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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에 천냥 빚도 갚는다.”
말의 중요성을 가리키는 속담이다. 이 밖에도 “말 한 마디로 천년 원수가 된다” “말이 씨가 된다” 등 말과 관련한 속담이 많은 것은 그만큼 말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실제 생활에서 어떻게 말해야 ‘천냥 빚을 갚을지’ ‘천년 원수가 될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일본의 유명 논술강사인 히구치 유이치의 저서 <사람이 따르는 말, 사람이 떠나는 말>(홍성민 옮김, 레몬한스푼 펴냄)은 ‘인간관계를 결정하는 대화습관 39가지’를 통해 말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짚어보게 하는 책이다.
저자는 사람들이 서로 5분만 대화를 나누면 그 사람이 똑똑한지 어리석은지 ‘감을 잡는다’고 설명한다. 일반인 사이에서 이런 인식은 그 사람의 사회생활에서 결정적 변수로 작용한다. 상대방이 어리석다고 판단되면 같이 어울리지 않고, 일도 잘 맡기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똑똑하다’나 ‘어리석다’라는 인식은 노력 여하에 따라서 어쩌면 쉽게 고쳐질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필자는 “똑똑하지 않더라도 똑똑하게 보이는 방식으로 대화하려 노력하다보면 실제로 똑똑해진다”고도 주장한다.
<사람이 따르는 말…>은 이렇게 논술과 말하기를 가르치는 저자가 생각하기에 멍청하고 어리석다고 느껴지는 대화 습관을 모은 책이다. 필자는 그중 우리 사회에서 유행하는 “라떼는 말이야” 유형을 ‘도덕 교과서 같은 설교만 늘어놓는 인물’란에서 가장 먼저 소개한다. 이런 부류의 인물은 “내가 젊었을 때는 무조건 열심히 했어”라며 상황 고려 없이 도덕성만을 강조한다. 하지만 필자는 “새로운 가치관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이 믿는 도덕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면 젊은층으로부터 비웃음만 받을 뿐이라고 강조한다. “라떼”를 부르짖는 시니어의 존재가 한국에만 있는 것은 아님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출판사는 잘못된 대표적인 대화 습관으로 아래의 10가지를 꼽았다. 주변에 이런 사람이 혹시 있는지 한번 살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남의 권위를 등에 업고 잘난 척 한다 △사사건건 트집만 잡는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척한다 △감정에 휘둘려 이성적으로 판단하지 못한다 △일방적으로 자기 말만 한다 △자기 자랑만 늘어놓는다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한물간 유행어로 분위기를 망친다 △착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현실을 무시한 채 이상론만 말한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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