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권과 문화와 예술과 여유…

겨울 어느 날 문득 삶을 돌아보고 싶을 때, 서울의 특화 도서관 5선

등록 : 2017-01-12 15:22 수정 : 2017-01-12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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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정보도서관
“도서관은 책과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건물이라는 인식을 넘어, 언제나 더 큰 세상을 향해 열려 있는 창을 상징한다.” 임기를 마치고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05년 전미도서관협회(ALA) 총회에서 한 말이다.

애초 도서관은 권력을 가진 귀족 등 소수들의 전유물이었다. 도서관이 시민들에게 문을 열기 시작한 건 ‘정보의 공유가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부터다. 근대 이후 등장한 공공도서관이 정보기술과 만나면서 단순히 지식을 열람하는 장소를 넘어 다양한 문화의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서울시의 공공도서관도 양적으로 질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 가운데 문화 예술 분야로 특화한 도서관 5곳을 소개한다.

성북구 아리랑정보화도서관

도서관에서 만나는 영화예술

2004년 성북구 구립도서관으로 문을 연 아리랑정보화도서관은 아리랑시네센터, 아리랑미디어센터와 연계해 영화예술 분야 특화 도서관이다. 성북문화재단이 운영한다. 1층 도서관 어귀에 들어서면 2층 높이의 로봇을 먼저 만날 수 있다. 그 뒤로 유아와 어린이실이 있고, 2층에는 문헌정보실과 세미나실, 3층에는 디지털정보실과 개인 학습공간인 일반열람실·자유열람실, 전산실 등의 시설로 이뤄져 있다. 어린이 책 5만3000여 권, 영화를 비롯한 예술 분야 책이 2만여 권 등 총 14만8000여 권의 책을 갖고 있다.


아리랑정보화도서관은 책, 잡지 등을 읽는 도서관 본연의 기능뿐 아니라 지역 예술가와 주민이 함께 문화 관련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만드는 주민 참여형 공간 몫도 하고 있다. 어린이실에서는 1월 한 달 동안 어린이를 위한 스토리텔링 프로그램 ‘언니 오빠가 읽어주는 이야기랑 놀자!’를 진행한다. 바로 옆 건물 아리랑시네센터와 함께 예술영화제를 비롯한 다양한 행사도 수시로 연다.

위치: 성북구 돈암동 아리랑로 82 문의: 02-3291-4990 이용: 평일 7:00~23:00, 주말 7:00~22:00 휴관: 매월 둘째·넷째 월요일, 일요일은 제외한 법정 공휴일

신월디지털정보도서관
양천구 신월디지털정보도서관

모차르트가 흐르는 도서관

신월디지털정보도서관은 지역주민의 문화 향유를 목적으로 2006년 신월4동 복합청사에 만든 양천구 구립도서관이다. 2014년 도서관 4층을 음악자료실로 새롭게 꾸미고 서울시 최초로 음악 특성화 도서관으로 거듭났다. 음악 관련 책을 비롯해 엘피(LP), 시디(CD), 디브이디(DVD) 등 7700장에 이르는 음악 자료를 구비하고 있다.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턴테이블과 시디플레이어, 피시(PC)까지 갖춰 클래식부터 팝, 재즈, 가요, 동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고, 직접 디지털피아노도 연주할 수 있다. ‘안녕, 우쿨렐레’ 등 어린이와 성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악기 연주 강좌와 영화 상영을 하는 등 문화 체험 행사를 수시로 연다.

위치: 양천구 신월동 오목로5길 문의: 02-2065-1260 이용: 평일 9:00~22:00, 주말 10:00~18:00 휴관: 매주 월요일, 법정 공휴일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만화의 집‘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만화의 집’

만화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중구 서울산업진흥원(SBA)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안에 있는 ‘만화의 집’은 만화에 대한 인식 전환과 저변 확대를 목표로 2002년 2개 층 규모로 문을 열었다. 과거부터 신간까지 만화책은 물론이고 애니메이션과 웹툰 등을 만날 수 있다. 1층에는 문화콘텐츠 창작 지원을 위한 국내외 만화와 문화콘텐츠 전문서 등 전문 정보 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 도서정보실과 만화 관련 단체 사무실이, 2층에는 만화 전시실과 국내외 애니메이션 작품을 시청할 수 있는 개인 시청석(14석)과 미니 시어터(54석)가 있다.

‘만화의 집’은 우수 신진작가 발굴과 제작 지원, 국내 만화 작품 소개와 판로 개척을 위한 국외 페스티벌 참가, 만화 관련 문화적 토대 마련을 위한 정보 자료 수집 등 만화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일도 하고 있다.

위치: 중구 예장동 소파로 126 문의: 02-3455-8330~8331 이용: 화~일요일 9:00~18:00 휴관: 매주 월요일, 법정 공휴일

명동 씨네 라이브러리
명동 씨네 라이브러리

극장으로 책 보러 간다

서울에서 사람이 가장 많이 모이는 명동에 자리 잡고 있다. 영화 상영관에서 국내 최초 영화 전문 도서관으로 꾸민 ‘씨네 라이브러리’는 지난해 4만7000여 명이 다녀갈 만큼 ‘핫’한 공간이다.

영화 이론 전문서적을 비롯해 전문가들의 큐레이션을 통해 엄선된 영화 잡지, 시나리오, 콘티북, 영화 원작 소설, 마블 만화 등 1만6000여 권의 영화 관련 서적을 갖고 있다. 기존의 계단식 영화관 형태는 살리고 영화를 상영하던 대형 스크린 자리에는 작은 스크린과 무대를 설치해 영화와 관련한 강연을 열기도 한다. 같은 층의 ‘아트하우스’에서는 쉽게 만나기 어려운 독립영화도 볼 수 있다. 단, 씨지브이(CGV) 명동역점과 명동점 관람표 등이 있어야 이용할 수 있다.

위치: 중구 충무로 2가 하이해리엇 건물 10층 문의: 1544-1122 이용: 12:00~21:00 휴관: 매주 월요일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디자인을 꽃피우는 빛과 여유의 공간

종로구 가회동 북촌 한옥마을에 현대카드가 운영하는 디자인 도서관이다. 현대식 건물과 한옥으로 이뤄진 외형이 독특하다. “책을 매개로 잊혀졌던 삶의 가치를 회복하고 몰입의 시간을 통해 지적인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한다.

3100여 권의 절판 도서와 국내에서 만나기 어려운 8700여 권의 희귀 도서를 포함해 1만5000여 권의 건축, 공공 등 디자인 관련 소장 도서는 국제적인 큐레이터들의 도움으로 선정했다. 1층에는 정기간행물을 비롯해 다양한 디자인 서적을 비치한 북카페와 전시 공간을, 2층에는 희귀본 컬렉션을 포함해 다양한 디자인 전문서적을 전시하는 3개 공간으로 구분돼 있다. 좁은 통로와 계단을 오르내리도록 설계된 동선과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서가, 빛과 여백을 품은 공간도 볼거리다. 디자인 라이브러리 이용은 만 19세 이상 현대카드 회원이어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위치: 종로구 가회동 북촌로 31 문의: 02-3700-2700 이용: 화~토요일 12:00~21:00, 일요일·법정 공휴일 12:00~18:00 휴관: 매주 월요일, 설·추석 연휴

글 박용태 기자 gangto@hani.co.kr

사진 장수선 기자 grimlike@hani.co.kr, 각 기관·업체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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