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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구 신촌동 하금순 할머니가 집에 온 요구르트 배달원과 이야기하고 있다. 서대문구 제공
지난해 서울의 무연고 사망자는 308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서울시 자료를 보면 2012년 247명, 2013년 285명, 2014년 299명, 2015년 338명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그래프 참조)
서울시는 홀몸어르신의 고독사를 막기 위해 맞춤형 노인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약 900명의 ‘독거노인 생활관리사’가 어르신 2만여명을 매주 한 차례 이상 방문하거나 두 차례 이상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러나 청력이 많이 떨어진 어르신은 초인종·전화벨 소리를 듣지 못해 연락이 쉽지 않다. 그래서 서울시는 2008년부터 ‘사랑의 안심폰’을 보급하고 있다. 생활관리사와 영상통화를 할 수 있고, 비상호출 단추를 누르면 119센터와 연결되는 기능이 있다. 안심폰으로 생활관리사 말고는 통화할 수 없지만 어르신들은 비상시에 단추만 누르면 달려올 사람이 있다는 것에 마음이 편하다는 반응이다.
올해는 어르신 6460명과 생활관리사 709명이 안심폰을 받았다. 구로어르신돌봄통합센터의 장명순 생활관리사는 “구로구의 25개 동마다 생활관리사 1명이 평균 30명의 어르신을 맡고 있는데, 안심폰은 거동이 불편하거나 오랫동안 질병을 앓고 계신 어르신 10여분의 방에 설치하고 있다”며 “밤에 침대에서 일어나다 쓰러진 어르신이 안심폰으로 119구급대를 호출해 병원으로 이송된 일이 동마다 한두번씩은 있다”고 말했다.
구로4동을 담당하는 박미혜 생활관리사는 안심폰 덕분에 고독사를 막을 수 있었다. “거동을 못 해 종일 누워 계시는 어르신 댁으로 전화를 걸었는데 오전 내내 안 받으셨어요. 그래서 영상통화로 바꿨죠. 안심폰 영상통화는 어르신이 안 받으셔도 화면이 무조건 켜지거든요. 그런데 방바닥에 이불이 젖혀진 채 어르신이 안 보이는 거예요. 방 안에 불도 텔레비전도 켜져 있는데. 아무래도 예감이 안 좋아 집으로 찾아갔는데 문을 두들겨도 인기척이 없어 119구급대에 급히 연락했죠.” 창문을 뜯고 들어간 구급대원들은 화장실에 쓰러진 어르신을 발견했다. 병원으로 이송된 뒤 폐암 말기 진단을 받은 어르신은 몇달 뒤 가족의 품속에서 숨을 거뒀다.
은평구는 2015년부터 텔레비전 리모컨으로 홀몸어르신 200명의 안전을 확인하는 ‘헬로 안부알리미 서비스'를 하고 있다. 지역 유선방송 리모컨을 6~48시간 맞춤 설정한 뒤 이 시간이 지나도록 리모컨을 켜지 않거나 특정 시간에 텔레비전을 보지 않으면 보호자, 독거노인생활관리사, 사회복지사 등에게 자동으로 문자 메시지가 발송된다.
서대문구 신촌동 마봄 협의체는 지난해 10월부터 홀몸어르신 34명에게 요구르트 배달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한번씩 요구르트 배달원이 가정을 방문해 음료를 전달하며 안부를 확인하고 위급한 일이 있으면 동주민센터로 연락한다. 수요일마다 요구르트를 배달받는 하금순(81) 할머니는 “배달원과 이야기하며 사람 만나는 기쁨도 느끼고 있다. 우리같이 어려운 사람들의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줘 고맙다”고 말했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서대문구 신촌동 마봄 협의체는 지난해 10월부터 홀몸어르신 34명에게 요구르트 배달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한번씩 요구르트 배달원이 가정을 방문해 음료를 전달하며 안부를 확인하고 위급한 일이 있으면 동주민센터로 연락한다. 수요일마다 요구르트를 배달받는 하금순(81) 할머니는 “배달원과 이야기하며 사람 만나는 기쁨도 느끼고 있다. 우리같이 어려운 사람들의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줘 고맙다”고 말했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