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공유
일반 슈퍼마켓에선 볼 수 없는 자전거발전기와 햇빛 음식물건조기, ‘에너지 컨설팅’을 파는 ‘에너지슈퍼마’.동작구청 제공
동작구 상도동 성대골에는 독특한 슈퍼마켓이 하나 있다. 크기는 23㎡(7평)에 불과하고, 진열대에는 과자나 음료수를 찾아볼 수 없다. 대신 고효율의 엘이디(LED, 발광다이오드) 전등과 음식물건조기, 절전형 멀티탭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하나뿐이라는 ‘에너지슈퍼마’이다.
에너지슈퍼마의 주인은 성대골 주민들이다. 이들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에너지 운동’ 필요성에 공감했다. 생활 속에서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다 이 활동을 꾸준히 해나가고자 2014년 1월 ‘마을닷살림협동조합’을 세웠다. 에너지슈퍼마은 조합의 에너지 운동 구심점이 되었다. 2016년 8월 현재 조합원의 수는 40명, 이 가운데 3명이 여기서 일한다.
이곳에서 잘 팔리는 제품은 ‘태양광 휴대전화 충전기’와 ‘햇빛 음식물건조기’다. 전기를 조금도 쓰지 않는 햇빛 음식물건조기는 주부들에게 인기가 있고, 이동 중에도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는 태양광 충전기는 젊은층이 많이 찾는다. 손쉽게 쓸 수 있는 완제품보다 강사의 설명을 듣고 조립하는 형식의 제품이 인기가 높다고 한다. 에너지슈퍼마은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 판매 외에도 가게를 찾는 주민들에게 다양한 에너지 절약 방법도 알려 준다. 마을닷살림협동조합의 실험은 오프라인 매장 운영에 그치지 않았다. 에너지 문제에 대한 노하우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관련 제품도 더 많이 팔기 위해 2015년 2월부터 온라인 쇼핑몰(www.e-super.co.kr)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온라인에서 월평균 100건쯤 물품들이 팔리고 있다.
마을닷살림협동조합의 김소정(46) 대표는 “에너지슈퍼마은 단순히 관련 제품을 팔아 수익만 얻는 곳이 아니다. 에너지 문제에 관한 다양한 정보와 생활 노하우를 전하고, 꾸준한 에너지 운동에 밑거름이 되기 위한 ‘에너지 사랑방’이다”고 했다.
김정엽 기자 pkj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