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시립도서관 5곳 더 짓는다…첫 시립장애인도서관도

권역별 창업·인문·가족·그림책 특화…서울시, ‘도서관 발전 5개년 종합계획’ 발표

등록 : 2018-05-24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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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립도서관 25곳 더 늘리기로

정보 취약계층 위한 ‘지원센터’도

연간 자료 구매비 75억원 증액

서울시 신청사 건립 공사를 앞두고 있던 2007년 6월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은 “시청 본관을 시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본관에 서울을 대표하는 도서관 건립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2006년 초 서울시가 서울 대표 도서관을 짓겠다는 계획을 밝힌 지 1년 반 만이었다. 콘서트홀, 도시건축전시관 등을 놓고 고민하던 본관의 새 용도를 도서관으로 확정한 것이다. 그로부터 5년 뒤인 2012년 10월26일 문을 연 ‘서울도서관’은 유일한 서울시립도서관이다.

현재 1곳뿐인 시립도서관이 2022년까지 5개 권역마다 하나씩 모두 6개로 늘어난다. 새로 생기는 5곳은 각각 장애인·그림책·창업·인문사회·가족 분야에 특화해 서울지역 도서관의 중심 도서관이자 도서관 정책을 수립·시행하는 도서관의 허브 구실을 하게 된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도서관 발전 5개년(2018~2022년) 종합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먼저, 도서관 인프라가 부족한 곳 위주로 5개의 시립도서관과 25개의 구립도서관을 새로 만든다. 그렇게 되면 서울의 공공도서관이 147개에서 177개로 늘어난다. 새 시립도서관 가운데 한 곳은 서울 최초의 ‘시립장애인도서관’으로 시각·청각·지체장애 등 다양한 유형의 장애가 있는 사람이라면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서울에는 장애인도서관이 16곳 있고, 이 가운데 서울시가 지원하는 장애인도서관은 11곳이지만 모두 시각장애인만을 위한 사립도서관이다.

서정협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청각·발달장애인 등을 포함한 독서 소외계층을 위한 정책을 수립할 시립장애인도서관은 사립장애인도서관과 협력해 도서관 서비스의 장애를 없애나갈 것”이라며 “장애인과 어르신을 위한 매체 제작센터도 만들어 수화 영상도서, 쉽게 읽는 책과 같은 대체자료를 제작 보급하겠다”고 말했다.


나머지 시립도서관 4곳은 인문사회·그림책·가족·창업 비즈니스를 테마로 특화한다. 기존 서울도서관은 서울시 도서관 정책을 위한 조사·연구, 교육, 운영·지원 등을 담당하는 지휘부(컨트롤타워)로, 권역별 시립도서관은 시민들에게 도서관 서비스를 각각 담당하게 된다.

건립 장소는 올해 안에 실시할 학술용역 결과를 토대로 선정할 예정이다. 서 본부장은 “서북·동북·서남·동남·도심 등 권역마다 시립도서관을 1개씩 확충할 계획”이라며 “자치구 부지를 활용하거나 기존 시설을 리모델링해 건립 예산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기존 구립도서관은 책을 읽고 빌리는 공간을 넘어서도록 리모델링한다. 누구나 편하게 들러 동아리 활동과 여가를 즐기는 카페 같은 곳(도시의 거실 유형), 정보통신 기기와 사무용품을 갖춘 사무실 같은 공간(도시의 사무실 유형),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활용하는 작업실 같은 곳(메이커 스페이스 유형), 미디어를 교육하고 활용하는 공간(미디어센터 유형) 등으로 공간을 재구성한다. 앞으로 5년 동안 해마다 10곳씩 모두 40개 구립도서관이 새 옷을 입는다.

이와 함께 25개 자치구의 구립 공공도서관 1곳씩을 ‘정보 취약계층 지원센터’로 지정해 각 지역 특성에 맞는 지원을 한다. ‘찾아가는 동주민센터’가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듯 새터민, 장애인, 어르신, 다문화가정 등 정보 사각지대를 발굴해 문화활동과 평생학습을 돕는다. 다문화가정이 많은 지역 도서관에는 각국 언어로 된 책을 비치하고, 어르신이 많은 지역에선 도서관이 ‘스마트폰 쉽게 배우기’ 강의를 여는 방식이다.

연간 125억원(2016년 기준)인 도서관 자료 구매비는 2022년까지 200억원 수준으로 늘린다. 시민 1인당 도서 구매비가 1274원에서 2천원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서울시는 또 서울에서 태어나는 모든 아기에게 ‘생애 첫 책’과 함께 가방, 손수건, 가이드북 등 책 꾸러미를 선물하는 ‘북 스타트 독서운동’을 추진하기로 했다.

방과 후 프로그램(초등학생), 진로 지원(청소년), 취·창업 지원(청년), 평생학습과 인문독서 프로그램(성인), 디지털 교육(50대 이상) 등 세대별 맞춤형 프로그램도 확대한다. 공공도서관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인문·독서 동아리는 1400개에서 3천 개로 늘린다. 공공도서관의 온라인 전자책 플랫폼은 새로 만든다. 도서관마다 전자책 뷰어가 다르고, 가입 절차가 제각각이라 시민들이 느끼고 있는 불편을 없애기 위해서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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