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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1일 임기를 시작한 민선 7기 구청장의 구정 활동이 1년을 채워간다. 선거 때 내세웠던 공약들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중간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서울&>이 서울시 구청장들로부터 핵심 공약 진척 사항을 들어보는 ‘The 친절한 구청장’ 기획을 시작하는 이유다. 부정기적으로 진행되는 ‘The 친절한 구청장’이 핵심 공약 이행과 관련해 각 구청장에게 때로는 격려가, 때로는 채찍이 될 것을 기대한다. 편집자
서양호 중구청장이 21일 중구청장실에서 한 <서울&>인터뷰에서 중구 문화도시 사업의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옆 건물 조감도는 서 구청장이 추진하는 서울 메이커스파크의 모습.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문화예술인들 창작·전시·주거 공간
무상임대·기부채납 통해 마련
“상업지구 많아 공간마련 쉽지 않으나
도시가치 높이기 위해 공간확보 전력”
중구·을지로, 도심 산업 밀집돼
제조업과 예술 결합, 시너지효과 커
허브 역할 월간지 <중구닷>도 창간 “중구 경쟁력은 공간과 사람 이야기”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창작과 전시, 주거 공간으로 1천 평 정도를 확보한 상태입니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21일 중구청장실에서 한 <서울&> 인터뷰에서 자신의 핵심 공약이며 주요 추진 사업인 ‘중구 문화 르네상스’ 구현과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서 구청장은 빈 곳을 전문적으로 찾고 활용 방안을 마련하는 문화생태지원팀을 따로 신설해 운영한다고 덧붙였다. 핵심인 재원 마련 문제와 관련해선 공모사업비와 특별교부금 등 약 16억3천만원가량이 공간 확보 예산으로 편성돼 있다고 밝혔다. 중구는 을지로4가에 있는 민간 서밋 타워 내 400평을 무상 임대받아 5년간 문화예술창작 공간으로 쓰기로 했다. 또한 서울시와 중구청이 공동으로 기부채납 받은 중구청 앞 치선호텔 일부 공간을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청구동 김종필 가옥 운영권도 확보했다. 민간에서 사서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주거 공간으로 바꾼 것을 서울주택 도시공사(SH)가 다시 사들여 운영권을 중구에 맡긴 것이다. 이 밖에 장충동 등 동주민센터 1층을 주민들을 위한 생활문화의 중요한 거점으로 만들고 있다. 앞서 지난해에는 황학동에 주민 문화예술 동아리의 거점이 될 생활문화예술터 ‘일상’을 새롭게 꾸몄다. 서 구청장은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공간 마련이 쉽지만은 않다고 털어놨다. “과거에는 을지로나 충무로 일대에 빈 곳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개발이 되면서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중구가 상업지역이 많아 공간을 마련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듭니다.” 서 구청장이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창작과 전시·주거 공간 확보를 열심히 하는 이유는, 공간 확보가 중구의 5대 전략 과제 중 하나인 ‘중구 르네상스’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상업지역과 주거지역이 혼재된 중구는 쾌적한 주거 환경만을 추구할 수 없습니다. 오래된 도심과 노후된 주택을 개발하는 것으로 도시 가치를 높일 수는 없고, 사람에 대한 투자와 문화의 옷을 입히는 것이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봤습니다.” 중구는 1970년대 명동의 통기타, 1980년대 충무로의 영화 산업으로 명성을 떨쳤지만 지금은 중국, 일본 등 외국인들이 찾는 ‘저가 쇼핑 관광지’로 전락하면서 홍대나 이태원 등에 ‘문화 중심지’라는 명성을 빼앗겼다. 서 구청장은 도시 가치를 높이고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중구 르네상스를 시작했다. 명동과 충무로·을지로 등의 도심 내 빈집이나 점포를 청년 예술인들에게 창작·전시·주거 공간으로 저렴하게 임대해 이들을 다시 중구로 불러모으겠다는 것이다. 중구는 지난해 11월부터 문화예술 거버넌스 테이블을 두 차례 마련했다. 문화예술인들과 협력이 필요한 사업을 소개하고 예술인들의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해서다. 거버넌스 테이블을 통해 문화예술인과 지역주민이 행정과 기획에 참여하고 있다. 중구 문화예술 거버넌스 산하에는 교육, 공간 기획, 피디, 아티스트, 문화예술거버넌스네트워킹(놀놀) 파티 등 분야별 워킹 그룹을 두고 있다. 이 가운데 ‘놀놀 파티’는 지난해 10월 시작해 여섯 번째 파티를 계획하고 있다. “문화예술인들과 간담회를 하면서 많이 듣는 이야기가 을지로나 충무로는 각종 도심 산업이 밀집돼 예술과 창작을 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췄다는 것입니다. 도심 제조업과 예술이 만났을 때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봅니다.” 서 구청장은 “딱딱하고 획일적인 행정에서 벗어나, 지역주민들과 예술인들이 문화 콘텐츠를 직접 기획하고 참여할 수 있는 만큼 반응이 좋다”고 했다. 중구는 중구 르네상스의 허브 역할을 할 월간지 <중구닷>을 17일 창간했다. <중구닷>은 중구의 역사와 문화, 중구민의 일상 이야기, 소상공인의 생활 유산, 지역 문화예술 활동 등 폭넓은 소재를 바탕으로 중구의 매력을 알려갈 글로벌 월간지다. 글로벌 잡지를 표방한 만큼 국문·영문·중문을 함께 쓴다. 서 구청장은 “중구의 경쟁력은 휘황찬란한 마천루나 주상복합아파트가 아니라 오래된 도시 중구의 공간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며 “이를 잘 전달하고 소통하는 매체로 다가가겠다”고 했다. 서 구청장은 현재 중구 문화 르네상스라는 명칭을 바꾸려는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한강 르네상스나 용산 르네상스처럼 과거 르네상스라는 용어의 이미지가 잘못 비친 탓에 중구 문화예술인들의 거부감이 있는 듯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중구 르네상스 1기는 전문 예술인들의 창작과 전시, 주거 공간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입니다. 2기 때는 을지로 일대에 조성할 서울 메이커스 파크에 전체 중구 문화를 집적할 수 있는 문화 거점 공간을 만드는 게 핵심 과제입니다. 내용적으로는 생활문화예술인과 전문문화예술인들의 협업으로 문화 거점을 만드는 것입니다.” 서 구청장은 1기를 대략 4~5년으로 잡았는데, 예상대로라면 적어도 10년 뒤에는 중구 르네상스의 완성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이를 위해 앞으로도 구청장 임기 동안 중구 르네상스의 기반을 착실히 다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중구 문화도시’ 공약 이행 시간표 ▶생활문화예술터 ‘일상’ 개소식
허브 역할 월간지 <중구닷>도 창간 “중구 경쟁력은 공간과 사람 이야기”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창작과 전시, 주거 공간으로 1천 평 정도를 확보한 상태입니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21일 중구청장실에서 한 <서울&> 인터뷰에서 자신의 핵심 공약이며 주요 추진 사업인 ‘중구 문화 르네상스’ 구현과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서 구청장은 빈 곳을 전문적으로 찾고 활용 방안을 마련하는 문화생태지원팀을 따로 신설해 운영한다고 덧붙였다. 핵심인 재원 마련 문제와 관련해선 공모사업비와 특별교부금 등 약 16억3천만원가량이 공간 확보 예산으로 편성돼 있다고 밝혔다. 중구는 을지로4가에 있는 민간 서밋 타워 내 400평을 무상 임대받아 5년간 문화예술창작 공간으로 쓰기로 했다. 또한 서울시와 중구청이 공동으로 기부채납 받은 중구청 앞 치선호텔 일부 공간을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청구동 김종필 가옥 운영권도 확보했다. 민간에서 사서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주거 공간으로 바꾼 것을 서울주택 도시공사(SH)가 다시 사들여 운영권을 중구에 맡긴 것이다. 이 밖에 장충동 등 동주민센터 1층을 주민들을 위한 생활문화의 중요한 거점으로 만들고 있다. 앞서 지난해에는 황학동에 주민 문화예술 동아리의 거점이 될 생활문화예술터 ‘일상’을 새롭게 꾸몄다. 서 구청장은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공간 마련이 쉽지만은 않다고 털어놨다. “과거에는 을지로나 충무로 일대에 빈 곳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개발이 되면서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중구가 상업지역이 많아 공간을 마련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듭니다.” 서 구청장이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창작과 전시·주거 공간 확보를 열심히 하는 이유는, 공간 확보가 중구의 5대 전략 과제 중 하나인 ‘중구 르네상스’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상업지역과 주거지역이 혼재된 중구는 쾌적한 주거 환경만을 추구할 수 없습니다. 오래된 도심과 노후된 주택을 개발하는 것으로 도시 가치를 높일 수는 없고, 사람에 대한 투자와 문화의 옷을 입히는 것이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봤습니다.” 중구는 1970년대 명동의 통기타, 1980년대 충무로의 영화 산업으로 명성을 떨쳤지만 지금은 중국, 일본 등 외국인들이 찾는 ‘저가 쇼핑 관광지’로 전락하면서 홍대나 이태원 등에 ‘문화 중심지’라는 명성을 빼앗겼다. 서 구청장은 도시 가치를 높이고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중구 르네상스를 시작했다. 명동과 충무로·을지로 등의 도심 내 빈집이나 점포를 청년 예술인들에게 창작·전시·주거 공간으로 저렴하게 임대해 이들을 다시 중구로 불러모으겠다는 것이다. 중구는 지난해 11월부터 문화예술 거버넌스 테이블을 두 차례 마련했다. 문화예술인들과 협력이 필요한 사업을 소개하고 예술인들의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해서다. 거버넌스 테이블을 통해 문화예술인과 지역주민이 행정과 기획에 참여하고 있다. 중구 문화예술 거버넌스 산하에는 교육, 공간 기획, 피디, 아티스트, 문화예술거버넌스네트워킹(놀놀) 파티 등 분야별 워킹 그룹을 두고 있다. 이 가운데 ‘놀놀 파티’는 지난해 10월 시작해 여섯 번째 파티를 계획하고 있다. “문화예술인들과 간담회를 하면서 많이 듣는 이야기가 을지로나 충무로는 각종 도심 산업이 밀집돼 예술과 창작을 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췄다는 것입니다. 도심 제조업과 예술이 만났을 때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봅니다.” 서 구청장은 “딱딱하고 획일적인 행정에서 벗어나, 지역주민들과 예술인들이 문화 콘텐츠를 직접 기획하고 참여할 수 있는 만큼 반응이 좋다”고 했다. 중구는 중구 르네상스의 허브 역할을 할 월간지 <중구닷>을 17일 창간했다. <중구닷>은 중구의 역사와 문화, 중구민의 일상 이야기, 소상공인의 생활 유산, 지역 문화예술 활동 등 폭넓은 소재를 바탕으로 중구의 매력을 알려갈 글로벌 월간지다. 글로벌 잡지를 표방한 만큼 국문·영문·중문을 함께 쓴다. 서 구청장은 “중구의 경쟁력은 휘황찬란한 마천루나 주상복합아파트가 아니라 오래된 도시 중구의 공간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며 “이를 잘 전달하고 소통하는 매체로 다가가겠다”고 했다. 서 구청장은 현재 중구 문화 르네상스라는 명칭을 바꾸려는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한강 르네상스나 용산 르네상스처럼 과거 르네상스라는 용어의 이미지가 잘못 비친 탓에 중구 문화예술인들의 거부감이 있는 듯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중구 르네상스 1기는 전문 예술인들의 창작과 전시, 주거 공간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입니다. 2기 때는 을지로 일대에 조성할 서울 메이커스 파크에 전체 중구 문화를 집적할 수 있는 문화 거점 공간을 만드는 게 핵심 과제입니다. 내용적으로는 생활문화예술인과 전문문화예술인들의 협업으로 문화 거점을 만드는 것입니다.” 서 구청장은 1기를 대략 4~5년으로 잡았는데, 예상대로라면 적어도 10년 뒤에는 중구 르네상스의 완성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이를 위해 앞으로도 구청장 임기 동안 중구 르네상스의 기반을 착실히 다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중구 문화도시’ 공약 이행 시간표 ▶생활문화예술터 ‘일상’ 개소식
지난해 10월18일 황학동에서 중구 문화도시 사업의 한 축이자 주민들의 문화예술을 지원하는 거점이 될 생활문화예술터 ‘일상’ 개소식을 했다.
▶을지 놀놀
지난해 10월26일 중구 문화도시 사업을 위한 문화예술인들의 네트워킹 파티인 ‘을지 놀놀’을 대림상가 6층 옥상에서 열었다. 비가 온 뒤 쌀쌀한 날씨인데도 500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열기가 뜨거웠다.
▶문화예술인들의 창작 공간 마련
최근 중구 문화도시 사업의 핵심인 문화예술인들의 창작과 전시, 주거 공간으로 예관동 치선호텔을 활용하기로 했다. 사진 중구 제공
▶월간지 중구닷 창간
서양호 구청장이 지난 17일 창간된 <중구닷>월간지 을 들어보이고 있다. <중구닷>은 중구 문화도시 사업의 허브 구실을 할 예정이다.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동정부 통해 생활 복지”…70여 개 업무 동 이관
“주민들의 생활 복지에 대한 요구는 ‘동정부’에서 하는 게 맞다고 본다. 구는 광역과 생활 정부를 연결하는 역할로 축소돼야 한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21일 <서울&> 인터뷰에서 지방정부는 광역과 생활로 나뉘어야 한다고 했다. 중구는 올해 들어 청소·공원 관리·건강 등 구청이 수행했던 업무 중 주민 생활과 밀접한 70여 개 업무를 동으로 이관하고 있다.
주민 생활과 밀접한 인허가 사무를 동으로 이관해 현재 8 대 2 정도인 구와 동의 업무 비율을 내년까지 7 대 3 정도로 조정할 계획이다. 서 구청장은 “앞으로 구청의 인력과 예산의 절반을 동으로 옮겨 동을 중심으로 공공서비스 영역을 직영화해가겠다”고 말했다. “모든 사업의 예산 승인 권한은 구청 과장이 쥐고 있다. 그런 권한들을 동으로 이관해야 된다고 본다.”
중구의 동정부는 주민들이 걸어서 10분 안에 행정, 보건, 교육, 복지 등 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서 구청장이 재임하는 4년 동안 실행 1단계로 권한·인력·조직을 구청에서 동으로 내리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2단계는 공공 수요를 동에서 스스로 파악해 수요에 맞는 인력과 시설을 결정하도록 하는 게 목표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