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육아·미디어·여성교실 모두 모여 ‘인기’

이용자 크게 늘어난 관악구 최초 복합 가족문화시설 ‘관악가족행복센터’

등록 : 2023-06-15 15:17 수정 : 2023-06-15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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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구 신사동에 있는 관악가족행복센터에는 관악구육아종합지원센터, 관악여성교실 프로그램실, 관악문화 재단 미디어센터가 함께 모여 있다. 한 어린이집 아이들이 8일 관악가족행복센터 1층에 있는 놀이체험관 ‘꿈자 람터’에서 신나게 놀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2021년 3700명에서 2022년엔 2만 명

장난감·영유아도서관 가장 인기 있어

25개 육‘ 아센터’ 중 첫 놀이체험관 운영

“서로 시너지 효과 낼 수 있도록 할 것”

“얘기만 듣다가 오늘 처음 왔어요. 집도 가깝고 장난감 종류도 다양해서 자주 이용하면 좋겠어요.”

26개월 된 아이가 있는 여은정(34·신사동)씨는 8일 오전 아이가 어린이집에 간 틈을 타 장난감을 빌리려 관악구육아종합지원센터 내 장난감·영유아도서관에 왔다. “아이가 기차놀이, 퍼즐 맞추기 같은 걸 좋아해서 그런 종류를 찾고 있었죠.” 기차놀이 장난감을 손에 든 여씨는 이미 골라 놓은 장난감 두 개가 있는 곳을 손으로 가리켰다. “아이 한 명이 장난감 두 개만 빌릴 수 있어서, 세 개 중에서 두 개를 선택해야 해요.” 여씨는 “기차놀이 외에 집게놀이와 끼우기놀이 중에서 하나를 고르는 중”이라고 했다.

여씨가 장난감 도서관을 찾은 데는 경제적 이유도 한몫한다. “지금까지는 아이 수준에 맞춰 장난감을 사줬어요. 장난감 하나에 5만원은 줘야 하는데, 금방 흥미를 잃는 경우도 있어 계속 사주기에는 비용이 부담되더라고요.” 여씨는 “이곳은 장난감도 무료로 빌릴 수 있고 책도 함께 빌릴 수 있어 편리하다”며 “앞으로 계속 이용하겠다”고 했다.


신사동에 있는 관악구육아종합지원센터 내 장난감·영유아도서관에는 장난감 2천 개, 책 1천 권가량이 있다. 연회비 1만원만 내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장난감은 아이 한 명당 2주 동안 2개, 책은 3권을 빌릴 수 있다. 강미영 관악구육아종합지원센터장은 “이곳으로 이전하면서 관악구에서 장난감 1천 개를 새로 구입했다”며 “아무래도 새 장난감이 많다보니 엄마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했다.

관악구육아종합지원센터는 관악구가 2021년 6월 문을 연 관악구 최초 복합 가족문화시설인 관악가족행복센터에 자리잡고 있다. 이용 구민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관악가족행복센터는 지하 2층~지상 6층 규모다. 관악구육아종합지원센터 외에도 관악문화재단 미디어센터, 관악여성교실 프로그램실 등이 입주해 있다.

1~4층에 있는 관악구육아종합지원센터는 놀이체험관 ‘꿈자람터’, 리쿠극장, 장난감·영유아도서관, 관악형 육아센터 ‘아이랑’, 128석 규모의 대강당, 육아프로그램실, 세미나실 등을 갖췄다. 5층은 관악여성교실에서 여성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6층은 관악문화재단 미디어센터에서 다양한 영상 촬영과 편집 시설을 갖추고 지역 주민의 미디어 활동을 지원한다.

관악가족행복센터는 2021년 3712명이던 이용자가 2022년 2만945명으로 늘었다. 이중 가장 인기 있는 곳이 장난감·영유아도서관으로 2021년 2063명에서 2022년 8888명으로 늘었다. 꿈자람터 이용자는 2021년 802명에서 2022년 7753명으로 늘었고, 아이랑도 2021년 117명이던 이용자가 2022년 1935명으로 늘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육아프로그램실도 부모와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트윈클 발레, 뽀로로 놀이교실, 케이팝 키즈댄스, 트리트니 신체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성현동에 사는 정은주(35)씨는 딸 윤진서(3)양과 함께 일주일에 두 번 정도 관악구 육아종합지원센터에 온다. “아이가 네 살이 되기 전까지는 집에서 함께 지내겠다는 목표를 세웠어요. 내년에 유치원에 곧바로 보내려고 해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는 정씨는 관악구육아종합지원센터를 자주 이용한다. “매일 집에서 놀아주는 게 한계가 있더라고요. 이곳에 오면 장난감도 많아 아이가 너무 좋아해요.”

정씨는 트리트니 신체활동이나 뽀로로 놀이교실 수업을 신청해 듣는다. 일주일에 1회씩, 한 달에 4회 수업하는데 수업료가 저렴해 좋다고 했다. “한 달 수업료가 2만원인데, 1회 5천원꼴이니 문화센터 같은 곳보다 훨씬 저렴하고 질도 높아요. 선생님들도 모두 좋아요.”

이날 오전에는 육아프로그램실에서 트리트니 신체활동 수업이 있었다. 부모와 아이가 모두 신나 보였다. 강사가 재미있게 수업을 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수업 자체가 아이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강사가 커다란 김밥 모양을 들어 보이더니 아이들에게 다양한 색깔의 김밥 속을 손으로 눌러 빼도록 했다. 신기한 듯 김밥 속을 누르는 아이들 모습이 무척 즐거워 보였다. 강 센터장은 “엄마나 아빠가 아이와 함께하는 프로그램으로, 신청을 받기 시작하면 곧바로 마감될 만큼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1층 놀이체험관 ‘꿈자람터’에는 육아프로그램실보다 아이들이 훨씬 많았다. 이곳은 신체 놀이뿐만 아니라 멀티미디어와 결합한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오전은 어린이집 아이들이 단체로 와서 놀고, 오후에는 어린이집을 다녀온 아이들이 엄마와 함께 와서 논다. 강 센터장은 “구청에서 예산을 굉장히 많이 들여 아이들이 즐겁게 놀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했다”며 “서울시 25개 구 육아종합지원센터 중에서 이런 놀이체험관을 운영하는 곳은 관악구가 최초”라고 자랑했다.

이날 오전에는 한 어린이집에서 단체로 놀이체험관에 왔다. 트램펄린 위에서 방방 뛰는 아이들 모습이 마냥 즐거워 보였다. “하하하~. 깔깔깔~.” 아이들은 뭐가 좋은지 계속 해맑게 웃었다. 뒤쪽 화면에 나온 과일을 손으로 잡아 바구니에 담을 수도 있어 재미를 더했다. “아이들 데리고 놀이체험관에 간다고 하면 어머니들도 무척 좋아하죠. 관악구에 이런 게 있다는 건 엄청난 장점이에요.” 아이들을 놀이체험관에 데리고 온 유지영 관악구 내 한 어린이집 원장은 “가고 싶은 아이들이 많은 만큼 신청부터 경쟁이 치열하다”며 “가능하면 자주 올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했다.

관악구는 앞으로 구민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해 관악가족행복센터 내 프로그램을 늘리고 이용자층을 확대해갈 계획이다. 최환진 관악구 여성가족과 보육정책팀 주무관은 “한 건물에 입주한 육아지원, 여성교육, 미디어센터 등이 서로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충신 선임기자 c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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