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아닌 취업추천서’ 노사 신뢰 높인다

중소기업·소상공인 멘토에게 듣는 ‘세 가지 성공 비결’ ③ 인사관리 : 최두영 ㈜하얀노무컨설팅 대표

등록 : 2024-03-28 16:08 수정 : 2024-04-23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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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인사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최두영 ㈜하얀노무컨설팅 대표는 “사업주가 근로자를 키워주고 도와줘서 근로자가 성장하고 강해지면 궁극적으로 중소기업 그 자체가 강해지게 된다”는 원칙 아래 고객사들의 성공을 돕고 있다. 최두영 대표가 지난 18일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에서 밝게 웃고 있다. 김보근 선임기자

공군 장교 시절부터 ‘인사관리’ 전문가

고객 업체 성장 때 “가장 큰 보람 느껴”

“사업주, 강한 의지 가지고 약속 지키고

항상 겸손한 자세로 대화 많이 나눠야”

“매장 6개에서 30개로 성장한 음식점업체와 연 매출 40억원에서 110억원으로 성장한 제조업체를 보면 정말 큰 보람을 느낍니다.”

지난 10년간 중소기업·소상공인에 인사관리 서비스를 제공해온 최두영 ㈜하얀노무컨설팅 대표(경영지도사)는 ‘가장 보람 있었던 일’로 고객의 성장을 꼽았다. 고객의 성장을 중요시한 덕에 2014년 초 설립된 ㈜하얀노무컨설팅의 고객 수는 꾸준히 늘어 3월 말 현재 사업장 수 기준으로 173곳에 이른다.

지난 18일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에서 만난 최 대표는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받으려면 “‘인사가 만사’라는 정신에 입각해서 기업 대표는 물론 근로자들의 만족감을 높이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그 핵심은 ‘중소기업·소상공인의 노사관계’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관계’와 같은 관점으로 보는 것이다.


“대기업이 ‘큰형님’으로서 어떤 것을 양보하며 중소기업의 성장에 도움을 주면, 나중에는 대기업도 성장한 중소기업의 도움을 받게 됩니다. 이처럼 사업주가 근로자를 키워주고 도와줘서 근로자가 성장하고 강해지면 궁극적으로 중소기업 그 자체가 강해지게 됩니다.”

그의 이런 ‘상생의 인사관리론’은 공군 장교 시절부터 인사 문제를 다뤄온 오랜 경험으로 형성됐다. 최 대표는 2010년 1월1일부터 2012년 12월31일까지 만 36개월을 공군 인사행정 장교로 복무했다. 근무지인 경남 진주공군교육사령부에서 입대 장병부터 예비군관련 업무까지 복잡하고 다양한 업무를 다양하게 처리했다고 한다. 최 대표는 이곳에서 “새로운 인사행정 아이디어를 내 3성장군인 사령관에게 직접 보고”하기도 하고 “군대에서도 공정한 인사원칙을 적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고 말한다.

최 대표는 전역한 뒤 바로 경영지도사에 도전해 2013년 10월 자격증을 획득했다. “컨설팅 산업, 특히 인사관리 부문의 컨설팅은 선진국으로 가면서 반드시 성장할 사업이며, 선진국으로 갈수록 중요해지는 사업”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취업 추천서.

이후 2014년부터 하얀노무컨설팅을 설립해 다양한 인사관리 문제를 다루면서 “인사가 만사”라는 그의 믿음은 더욱 강해졌다. 그는 최근에는 “노사관계는 연인 관계 같다”는 관점을 적용하면서 고객의 만족도를 조금 더 높이게 됐다고 말한다.

“연인들이 이별하듯이 노사관계에서도 근로자가 회사를 떠날 때가 있습니다. 이때 연인이나 노사 당사자가 서로 아쉬운 부분만 얘기하면 부정적 감정을 가지게 됩니다. 이와 반대로 헤어지더라도 좋았던 기억을 서로서로 상기시키면 헤어진 다음에도 좋은 친구로 남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 대표는 이런 시각으로 인사관리 문제를 다루면서 “노사가 헤어질 때도 법정으로 가지 않고 원만한 이별을 갖도록 한 경험이 많다”고 한다.

최 대표가 떠나가는 근로자들에게 ‘취업추천서’를 써주는 컨설팅을 제안하는 것도 바로 ‘노사관계는 연애관계’라고 보는 원칙이 녹아 있다. ㈜하얀노무컨설팅에서도 최 대표는 떠나는 직원들에게 “어떤 어떤 부분을 잘했다”는 내용을 중심으로 취업 추천서를 작성해서 준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재취업을 막기 위해 작성하는 블랙리스트와는 정반대 개념의 문서다. 이는 이직 후 재취업에 도움이 되도록 다음 사업장에 근로자의 성과와 직무능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원활한 채용이 이루어지게 한다.

최 대표는 인사관리 문제를 잘 풀어내는 것은 이런 ‘배려심’이라고 본다. 최 대표는 사업주가 동일한 금액의 상여금이나 성과급을 줄 때도 ‘배려심의 차이’는 다른 효과를 만든다고 말한다. 최 대표는 “직원들에게 돈만 주는 것이 아니라 문자나 손편지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작아 보이지만 이런 마음이 전달될 때 직원들의 몰입도와 만족도가 크게 높아지면서 타사와의 경쟁에서 이길 힘이 된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10년 전과 비교할 때 근로자들의 평균 근속연수가 눈에 띄게 짧아졌다”며 “앞으로는 기업의 성패에서 ‘노사 모두의 만족감을 높이는 인사관리’가 더욱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성공적인 인사관리를 위해 △강한 의지를 갖고 약속을 지키자 △겸손한 자세로 대화를 많이 하자 △인사관리 문제에 대해 항상 공부하는 자세를 갖자는 제안을 했다.

최 대표가 지난 2월 5일 고객사인 ㈜콘타이와 꼬란타이 등의 요청으로 경기도 성남시의 한 교육장에서 음식점업의 인사관리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최두영 대표 제공

1 강한 의지를 가지고 약속을 지키십시오

근로자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은 가장 중요하고 가장 강력한 신뢰구축 방법입니다. 가령 어떤 목표 매출을 달성하면 어떤 성과급을 준다고 했다고 합시다. 그런데 막상 목표를 달성했을 때 어떤 조건을 붙여 애초 약속을 비틀어서는 안 됩니다. 사업주가 예상하지 못한 큰 매출이 났을 때도 자신이 약속한 것을 지급해야 합니다. 그러면 이후에도 또 그런 ‘놀라운 매출’이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높아진 노사 간 신뢰가 생산성을 높이기 때문입니다.

법을 지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놀랍게도 아직 현장에는 임금을 지급하거나 산정하는 방식, 휴가를 부여하는 기준, 회사에서 마련한 예산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법령이나 행정해석과 다르게 운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2024년 대한민국의 정보 공개 수준과 노동관계법률에 대한 높은 관심을 생각한다면 주먹구구식이 아니라 강한 의지를 가지고 사소하고 작은 부분에서조차 법률을 준수하는 인사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항상 겸손한 자세로 대화를 많이 하십시오

사업주가 대화를 잘 하지 않고 근로자를 설득하지 않으면, 소통 부족으로 인한 비효율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령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그 일은 했나요?”라고 물을 때, 단순히 궁금해서 묻는 것인지, 업무 완수 여부에 대한 질문인지에 따라 근로자의 대응방법은 달라져야 합니다. 이때 근로자가 사업주에게 다시 한번 정확한 뜻을 물어볼 수 있는 부드러운 문화가 돼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잘못된 판단으로 회사에 손실을 끼칠 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물건이나 숫자와 다릅니다. 작은 말 하나에도 용기와 의지력이 높아져 200% 결과를 내기도 하지만, 사소한 말 하나에도 좌절하고 집중하지 않음으로써 회사에 피해를 주기도 합니다. 회사에 강압적이고 권위적인 분위기가 남아 있다면, 힘들고 어렵더라도 토론하고 설득하는 분위기로 바꾸어야 합니다. 그래야 일도 잘됩니다. 겉으로만 “네네” 하는 직원이 아니고 마음속으로도 “이건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직원이 많은 기업이 강한 기업입니다.

3 인사관리 문제에 대해 계속 공부하고 배워야 합니다

사업주가 인사관리를 다른 분야처럼 하위 직원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인사관리 문제야말로 대표가 관심을 가지고 처리해야 할 일이 많은 분야입니다.

옛날에는 신문 등 언론에 노동 관련 기사가 거의 없었습니다만 요즘은 등장하는 빈도가 매우 많아졌습니다. 요즘 열풍처럼 불고 있는 환경·사회·투명경영(ESG)에서도 노동문제가 매우 중요하게 다뤄지는 등 인적자원관리에 대한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고 사회적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언론에서 정보를 얻으면서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홈페이지나 관련 서적 등을 통해 그 문제를 더 깊이 있게 살펴보기 위해 노력하십시오.

그러면서 가령 1980년대의 근로자와 2024년 근로자에게 하루 일당과 하루 휴가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할지 물어본다고 생각하고 답변도 추측해보십시오. 직원의 마음을 읽고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은 고객의 마음을 읽고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만큼 중요합니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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