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암시와 ‘더 좋은 삶’

‘자기암시’

등록 : 2023-10-1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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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날마다, 모든 면에서, 점점 좋아지고 있다.”

‘치료 암시’를 실상에 적용한 선구자인 에밀 쿠에(1857~1926)의 저서 <자기암시>(김동기·김분 옮김, 하늘아래 펴냄)가 매일 아침과 저녁으로 반복하기를 권하는 구절이다. 단순히 이 구절만 반복하더라도 ‘삶이 진짜로 날마다 모든 면에서 점점 좋아진다’는 게 <자기암시>의 핵심이다.

지은이인 에밀 쿠에는 순수 화학자가 되고 싶었으나 가정형편 때문에 약사가 된다. 28살에 리에보를 만나 최면술을 본격적으로 연구하다가 ‘플라세보 효과’를 확인하게 되고, 이를 더욱 발전시켜 ‘자기암시법’이라는 자신만의 요법을 창시했다. 그 뒤 진료소에서 자기암시법으로 정신과 몸에 병이 있는 수많은 사람을 치료했고, 명성이 널리 알려진 뒤에는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환자를 치료하고 자기암시법을 전파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

에밀 쿠에는 자기암시가 이렇게 큰 효과를 내는 비결로 ‘상상은 언제나 의지를 이긴다’는 점을 꼽는다. 왜냐하면 ‘상상은 거대한 힘을 가진 무의식에서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구절이든 자기암시를 사용하게 되면 무의식에 각인되면서 뇌에 명령을 내리고, 뇌는 그 명령에 따라 상상력을 일으키면서 삶을 변화시킨다고 보는 것이다.

쿠에는 책에서 자기암시가 효과를 내는 원리와 함께 마음을 변화시키는 자기암시법, 질병을 치료하는 자기암시법, 자기암시를 돕는 수행법 등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쿠에의 자기암시론에 따르면, 인간은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자기암시라는 멋진 성공 도구를 하나씩 가지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 중요한 요소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에밀 쿠에가 개발하고 전파한 치료적 자기암시는 현대로 접어들면서 많은 부분에서 과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하지만 당시 추천의 글에 등장하는 ‘폐결핵 말기였던 30살 주부가 완치됐다’거나 ‘신장염으로 부은 발이 자기암시 이틀 만에 나았다’는 등의 얘기를 접하면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것도 사실이다. 쿠에가 활동한 지 100여 년이 지난 지금 이 시점에서 다시 자기암시를 읽을 때 ‘중도’적 시각이 필요하다고 느껴지게 하는 대목이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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