동행한 개주인 10여명이 서지형 훈련사의 말에 귀를 쫑긋 세우고 듣고 있었다. 푸들 ‘치코’를 데리고 강의를 듣던 손다슬(23)씨는 “치코의 문제행동을 고치기 위해 강의를 듣고 있다”며 “치코가 겁이 많아서 모르는 사람을 만나면 달려들어 짓곤 했는데 산책을 많이 시키고, 짓기 전에 간식을 주면서 문제행동을 일으킬 때마다 벨을 누르고 조심시키자 많이 좋아졌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주인 외에는 아무나 물려고 하고, 소파에 올라오는 습성이 있는 몰티즈(말티즈) ‘요미’ 때문에 노심초사하던 박연심(53)씨도 “소파에 올라오지 않으면 간식을 주고, ‘요미’만의 자리를 마련해 방석을 깔아주자 요미가 많이 좋아졌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저도 개를 키우고 있지만 개주인으로서 자격이 없는 사람이 많아서 안타깝다”며 “강동서당같이 개와 견주가 같이하는 교육 프로그램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사 서씨는 “개를 키우려면 어릴 때 교육을 받는 게 좋다. 결국 개 버릇은 견주 버릇 때문에 생긴다”고 말했다. 예컨대 짖을 때 달래주면 더 짖는다는 것이다. 개보다는 사람에 대한 훈육이 필요하다는 게 서씨의 설명이다.
반려견 축제의 인기프로그램 ‘반려견 훈련’
개 훈육에 대한 높은 수요는 같은 날 서초구 서리풀페스티벌의 한 행사로 열린 ‘용허리 반려견 축제’에서도 확인됐다. 용허리근린공원에서 펼쳐진 이날 축제에서 반려견 장기자랑, 반려견 패션쇼, 견주 닮은꼴 대회 등의 행사에도 참여가 많았지만, 이날 오후 이웅종 훈련사가 수업한 ‘반려견 기초 훈련교실’에는 100여명의 개주인이 반려견과 함께해 열기가 높았다. 한국의 대표적 개훈련사로 꼽히는 이씨는 ‘앉아, 일어서, 기다려, 이리 와, 하우스’와 같은 반려견 훈육 용어 다섯 개로 말 안 듣는 반려견의 습관을 바로잡는 요령을 설명했다. 기초훈련 강습 뒤 질의응답 시간에는 “우리 개가 엄마만 따르고 나머지 가족을 무시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엘리베이터만 타면 개가 짖는다” 등 반려견의 문제행동에 골머리를 앓는 주인들의 질문이 잇따랐다.
송파구는 지난달 16일 성내천 물빛광장을 출발해 3.6㎞ 구간을 반려견과 함께 걷는 행사를 마련해 개주인들의 호응을 얻었다. 송파구는 반려동물로 인한 이웃 간 분쟁과 유기동물 증가로 생기는 문제들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반려동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 확산을 위해 이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구간별로 반려견과 가족사진 찍기, 미션 수행 이벤트 등 반려견과 함께하는 체험을 통해 정서적 교감과 추억을 쌓는 프로그램뿐 아니라, 반려견 행정 교정 프로그램도 마련해 참가자들의 인기를 끌었다.
글·사진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