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사람에게 달려있다

잠깐! 고사성어

등록 : 2016-04-06 17:46 수정 : 2016-04-27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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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정재인(爲政在人) 할 위, 정사 정, 있을 재, 사람 인

국회의원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어떤 후보가 우리나라와 지역을 위한 적임자일까? 아직도 연고주의가 위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당색을 떠나 인물을 중시하는 경향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민주사회에서 선거의 기능은 대의정치의 적임자를 뽑는 데 있겠다. 적임의 내용에 대해서는 각자 생각이 다를 수 있어도 인물의 헌신성, 도덕성, 청렴성 등은 기본이 되는 선택 기준일 것이다. 한 표를 얻으려는 사람의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는 뽑는 사람의 안목도 중요하다.  

<논어> ‘안연’ 편에 보면 제자 번지가 공자에게 지(知)에 대해 묻는 장면이 나온다. 공자는 “사람을 알아보는 것(知人)”이라고 일러준다. 번지가 무슨 뜻인지 바로 알아듣지 못하자 공자가 재차 설명한다. “곧은자를 뽑아 여러 굽은 자들 위에 두면, 굽은 자를 곧게 할 수 있다(擧直錯諸枉 能使枉者直).” 공자의 가르침을 전해 들은 다른 제자가 탄복한다. “참으로 옳은 말씀이다. 옛날에 순임금이 사람들 가운데서 고요를 선발하여 쓰시니 불인(不仁)한 자들이 멀어졌다. 탕임금이 여러 사람들 가운데 이윤을 선발하여 쓰시니 불인한 자들이 멀리 사라졌다(舜有天下 選於衆 擧皐陶 不仁者遠矣 湯有天下 選於衆 擧伊尹 不仁者遠矣).” 고요는 공명정대한 법관이 되었고, 요리사였던 이윤은 명재상이 되었다. <논어>의 이 고사에서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선거(選擧)라는 말도 유래했다.  

왕정이든 민주정이든 정치는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다. 노나라 애공이 공자에게 정치를 묻자 공자가 답한다. “정치를 하는 것은 사람에게 달려 있다(爲政在人). 좋은 ‘사람’을 얻으려면 ‘자신’부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자신을 닦는 것은 도로써 하고, 도를 닦는 것은 인(仁)으로써 한다.”(<중용>) 여기서 자신은 군주 자신이고, 사람은 현신(賢臣)을 말한다.

오늘의 민주주의에 대입하면 군주는 주권자인 국민이고, 현신은 대의정치의 대리인이다. 좋은 대리인을 얻기 위해서는 주권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현군이 눈 부릅뜨고 현신을 찾는 나라는 융성하고, 암군과 간신이 설치는 나라는 쇠망했다. 국민이 눈 부릅뜨고 현명한 정치인을 가려 뽑아 부정한 자들 위에 놓으면, 아무리 간사한 정치인인들 함부로 설쳐대지 못할 것이다. 위정재인의 대상 속에는 국회의원뿐 아니라, 마땅히 대통령도 포함된다. 주권자들이 주권의식을 잃지 않으면, 대통령인들 어찌 국민 눈치를 살피지 않겠는가. ‘그 국민은 그 수준에 맞는 정치를 가진다’는 말은 진부할 정도로 지당하다. 민의의 심판관들이여. 투표소에 들어갈 때 이 말을 꼭 새기며 들어가자. 정치는 사람에게 달려 있다. 위정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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