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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없는 반포대로서 예술 향연 누려요”

16~17일 4년 만에 다시 열리는 서초구 ‘2023 서리풀 페스티벌’ 미리 보기

등록 : 2023-09-1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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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7일 10차선 반포대로가 거대한 문화예술 야외 공연장으로 변신해, 서초구의 문화예술 축제 ‘2023 서리풀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서리풀 합창제에 참여하는 솜다리합창단이 6일 양재사회복지관 강당에서 ‘사랑의 트위스트’ 노래와 율동을 연습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30개 프로그램, 800여 명 출연해 공연

구민 참여 합창제, 초·중생 콘서트 열려

청년 예술가 연주·버스킹·작품 전시

10만 개 분필로 참여형 거리 드로잉

빈백 독서쉼터·악기체험·놀이기구도

지하철 2호선 서초역 출구 2, 3번으로 나오면 반포대로를 따라 멀리 예술의 전당이 보인다. 반포대로는 지난해 12월 서초구가 문화의 거리로 지정한 구간이기도 하다. 앞서 2018년 예술의전당 일대는 서울시가 음악문화지구로 지정해 현재 서리풀 악기거리로 200여 개의 악기 가게, 공방, 연습실 등이 모여 있다.

평소 차량으로 꽉 차는 10차선의 반포대로가 16~17일엔 거대한 문화예술 야외 공연장으로 변신한다. 서초구의 문화예술 축제 ‘2023 서리풀 페스티벌’이 반포대로 일대 1㎞ 구간, 규모는 약 2만8500㎡에서 펼쳐진다. 초대형 도심 속 음악 축제를 내걸고 2015년 시작된 서리풀 페스티벌은 코로나19 대유행과 수해로 4년 만에 돌아와 올해 6번째를 맞는다.


올해 페스티벌의 주제는 ‘서초 is the Music’이다. 30개 프로그램에 800여 명이 출연해 다양한 장르(클래식, 케이(K)팝, 힙합, 가요, 이디엠(EDM·전자댄스음악))의 공연을 선보인다. 공연은 메인(3천 석), 원형(서초역 인근 규모 10m), 작은 무대 등 3곳에서 나눠 이뤄지고, 참여형 프로그램도 곁들여진다. 유명 아티스트들이 개막(포르테나·김완선·김종국), 폐막(지코·김소현·손준호) 공연을 장식한다.

16일 오후 3시 메인무대에서 열리는 합창제에는 지역 합창단 7곳의 240여 명 구민이 참여한다. 종교와 성별, 세대를 넘어서 음악으로 하나 되는 화합의 장으로 꾸며진다. 불교, 천주교, 기독교 등 종교 관련 3곳, 시니어·여성 등 4곳이다. 60살부터 81살까지 시니어 40여 명이 단원으로 활동하는 양재사회복지관 솜다리합창단은 페스티벌 공연에 두 번째로 참여한다.

거리 드로잉 ‘지상 최대 스케치북’과 도로 위 빈백에 누워 책을 읽고 여유를 즐기는 ‘서리풀 책문화 축제’도 곁들여진다.(사진은 2019년 페스티벌 모습)

페스티벌을 열흘 앞둔 지난 6일 오후 양재사회복지관 4층에서 솜다리합창단원들의 연습이 한창이었다. 단원들은 ‘사랑의 트위스트’를 부르며 율동도 곁들였다. 5년째 단원으로 활동해온 최근호(67)씨는 “매주 모여 2~3시간씩 연습했다”며 “우리의 활력이 청중에게도 전해지길 바란다”고 했다. 서일자(76) 단장은 “지난해 페스티벌이 취소돼 아쉬워했던 단원들이 올해 공연을 기다리며 연습도 더 열심히 했다”며 “우리 합창단의 노래를 듣는 청중도 즐거웠으면 한다”고 했다. 서 단장은 “합창단들 개별 공연 뒤 마지막에 모든 참여자가 ‘아름다운 강산’을 함께 부르며 청중에게 화합의 메시지와 감동의 울림을 전할 거다”라고 알려줬다.

16일 원형무대와 작은 무대에서는 청년 예술가들의 연주, 버스킹 등 재기발랄한 꿈의 무대와 작가의 작품 전시를 만날 수 있다. ‘서리풀 뮤직 라이브’는 플롯, 가야금, 콘트라베이스 등 동서양 음악의 오묘한 조화와 매력을 선사한다. 국제 콩쿠르에서 수상한 청년 피아니스트 4명이 4대의 그랜드피아노에서 합을 맞춰 연주한다. 16개 팀이 페스티벌 내내 버스킹을 선보인다. 작은 무대 뒤편에서 운영되는 청년아트갤러리에서는 작가 31명의 회화, 사진, 공예품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서리풀 주니어 콘서트에는 초·중생 180여 명이 참여한다. 서울 교대부초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서일초 바이올린 앙상블, 서문여중 오케스트라가 음악에 대한 열정을 담아 그간 갈고닦은 재능을 펼친다. 콘서트는 17일 오후 3시 메인 무대에서 소프라노 조수미의 응원 영상과 함께 시작된다.

페스티벌의 최고 인기 프로그램은 ‘지상 최대 스케치북’이다. 거리 드로잉 행사로 올해는 라이트쇼가 더해진다. 16일 오후 2~3시 한 시간 동안 차도 4천㎡는 스케치북 존으로 운영된다. 무료로 나눠주는 10만 개의 형형색색 분필로 아스팔트를 도화지 삼아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며 색다른 추억을 쌓을 수 있다. 아티스트들의 리터치 작업이 곁들여져, 같은 날 밤 9시30분에 열리는 라이트쇼에서 밝게 빛나는 작품으로 변신한다.

거리 드로잉 ‘지상 최대 스케치북’과 도로 위 빈백에 누워 책을 읽고 여유를 즐기는 ‘서리풀 책문화 축제’도 곁들여진다.(사진은 2019년 페스티벌 모습)

이틀 동안 30여 개의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여러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악기 조립하기 등이 열린다. 길 위에서 음악과 책이 있는 도서관을 만나는 색다른 경험도 할 수 있다. 음표처럼 놓인 빈백에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독서 쉼터, 가져온 책을 다른 책으로 바꿀 수 있는 책 장터도 만난다.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는 놀이기구(회전목마, 바이킹, 미니 기차 등) 공간, EDM 유치원 등도 있다.

공연을 보거나 프로그램에 굳이 참여하지 않아도 차 없는 반포대로를 누비며 멀리 예술의전당도 바라보면 가슴이 뻥 뚫리는 상쾌함을 느낄 수 있다. 이강이 서초구 문화예술지원팀장은 “평소 차로 가득했던 공간을 여유롭게 거닐며 주변의 거리 풍경도 즐기고, 유쾌한 일탈을 경험해볼 수 있다”고 했다.

서초구는 친환경 축제가 될 수 있게 텀블러 사용을 권하고 분리배출을 손쉽게 할 수 있게 한다. 이틀 동안 커피차를 운영해 텀블러 이용자 2천 명에게 무료 음료를 준다. 행사장 곳곳에 재활용품과 음식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수거함을 설치한다. 푸드트럭 운영자에게는 종이용기, 다회용기 등을 사용하도록 권장한다.

방문객이 안전하게 즐길 수 있게 이전보다 더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지역의 태권도협회, 유도협회, 무에타이협회 무술 유단자 등 60여 명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행사장을 순찰하며 안전 관리를 한다.

지난 5회 동안 약 90만 명이 찾은 서리풀페스티벌에 올해 10만여 명이 찾을 것으로 서초구는 예상한다. 지난달 축제 추진위원회 회의에서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4년 만에 열리는 서리풀 페스티벌을 지역사회와 힘을 합쳐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개최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전 구청장은 “문화예술도시 서초에서 음악으로 행복과 자유, 즐거움을 누리는 이번 축제에 많은 참여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사진 서초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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