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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교육-현장 활동가 연계 점차 중요

경희대 시민교육 강사로 나선 시민단체 활동가 김소연·신수연·이현주씨

등록 : 2019-10-04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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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난민·협치 시민단체 7~8년 활동

(사)시민·경희대 강사 양성 교육받고

‘세계와 시민’ 수강생 대상 90분 특강

“더 많은 시민활동가에 기회를” 목소리

9월30일 오후 경희대 서울캠퍼스 청운관 1층 로비 ‘글로벌 트러스트 월’ 벽화 앞에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이현주(왼쪽부터)·김소연·신수연씨가 ‘세계와 시민’ 강좌 특강을 마친 뒤 밝게 웃고 있다.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바다로 가는 입구가 집집마다 있다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신수연 활동가(녹색연합)는 9월30일 오후 동대문구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의 ‘세계와 시민’ 수업에서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특강을 했다. ‘세계와 시민’ 강좌는 세계시민의 역할과 책임을 익히는 데 주안점을 둔 인문학 교양필수 과목이다. 한 수강생이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동가들은 어떤 활동을 하느냐’고 질문한다. 신씨는 시민참여자들과 함께 현장을 간 경험을 이야기한다. 재활용 쓰레기도 미세플라스틱이 되어 강과 바다로 흘러가 오염원이 된다는 말도 덧붙인다.

같은 시간, 난민인권센터의 이현주씨와 엔피오(NPO, 비영리단체)스쿨의 김소연씨도 각각의 강의실에서 특강을 했다. 이현주씨는 학생들에게 ‘난민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러고는 자신이 만난 6살 콩고 난민, 20살 예멘 난민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김소연씨는 청년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로 변화를 만들어가는 사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청년수당 같은 해결 방안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들여다보고, 동대문 지역에서 공동체 활동을 하는 청년단체들도 소개한다.

이 세 사람과 더불어 시민단체 활동가 10명이 10월 첫째 주에 시민교육 강사로 대학생들과 만났다. 이들은 지난 6~7월 4주간(16시간) 엔피오 활동가 시민교육 강사 양성 과정 1기에 참여했다. 양성 과정은 (사)시민과 경희대 실천교육센터의 공동기획으로 이뤄졌다. (사)시민은 보건복지부의 나눔교육 인프라 구축사업 수행기관인 나눔국민운동본부와 협력해 시민활동가 역량 강화 사업을 하고 있다.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의 실천교육센터와 강사 양성 과정을 설계하고 진행하며 특강을 기획했다.

경희대 실천교육센터장인 김윤철 교수는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직접 와서 경험과 지혜를 나누면서 대학이 현장과 동떨어져 있는 문제점을 풀어갈 수 있다”고 한다. 실제 ‘세계와 시민’ 강좌엔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전부터 강사로 참여해 교육 효과를 확인하고 있다. 김 교수는 “시민교육의 주제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기에 전문성 있는 현장 활동가들과의 연계도 더 중요해질 거라 본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업을 총괄한 (사)시민의 이강준 운영위원장은 “활동가들의 역량은 강의로 소통하면서 더 길러진다”며 “이번 역량 강화 사업은 동향이나 기술 등 정보 습득보다는 대학생, 시민들과의 만남 과정과 그 피드백에 더 중점을 뒀다”고 한다. 그는 더 많은 시민단체 활동가들에게 이런 경험의 기회가 고르게 주어지길 바랐다.

강의를 진행한 세 사람은 “수강생들과의 소통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썼다”며 “양성 과정의 강의와 워크숍이 큰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강사 양성 과정에는 실천교육센터 교수 네 명이 참여해 ‘세계와 시민’ 강좌의 수업 내용 등을 설명하고 수강생들의 특징을 알려줬다. 세 사람은 “사전에 수강생들에 대한 정보와 이해가 없었으면 무표정한 모습이나 무반응에 많이 당황했을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세 사람은 자신의 영역에서 7~8년 일한 베테랑이지만, 이들에게 시민교육 강의는 설레고 긴장되는 일이었다. 대학생 대상 강의가 처음인 김소연씨는 강의 방식을 고민하느라 새벽녘까지 뒤척였다. 참여형 워크숍 방식으로 해볼까 싶어 포스트잇과 매직을 준비해 왔지만 수업시간 제약으로 못했다. 대신 스마트폰 검색을 활용했다. 그는 “민주주의 서울, 청년자치정부 사이트에 들어가 공감을 눌러보는 등 소소한 활동으로 기억에 남게 했다”고 말한다.

신수연씨는 사전에 담당 교수에게 수강생들의 모둠 활동 주제를 파악해 강의 내용에 반영했다. 동물권, 화학물질, 핵발전소 등 모둠 주제 관련 내용을 섞어 관심을 끌어내려 노력했다. 이현주씨는 ‘난민’이란 다소 생소한 주제의 강의를 수강생들이 귀 기울여준 것에 고마움도 표했다. 이씨는 “생각이 같거나 후원해주는 사람들에 안주하지 말고 낯설거나 반대하는 사람들도 만나야 가치를 더 넓혀갈 수 있다”며 “이번 시민교육은 스스로에게도 성장의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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