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공유
영등포구 한강미디어고 3학년 대상
명언 적어넣는 등 만들기 수업
양정중에서는 직업 체험 교육
학부모 등이 마을교사로 나서
지난 11월27일 양천구 양정중 3학년 5반 학생들이 ‘내일그림 진로잡학교실’에 참여해 레고 로봇으로 ‘로봇 공학자’ 직업 체험을 하고 있다. 양천구 제공
초6중3고3 학생들은 기말시험이나 수능 등이 끝나면 마음이 흐트러지기 쉽다. 학교에서 시간을 허비하기 일쑤다. 그래서 이들 ‘전환기 학년’ 학생들을 위해 색다른 교육을 하는 곳이 늘고 있다. 이런 교육 프로그램 중심에 학부모나 주민인 마을교사들이 있다.
지난 11월28일 영등포구 한강미디어고 3학년생들은 색다른 경험(‘등·따·세’, 등처럼 따뜻하게 나를 세우다)을 했다. 학급마다 마을교사 3명이 학생들과 종이 등을 만들어 명언이나 잠언 등의 글귀를 적어 매다는 작업(아래 사진)을 했다. 처음엔 ‘뭐 하는 거예요?’라며 장난스럽게 대하던 학생들은 막상 만들면서 진지해졌다. 영등포 혁신교육지구 김숙희 마을학교 분과장은 “생애 전환기에 고3 학생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게, 학교 수업에서 채워지지 않는 부분들을 마을교사들이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전환기 학년 학생들을 위한 마을교사들의 프로그램은 다양하다. 지난 11월27일 오후 양천구 양정중학교에서는 양천구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의 진로교육지원단 6개 팀이 3학년에게 직업 체험 교실을 열었다. 로봇 공학자, 드론 조종사, 증강현실 전문가, 만화가, 연예인, 스포츠인 등 아이들이 관심 있을 만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꾸려졌다. ‘내일그림 진로 잡(job)학(學) 교실’에 참여한 설진숙 강사는 “학기말고사가 끝난 중3들은 대체로 집중도와 호응도가 매우 낮은데,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좋아 참 다행”이라고 조금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드론 조종사, 로봇 공학자 프로그램에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율이 아주 높았다. 수업이 끝난 뒤에도 남아서 교육용 드론을 날리기도 하고, 레고로 만든 로봇을 리모컨으로 움직여보는 아이들도 있었다. 이날 수업 평가지에 참여 학생 80% 이상이 매우 만족한다며 ‘체험이 가장 좋았다’고 적었다. 전통 놀이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의 관심을 받기도 한다. 구로구 ‘찾아가는 온 마을학교 전환기 수업’엔 전통놀이 강좌가 있다. 교실에서 하는 몸 놀이로 ‘비빔밥 놀이’나 ‘이웃 사랑하기’ 등이다. 비빔밥 놀이는 비빔밥 재료 네 가지 가운데 각자 한 가지를 정해 술래가 부르는 재료는 재빠르게 자리를 바꿔 움직이는 놀이다. 구로구 온마을교육지원센터의 홍진숙 전통놀이 마을교사는 “새로운 출발을 앞둔 학생들이 몸을 움직이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친구들과 함께하며 학창 시절 추억을 쌓는다”고 설명했다.
드론 조종사, 로봇 공학자 프로그램에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율이 아주 높았다. 수업이 끝난 뒤에도 남아서 교육용 드론을 날리기도 하고, 레고로 만든 로봇을 리모컨으로 움직여보는 아이들도 있었다. 이날 수업 평가지에 참여 학생 80% 이상이 매우 만족한다며 ‘체험이 가장 좋았다’고 적었다. 전통 놀이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의 관심을 받기도 한다. 구로구 ‘찾아가는 온 마을학교 전환기 수업’엔 전통놀이 강좌가 있다. 교실에서 하는 몸 놀이로 ‘비빔밥 놀이’나 ‘이웃 사랑하기’ 등이다. 비빔밥 놀이는 비빔밥 재료 네 가지 가운데 각자 한 가지를 정해 술래가 부르는 재료는 재빠르게 자리를 바꿔 움직이는 놀이다. 구로구 온마을교육지원센터의 홍진숙 전통놀이 마을교사는 “새로운 출발을 앞둔 학생들이 몸을 움직이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친구들과 함께하며 학창 시절 추억을 쌓는다”고 설명했다.
영등포구 제공
전환기 교육 프로그램 사업은 대체로 서울시, 교육청, 자치구의 ‘서울형 혁신교육지구’ 사업으로 펼쳐진다. 양천구 등 일부 구에서는 2015년부터 서울시 교육청과 자치구가 손잡고 만들어온 지역사회 진로직업체험 교육지원단이 나서기도 한다. 운영 방식도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다. 양천구처럼 학부모나 주민을 뽑아 교육지원단이나 마을교사로 키워 활용하는 곳도 있고, 기존의 교육 관련 지역활동가(진로 강사 등)나 기관과 협력하기도 한다.
전환기 프로그램 운영을 지역의 교육 협의체가 맡는 곳도 있다. 2012년부터 지역의 교육 콘텐츠 구축 사업을 해온 은평구는 올해 ‘마을과 함께하는 전환기 지원 사업’을 벌인다. 지난 9~10월 공모해 뽑은 174개 지역 교육 콘텐츠를 10개 분과로 묶어 학교의 신청을 받았다. 학교는 교사와 학생들에게 선호도 조사를 해 프로그램을 선택했다. 은평교육콘텐츠협의회가 초·중·고 35개교 230학급에서 겨울방학 전까지 연다. 은평구 교육 지원과 임지수 주무관은 “혁신교육지구 민관학 거버넌스 회의에서 전환기 학년 지원 사업이 만들어졌고, 시범 운영에서 참신한 지역 교육 콘텐츠들이 좋은 평가를 받아 올해 사업도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을과 연계한 전환기 교육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교사들의 반응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처음에는 마을교사 수업 지원을 부담스러워했다. 마을교사들이 수업하다 예기치 못한 상황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도 적잖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마을교사와 직업체험교실을 함께 진행한 이정훈 양정중 교사는 “걱정되어 학생들에게 사전 교육을 많이 했는데, 마을교사들도 콘텐츠를 잘 준비해 열정적으로 진행하니 반응이 정말 좋았다”며, 다음에도 마을교사 참여 수업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현숙 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