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정신건강, 아무 걱정 말고 상담받아요”

우리 동네 ‘정신건강 지킴이’ 된 중구정신건강복지센터

등록 : 2022-04-07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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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주민의 정신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중구정신건강복지센터 직원들이 사무실 앞에서 손하트를 만들어 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왼쪽부터 조미희 중구정신건강복지센터 아동청소년팀 아동청소년 담당, 이가영 중구보건소 주무관, 송영혜 정신건강증진팀장, 오하영 상임팀장, 강혜선 정신건강관리팀장.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우울·불안 등 다양한 정신질환 상담

주민 심리안정·정신건강 회복도 노력

중증질환자에게 병원 치료비도 지원

재활프로그램 운영해 사회 복귀 도와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만 가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웃 소개로 알게 돼 상담하게 됐습니다.”

중구정신건강복지센터를 찾은 지역 주민 김아무개씨의 말이다. 김씨는 어느 병원으로 가야 할지도 몰라 망설이다가 추천을 통해 중구정신건강복지센터를 찾았다. 김씨는 “중구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알맞은 병원도 소개해줘 지금은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다”고 했다.

“상담 선생님이 스트레스 해소법을 가르쳐줘서 스트레스가 생길 때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었죠.”


학생인 이아무개씨는 학교에서 학업·친구 관계 등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힘들었지만 하소연할 곳이 없었다. 하지만 중구정신건강복지센터 상담사를 만나 터놓고 이야기한 뒤로 답답했던 마음이 많이 풀렸다고 했다. 이씨는 “무기력하고 지쳐서 힘들었는데 병원 치료 안내 외에 치료비도 지원해줬다”며 고마워했다.

“처음에는 밖에 나가는 것도 귀찮고 재활프로그램이 도움이 될까 싶었죠.” 20대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는 손아무개씨는 병원에서 중구정신건강복지센터를 알게 됐다.

손씨는 “함께 치료받는 회원들과 재활프로그램에 참여해 정보도 나누고 고민도 해결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복잡한 현대사회를 사는 시민들은 우울, 불안, 주의력 결핍 등 다양한 형태의 정신질환을 겪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한 이후에는 그 정도가 더 심해졌다. 다양한 정신적 어려움을 겪던 주민들이 중구정신건강복지센터의 도움을 받아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다.

중구정신건강복지센터는 2006년부터 중증정신질환자 관리, 지역정신건강 위기대응,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증진, 고위험군·일반인 대상 정신건강 증진 등의 일을 한다. 오하영 중구정신건강복지센터 상임팀장은 3월 30일 “지역 주민의 정신건강 인식 개선, 정신질환자 치료와 사회 재활을 통해 지역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고 했다.

“예전에는 잠도 안 오고 외로워서 술을 많이 마셨죠. 치료를 시작하고부터 많이 나아졌습니다.” 외로움을 못 이겨 술로 세월을 보내던 김아무개씨는 유서를 남기고 지방으로 내려갔다. 중구정신건강복지센터는 관련 기관과 협력해 김씨의 극단적 선택을 막을 수 있었다. 이후 김씨의 삶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김씨는 중구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1회 상담을 받아 정서적 안정을 되찾았다. 또한 2주에 1회 정신과 진료를 받아 불안과 불면 증세도 완화됐다. 단주 모임에도 참석해 음주 빈도도 줄었다. 또한 지역 자활센터에 취업해 큰 불편 없이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다. 김씨는 “가족도 친구도 없지만, 이제는 외롭지 않다”며 “이렇게 자주 연락하고 챙겨주는 ‘가족’이 있어 든든하다”고 했다.

중구정신건강복지센터는 센터에 등록된 중증 정신질환자에 대해 사례관리 담당자가 직접 방문해 상담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한다. 정신건강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센터에 등록해 치료를 돕는다. 중증 정신질환자가 마음의 안정을 찾고 지역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재활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치료요법, 운동프로그램, 정신건강교육 등의 일상건강관리 프로그램, 지역사회 문화 체험까지 다양한 커리큘럼으로 참여자의 사회 복귀를 돕는다.

자해 위험이 있는 지역 주민을 위해 외래와 입원 치료를 지원한다. 알코올 문제를 겪는 주민을 위해서는 건강음주희망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단주 모임을 운영해 참여자와 소통, 회복자와 상담 등을 하며 단주를 돕는다. 정신건강복지센터는 정신건강 위기 대응(자살예방) 사업으로 지역 주민에게 자살예방교육도 한다.

코로나19로 자가격리를 겪은 나아무개씨가 공황 증세를 호소했다. “극심한 불안감, 심장 두근거림, 과호흡 등의 증세를 호소했죠. 당사자가 스스로 전문의 상담과 약물치료, 입원 등을 원했습니다.” 나씨는 국립정신건강센터에 입원해 치료받고 안정을 얻어 퇴원했다.

중구정신건강복지센터는 코로나19 우울증 예방을 위해 격리자와 재택치료자, 코로나 대응 인력 등에 대한 심리지원 정신건강상담도 한다. 격리 해제 이후에도 주기적인 상담을 통해 심리안정과 정신건강 회복을 돕는다. 고위험군은 전문의 상담도 지원한다.

“초등학교 1학년 아이가 코로나19에 감염될까봐 학교 가기를 두려워하고 1년 동안 학교 급식을 안 먹었죠.” 조미희(38) 중구정신건강복지센터 아동청소년팀 담당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학교 가는 것과 학교 급식 먹기를 불안해하는 초등학생이 상담받은 뒤 학교생활을 적극적으로 잘한 경우가 있다고 소개했다.

중구정신건강복지센터는 정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동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정신건강 지원 서비스를 한다. 아동청소년 사례관리 서비스, 치료비 지원, 온오프라인 학교 정신건강 교육, 방과후 돌봄기관 정신건강증진프로그램, 가족지원서비스(부모 교육) 등 가족과 학교, 지역사회 관련 기관이 함께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구는 지역 주민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권역별 보건지소에서 마음건강 열린상담실을 운영한다. 매주 월요일은 신당5동 교육지원센터, 화요일 다산보건지소, 목요일 약수보건지소, 금요일은 황학보건지소에서 상담실을 연다. 전문 정신건강임상심리사가 1 대 1 심리상담을 하는데,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예약하면 이용할 수 있다. 취약계층 주민의 정신건강을 위해 마음안심버스를 활용한 찾아가는 상담도 한다.

또한 생애주기에 따른 정신건강 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주민 인식을 높이기 위해 생애주기별 맞춤형 마음건강 교육을 한다. 송영혜 중구정신건강복지센터 정신건강증진팀장은 “앞으로 지역사회의 관심을 높이기위한 행사와 알림 캠페인도 할 예정”이라며 “주민들이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이충신 선임기자 c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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