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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이에요, 주민센터예요?"

성수1가1동주민센터의 공간 개선 사람이 모이고 신뢰와 희망도 커져

등록 : 2016-06-02 14:37 수정 : 2016-06-0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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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내부의 벽을 헐고 구석에 있던 도서관을 크게 넓혀 전면에 배치한 성동구 성수1가 1동주민센터는 참여하는 주민, 귀 기울이는 공무원, 현장성을 더한 전문 건축가의 합작품이다.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여기가 주민센터 맞나요?” 성수1가1동주민센터에서 요즘 자주 듣는 말이다. 7000여 권의 책이 꽂혀 있는 예쁜 서가와 그 아래서 자유롭게 뛰노는 아이들의 모습은 흡사 놀이방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들게 하기 때문이다.  

성수동1가1동주민센터는 1층 어린이집, 2층 행정 공간, 3층 헬스클럽으로 이뤄져 있다. 공장 건물을 사들여 주민센터로 사용하다 보니 공간은 넓었지만 작은 공장들이 모여 있는 외진 곳에 자리잡은 탓에 주민들의 이용률은 높지 않았다. 그러나 공간을 개선하자 예쁜 서가를 중심으로 주민들이 모여들어 자연스레 지역 커뮤니티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주민을 중심에 두고 주민의 수요를 파악해 뒷받침하려는 노력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성수동1가1동의 변화의 첫걸음은 주민에게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의 취지 설명에서 시작됐다. 수차례 의견을 듣고 수정하고 설명하는 과정을 거치며 동주민센터 공간 개선 작업에 공공건축가로 참여한 이명호 명지대학교 교수가 그려낸 스케치만도 수십 장이다.  

“주민센터를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만든다 해서, 도서관이 공무원들이 일하는 공간을 지나야 들어갈 수 있어 활용도가 떨어지니 밖으로 끌어내자고 제안했어요. 다행히 직원들도 업무 공간을 조정하는 수고를 감당해 줬고 건축가 선생님도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줘 이런 훌륭한 공간을 갖게 됐지요.” 성수동1가1동 주민자치회 신상구(61·성수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위원장은 동주민센터의 공간을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행정조직에 대한 신뢰감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한다.  


아이와 함께 책도 보고 쉴 수 있는 공간이 생기자 주민들은 동주민센터를 꼭 민원이 없더라도 찾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서가의 책을 정리하고 빈 공간에 꽃을 놓는 등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딱딱한 행정 공간은 아이들 노는 소리가 끊이지 않고 주민들이 쉽게 찾는 문턱 없는 공간으로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업무 공간과 도서관의 구별이 유리벽 하나로 되다 보니 공무원과 주민의 접촉 기회도 늘어나면서 동주민센터는 주민들의 행정 수요를 쉽게 파악할 수 있어 행정서비스 질이 좋아지고 있다. 업무 공간 조정 과정에서 일 중심으로 책상은 재편되고, 시멘트 벽이 사라지니 공무원 조직에도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기존에는 벽이 많아 업무 이야기를 나누기 어려웠거든요. 지금은 고개만 돌려도 서로 눈을 마주칠 수 있으니 자연스럽게 소통이 되고, 그러다 보니 간단한 업무는 전담 직원 대신 처리도 해 주고 정보 교류도 많아지고 있어요.” 이미란(53세)동장은 이러한 변화를 계기로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우리 주민센터가 터가 넓어요. 지금 건물은 낡아서 활용도가 떨어지는데요, 새 건물을 지어 복합문화공간 형태로 활용하면 주민 서비스의 질이 더 좋아지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주민센터 건물이 낡아 옥상에 주민이 함께하는 쉼터를 못 만든 것을 못내 아쉬워하던 신상구 위원장의 꿈과 이미란 동장의 꿈은 동주민센터를 열린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데로 모이고 있다.   박용태 기자 gangt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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