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치유하는 장애예술 한자리에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 입주예술가 6팀의 30여 점 ‘기울기 기울이기’ 전시

등록 : 2024-10-03 16:44 수정 : 2024-10-03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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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재단과 예술의전당 공동기획
9.26~10.15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

지난달 26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장애예술 주제기획전 ‘기울기 기울이기’ 개막식에서 참여 작가 6팀과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둘째 줄 오른쪽부터 이정원효성그룹 커뮤니케이션실장,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 장형준 예술의전당 사장.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이창기)이 예술의전당(사장 장형준)과 공동기획한 장애예술기획전 <기울기 기울이기>가 지난달 26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이달 15일까지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에서 전시된다.

지난달 26일 예술의전당 ‘기울기 기울이기’ 개막식에서 자신의 작품 앞에선 김진주 작가.

이번 기획전을 위해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 14기 입주예술가 6팀이 신작을 포함해 작품 30여점을 공들여 내놨다. 작가들은 서로 다른 기법으로 비장애인에게는 잘 보이지 않는 ‘기울기’에 대해 다양한 말을 건낸다. △귓속말의 다정함을 표현해 소리와 촉감으로 감상할 수 있게 한 김은정(설치) △관찰 드로잉으로 식물의 생태 변화를 그린 김진주(구족화) △장애로 인해 절대 정복할 수 없게 된 산을 해석해 구성해 낸 라움콘(이기언(Q레이터)+송지은, 오브제) △후천적 시각장애로 변화하는 삶과 감정을 표현한 박유석(미디어아트) △상상 속 괴물의 부정성을 억제하며 광목에 먹으로 그려낸 윤하균(동양화)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서울 풍경 연작을 선보이는 허겸(회화) 등이다.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는 지난 2007년부터 17년간 350여명의 장애예술인이 거쳐 간 상징적인 공간이다. 서울문화재단은 이 센터를 통해 장애예술인에게 작업공간을 제공하는 ‘입주예술가 창작지원사업’과 창작활동 및 발표를 지원하는 ‘장애예술인 창작활성화 지원사업’을 운영 중이며 제휴사업도 추진해 장애예술인의 안정적인 창작 환경과 예술생태계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입장료는 무료이고 전시설명은 매주 토요일 현장 참여로 가능하다. 쉬운 도슨트(오전 11시)와 도슨트(오후 3시)가 따로 준비됐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작품별로 제작된 촉각 도구가 새로운 감상법을 제시한다. 작품 감상 촉각 도구를 직접 만들어보는 ‘눈과 손으로 전시 보기’ 워크숍도 9일 진행될 예정인데 가족, 친구 등 단체로 신청할 수 있다. 작품 감상 촉각 도구는 저시력자가 작품 앞에서 손으로 작품의 미니어처를 만지며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도구를 말한다.

이번 전시는 서울문화재단과 예술의전당이 공동으로 주관하고 효성그룹이 후원했다.

26일 열린 개막식에는 작가와 가족, 귀빈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장애예술인의 작품을 문턱 없이 감상할 수 있도록 시도한 이번 전시가 많은 시민에게 다양한 의미로 기억되길 바란다”라며 “이러한 노력이 장애예술인의 창작 활성화를 이끌고 예술 현장에서 약자와의 동행을 실천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김형희 이사장은 "장애예술인들은 창작활동을 해도 발표할 기회가 많이 없는데 제도에 앞서 재단과 문화시설, 후원기업이 함께하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사회적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하변길 기자 seoul01@hani.co.kr

사진 서울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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