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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 마술사 제공
“남사당패 들어보셨죠? 남사당패는 본래 남자만으로 구성된 유랑 예인집단이에요. 이들은 꼭두쇠(우두머리)를 정점으로 풍물(농악), 버나(대접 돌리기), 살판(땅재주), 어름(줄타기), 덧뵈기(가면극), 덜미(인형극, 꼭두각시놀이)를 공연했어요. 옛날에는 이 여섯 연희 외에 마술(환술)도 있었다고 해요. 마술하는 이를 얼른쇠라고 불렀는데요 이유는 ‘얼른얼른, 빨리빨리’에서 온 의미라고 하네요.”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얼른쇠의 명맥을 잇고자 활발한 작업을 이어온 이훈 마술사는 강북구를 거점으로 전세계를 누비는 역량 있는 마술사이다. 초등학교 시절 생일선물로 받은 마술도구가 계기가 되어 입문했고, 강북구 미아동에 있는 신일중학교 재학 시절 마술사 소경희씨를 만나 지역의 문화소외 계층에 마술로 봉사활동을 다니면서 마술사의 꿈을 차근차근 쌓아 올렸다.
이 마술사를 지금에 있게 한 일생의 기회는 전주에서 열린 ‘전국 청소년 마술 경연 대회’였다. 그는 이 대회에서 대상을 받고 이후 여러 대회에 출전해 상을 휩쓸며 마술계에서 입지를 다져나갔다. 특히 2020~2022년 ‘계룡세계 군 문화엑스포’의 홍보대사로 위촉되면서 마술로서 세계 평화와 한반도의 희망을 전하는 활동을 전개했다.
이 마술사의 공연을 보면 다른 마술 공연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우리네 정서가 깊숙이 녹아 있어 마술에 관심이 있는 어린이들부터 공연을 접하기 힘든 실버층의 마음도 훔친다. 특히 그의 창작 마술인 ‘태극기 마술’은 한국 전통 민요 ‘아리랑’을 빠른 비트로 각색해 음악과 함께 태극기가 휘날리며 마술이 이루어져 순간 화려하고 아름다운 장관을 느끼게 한다. 이 마술사의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한국 전통의 핵심 역할을 하는 ‘남사당놀이’ 중 얼른쇠의 맥을 이어가기 위해 ‘국가무형문화제 제3호’ 남사당놀이 전수자로 합격해 우리의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알리는 일에 힘쓰고 있다. 그는 남사당놀이가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1964년 이래 처음 선발된 얼른쇠 전수자이다.
“전국 안 가본 곳이 없어요. 단 한 명의 관객을 만나더라도 제 공연으로 삶의 재미와 희망을 찾게 된다면 그것으로 무대에 선 의미가 있습니다. 저에게 꿈이 있다면 얼른쇠로서 청소년들에게 꿈을 나누고 나아가 전통 안의 우리의 마술을 세계에 알리고 싶습니다.”
김정현 강북문화재단 기획경영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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