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예술상 받은 이은우, 손길 따라 그리고 만든 ‘어린이 놀이터’ 같은 전시

손길 모양(~2024년 5월5일)

등록 : 2023-11-0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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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 제공

한 시간 타이머를 맞추고 손이 가는 대로 점과 점을 이어 선을 긋는다. 그러다보면 갖가지 도형들이 연결되고 쌓여 재미있는 모양을 만들어낸다. 이은우 작가가 작업실로 출근해 반복하는 생활 습관이다. 그 작업들은 그리드가 있는 종이에 옮겨지고 도형에 어울리는 질감과 색이 입혀진다.

손과 몸을 써서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의 즐거움으로 가득한 어린이 전시 ‘손길 모양’은 매일 쌓인 작가의 규칙적인 생활을 전시공간 속에 다채로운 모습으로 시각화했다. 드로잉 속 선과 도형이 지면을 벗어나 다양한 물질의 질감과 모양을 가진 조각으로 입체화되고, 한 단계 더 커진 건축적인 형태로 제시됐다.

벽면에 빼곡한 ‘그리기 시리즈’들은 모눈종이에 옮겨 그려진 도형에 색연필과 인테리어 필름으로 재질을 입힌 작품들이다. 각각 완성된 날짜를 제목으로 삼은 작품들이 조각 등 입체 구조물들을 만드는 출발점을 알려준다. ‘나의 개’ 등의 작은 조각 작품은 재료의 질감과 조합을 탐구하는 작업 방식을 잘 보여주는데, 나무와 금속부터 털실과 비즈 같은 시시콜콜한 재료들까지 적어둔 작품 설명이 어린이 관람객의 눈길을 끈다.

건축물 형태의 작품은 어린이가 안을 드나들게 했다. 작가가 만든 도형 조각으로 퍼즐 놀이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한 공간에서는 나무, 금속, 인테리어 필름 등을 직접 만지며 감촉을 느낄 수 있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는 미취학, 초등, 특수학급 단체를 대상으로 전시의 주요 주제인 물질, 노동에 관해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감상·창작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12월부터는 스스로 전시를 감상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는 배낭탐험가 프로그램이 평일 오후에 진행된다.

이 작가는 올해 초 서울문화재단 ‘제1회 서울예술상’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번 전시는 기존 디자인에 집중하던 방식에서 직접 몸을 쓰는 작업 방식으로 확장하며 느낀 긍정적 감정과 여러 가지 재료를 탐구하는 몰입의 경험을 어린이와 공유하려는 마음에서 비롯됐다. 어린이와 함께 작가의 조형 감각을 몸으로 느껴보자.

장소: 노원구 중계동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어린이갤러리 1·2 시간: 화~금 오전 10시~저녁 8시, 토·일·공휴일 오전 10시~저녁 7시, 매월 마지막 수요일 저녁 10시까지 관람료: 무료 문의: 02-2124-5201


이준걸 서울문화재단 홍보마케팅팀 대리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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