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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20일 폐지넷 소속 단체 대표 10여 명이 모여 폐지 수집 어르신 지원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밤 서대문구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교육원에 30대가 주축이 된 10여 명이 모였다. ‘폐지 수집 노인 문제 해결을 위한 네트워크’(이하 ‘폐지넷’)에 속한 단체 대표들의 폐지넷 2차 전체회의가 열린 것.
이날 회의에서는 폐지넷 첫 지원사업으로 안전끈 사업이 채택됐다. 박지호 폐지넷 활동가는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서에서도 야광조끼 등 안전물품을 지원하고 있지만, 폐지 수집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폐지 노인이라는 ‘낙인찍기’ 효과 때문인지 착용을 꺼린다”며 “야광띠는 폐지를 손수레에 실은 뒤 묶고 이동할 때 안전성까지 확보한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라고 했다. 폐지넷은 야광띠 제작에 드는 비용 마련을 위해 소셜 펀딩이나 기업 후원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자발적 네트워크를 표방하는 폐지넷은, 폐지 수집 어르신에 대한 직간접적인 연구와 활동으로 어르신들이 겪는 문제의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시민들이 지난해 12월1일 결성했다. 그린메이커(인하대 인액터스), 노년유니온, 러블리페이퍼, 샤인더월드 실버자원협동조합, 아립앤위립, 희망나눔동작네트워크, 마을발전소 등 폐지 수집 노인 지원단체나 관련 기업, 10개 단체와 시민활동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20일 회의에서는 폐지 수집 어르신들의 미세먼지 대책 방안도 거론됐다. 온종일 거리에서 일하기 때문에 미세먼지에 누구보다 취약한 계층이라고 할 수 있는 폐지 수집 어르신에게 방진 마스크 지급 캠페인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실제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의 지원책은 대부분 야광조끼 지급 등 안전 대책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해 폐지 수집 노인 조례를 제정하는 등, 적극적으로 폐지 수집 어르신 문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인천시에 이미 몇몇 폐지넷 참여단체가 미세먼지 등에 대한 건강권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을 건의했고, 인천시에서는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한다.
그러나 폐지넷은 아직 초기 단계여서인지 폐지 수집 어르신을 어떻게 도울지 구체적인 내용을 확정하지 않았고, 토론하며 의견을 수렴하는 느슨한 결합체 형식을 띠고 있다. 2차 전체회의에서도 참여단체 대표들은 자신들의 활동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사업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이에 따라 폐지 수집 노인 지원 대책의 가장 큰 현안이 최저임금에도 턱없이 못 미치는 노동권 문제인지, 노인 일자리 문제인지, 노인 복지의 상징적 문제인지, 어떤 방향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충분히 논의하지 못했다.
박지호 폐지넷 활동가는 “폐지 수집 어르신 문제는 결국 빈곤층 문제라고 생각한다. 최소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노인 복지정책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데, 기존 정부 정책은 기초연금이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확대 쪽으로 가다보니 폐지 수집 어르신들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박지호 폐지넷 활동가는 “폐지 수집 어르신 문제는 결국 빈곤층 문제라고 생각한다. 최소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노인 복지정책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데, 기존 정부 정책은 기초연금이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확대 쪽으로 가다보니 폐지 수집 어르신들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