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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 ‘위안부’ 피해 황금자 할머니 10주기 추모기념 전시회 개최

등록 : 2024-03-07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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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 제공

강서구는 8일부터 4월19일까지 구청 1층 로비에서 황금자 할머니 10주기 추모기념 전시회 ‘기부로 세상을 밝히고 별이 된, 황금자 할머니’를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황 할머니(사진)는 1924년 함경도에서 태어나 13살 때 길에서 일본 순사에게 붙잡혀 흥남의 한 유리공장으로 끌려갔다. 3년 뒤 다시 간도로 끌려가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하며 갖은 고초를 겪었다. 광복 후 고국에 돌아왔으나, 당시 겪은 큰 상처로 환청과 망상에 시달렸다. 빈 병과 폐지를 주워 팔면서 어렵게 살아오다, 1994년 강서구 등촌3동 임대아파트에 보금자리를 만들어 강서구와 인연을 맺었다. 2014년 1월26일 90세의 나이로 별세한 황 할머니의 장례식은 강서구 첫 구민장으로 치러졌다.

전시회에서는 황 할머니의 유품과 일대기를 담은 사진 등을 만나볼 수 있다. 할머니가 입었던 한복을 비롯해 노리개, 명찰, 지팡이 등도 전시한다. 또한 생전에 사용하던 통장과 도장, 핸드폰도 함께 볼 수 있다. 사후에 모든 재산을 장학금으로 기탁하겠다는 내용의 유언 증서도 직접 볼 수 있다. ‘강서구민상 대상’(2007), ‘국민훈장 동백장’(2011),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 등 황 할머니가 수상한 각종 상패도 함께 전시한다.

황 할머니는 기초생활수급자 생계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생활지원금 등을 쓰지 않고 평생 모은 1억6500여만원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전달해달라며 강서구장학회에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2006년 4천만원, 2008년 3천만원, 2010년 3천만원 등 세 차례에 걸쳐 총 1억원을 기탁한 데 이어, 2014년에는 생전 유언에 따라 남은 전 재산 6500여만원도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강서구는 2007년부터 2023년까지 17년 동안 학생 50명에게 총 9100여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했다.

진교훈 강서구청장은 “내년이면 광복 80주년”이라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고, 황 할머니가 세상에 남긴 뜻을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충신 선임기자 c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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