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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는 하루치의 배급을 못 받게 되는데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쇼를 보러 가는 사람들이 몇 명씩은 꼭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죽음의 수용소에서 노래, 춤, 시 낭송, 풍자극을 펼쳤던 <죽음의 수용소에서> 저자 빅토르 프랑클의 회고다. <연극치료, 연극의 뿌리를 찾아서>(학지사 펴냄)의 저자인 이선형 전 한국연극치료협회장은 이 프랑클의 회고를 인용하면서 “수용자들은 생존의 가장 기본적인 음식마저 포기하면서 예술 행위에 참여했다”며 “예술 행위는 맛있는 음식이나 안락한 침대가 줄 수 없는 정신적 위안을 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저자는 “종합예술인 연극 또한 이러한 예술의 위로와 치료의 특징이 있다”고 강조한다.
한국연극예술치료학회가 기획한 ‘알기 쉬운 연극치료 시리즈’ 두 번째 책인 <연극치료, 연극의 뿌리를 찾아서>는 이렇게 연극이 가진 치료의 특징을 연극의 기원과 연극의 4대 요소(무대, 관객, 배우, 희곡)를 중심으로 설명한다. 저자는 연극의 기원과 4대 요소에서 치유의 원리를 찾으려는 이유에 대해 “어려움에 부닥치게 되면 기본부터 시작하는 것이 상책”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연극치료사가 연극의 기본적인 특성을 잘 이해하면 더욱 훌륭한 치료사가 될 수 있고, 연극을 전공하거나 직업으로 삼는 사람이 연극의 본질인 치료적 성격을 잘 이해하면 연극 작업이 더욱 행복할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연극의 제의기원설에서 우선 치료적 속성을 찾는다. 제의기원설은 원시인들이 풍요의 원천이면서도 때로는 폭우나 폭풍 등으로 흉포해지는 자연에 제사를 지내면서 연극이 출발했다고 본다. 이때 제사장은 배우이자 연출가다. 그는 노래와 율동과 색을 조합한 일정한 형식 속에서 제의의 플롯을 만들어낸다. 제의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연극의 4요소도 치유적 속성을 갖는다. 가령 배우는 자신의 역할과 관객의 반향을 통해 현실에서는 느낄 수 없는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고, 때에 따라 감정이 정화됨을 느끼기도 한다. 극적 공간에서 관객을 앞에 두고 역할을 열연하는 배우는 관객과 교감하면서 전율, 쾌감, 정화됨을 통해 성장, 변화, 치유의 느낌을 받는다. 저자는 이런 배우의 치유적 속성을 잘 이해할 때 연극치료가 더욱 큰 치유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김보근 선임기자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김보근 선임기자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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