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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 수영장을 아시나요?

사직 파라다이스 수영장

등록 : 2016-07-07 15:26 수정 : 2016-07-1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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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8월1일, 수영장 뒤로 마무리 공사 중인 종로도서관이 보인다. 개장 당시 학습 분위기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많았지만, 개장하니 여름을 나기 위해 몰려든 사람으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2016년 7월, 사직 파라다이스 수영장이 있던 자리는 어린이 문화원, 도서관과 놀이터로 바뀌었다. 서울시, 기억발전소 제공

울퉁불퉁 비포장길을 따라 올라가면 울창한 숲과 동상, 놀이터 옆으로 새로 개장한 어린이 수영장이 있다. 입장료는 대인 300원, 소인 200원이다. 허기가 질 때쯤이면 근처 간이매점에서 50원에 가락국수, 70원에 짜장면 한 그릇을 먹을 수 있다. 시원한 그늘에 앉아 온 가족이 즐겁게 놀고 배부르게 먹으며 지낼 수 있던 그곳. 서울 근교의 계곡이나 한강 이야기가 아닌 ‘사직 파라다이스 수영장’ 이야기다. 서촌에 사는 이혜정(57) 씨가 회상하는 유년 시절 최고의 피서지는 사직단에 있던 야외 수영장이다. 경복궁 서쪽의 사직단은 토지신과 곡식신의 안녕과 풍년을 위해 제사를 지내던 곳이지만, 일제강점기에는 제사가 중단되고 도시 공원으로 바뀌었다. 해방 후에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아 1960년대 사직단 일대에 수영장, 도서관, 동사무소들이 들어섰다. 사직단은 복원사업을 해서 수영장은 사라지고 지금은 문화재청에서 관리하지만, 혜정 씨처럼 1970년대를 서촌 일대에서 보낸 어린이들은 여름마다, 이곳에서 제사 대신 물놀이를 했다. 위생이 좋은 편은 아니어서, 다녀온 뒤 종종 눈병으로 고생하기 일쑤였지만 집 가깝고 싼값에 그곳만큼 좋은 놀이터가 없었으니 그야말로 어린이들의 파라다이스였을 것이다.

박소진 기억발전소 기획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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