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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나 15분 안에 닿을 수 있는
숲길, 주민 ‘건강 지킴이’로 맹활약 중 [지난해 12월 서울 중구는 총 5.14㎞에 이르는 남산자락숲길을 전면 개통했습니다. 중구 어디서든 15분 안에 도착하는 남산을 만들기 위해 2022년부터 추진한 결과입니다. 이에 대한 중구 공무원의 기고문을 싣습니다. 편집자주]
숲길, 주민 ‘건강 지킴이’로 맹활약 중 [지난해 12월 서울 중구는 총 5.14㎞에 이르는 남산자락숲길을 전면 개통했습니다. 중구 어디서든 15분 안에 도착하는 남산을 만들기 위해 2022년부터 추진한 결과입니다. 이에 대한 중구 공무원의 기고문을 싣습니다. 편집자주]
남산자락숲길의 겨울. 중구 제공
걷기 좋은 숲이 가까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축복이다. 서울 중구에는 남산이 있다. 남산은 자연을 찾아온 이들에게 기꺼이 숲을 내준다. 다만, 휠체어와 유모차, 어르신에겐 쉽게 곁을 내주지 않았다. 자연의 손길이 더 필요한 약자에게 숲은 ‘그림의 떡’일 뿐이었다. 남산자락숲길이 전면 개통되기 전까진.
남산 주변의 무학봉, 대현산, 금호산, 매봉산은 한때 남산자락의 일부였다. 오랜 세월 비바람의 풍화작용으로 산길은 드문드문 끊어졌다. 중구는 이 구간 5㎞를 경사가 완만한 데크길로 연결했다. 공사하면서 나무 한 그루 함부로 베지 않았다. 나무가 데크와 맞닿으면 나무가 원래대로 자랄 수 있도록 데크를 통화시켜 섬세하게 보존했다. 숲길 조성에 필요한 비용 60억원은 산림청 등에서 확보했다. 외부 자원으로 ‘가성비 갑’의 공간을 마련한 셈이다.
남산자락숲길은 개통 전부터 지역의 큰 관심을 모았다. 길이 놓이기가 무섭게 주민들이 찾아왔다. 홍보가 필요 없었다. 바닥에서 다소 높은 곳에 설치된 공중보행로는 숲을 보는 ‘관점’을 바꿔놓았다. 나뭇가지가 무성한 숲의 상부가 눈높이에 더 가까워지면서 계절의 변화를 한층 그윽하게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이곳은 곧 주민의 ‘최애’ 공간으로 부상했다.
초가을 남산자락숲길. 중구 제공
작년 ‘중구 정책 톱10’ 조사에서 주민들에게 힘이 돼준 정책 1위로 상·하반기 모두 남산자락숲길이 선정됐을 정도다. ‘중구 어디서나 15분 안에 닿을 수 있는 숲길이 있어 행복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숲에 길이 나기 시작하고 10개월이 지난 지금, 남산자락숲길은 ‘건강 지킴이’로 맹활약하고 있다. 유모차를 끌고 나들이 나온 가족, 흙길에서 건강을 다지는 어르신, 반려견과 산책하는 사람들을 흔히 만날 수 있다. 현대인이 앓는 병 대부분은 걷기로 치유할 수 있다. 자주 걸으면 면역력과 근력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분을 좋게 하는 호르몬도 분비된다. 무엇보다 걷기는 공짜다. 매일 5㎞의 숲길을 걷는 사람과 그러지 않은 사람의 건강은 1년 뒤 어떤 차이를 보일까? 주민에게 돌아간 무형의 혜택은 그 가치를 돈으로 따질 수 없다.
숲에 길이 나기 시작하고 10개월이 지난 지금, 남산자락숲길은 ‘건강 지킴이’로 맹활약하고 있다. 유모차를 끌고 나들이 나온 가족, 흙길에서 건강을 다지는 어르신, 반려견과 산책하는 사람들을 흔히 만날 수 있다. 현대인이 앓는 병 대부분은 걷기로 치유할 수 있다. 자주 걸으면 면역력과 근력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분을 좋게 하는 호르몬도 분비된다. 무엇보다 걷기는 공짜다. 매일 5㎞의 숲길을 걷는 사람과 그러지 않은 사람의 건강은 1년 뒤 어떤 차이를 보일까? 주민에게 돌아간 무형의 혜택은 그 가치를 돈으로 따질 수 없다.
하늘에서 본 남산자락숲길(황토흙길). 중구 제공
지역경제에도 ‘남산자락숲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서울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남산자락숲길 전망대는 인플루언서들이 다녀가면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보통 관광객들은 명동에서 남산 정상으로 곧장 향하곤 한다. 남산자락숲길로도 내려온다면 숲의 아름다움을 속속들이 보고 갈 수 있을 터이다. 관광객을 위한 남산자락숲길 지도를 제작한 건 그 때문이다. 접근로를 한데 모아 표시하고 ‘힙당동’(힙한 신당동) 등 숲의 끝에 자리한 ‘핫플’을 곁들였다.
철학자 니체는 산책을 즐겼다고 한다. 호숫가를 거닐며 현대 철학의 주요 사상을 완성했다. 음악가 베토벤이 악상의 영감을 주로 얻은 곳도 나무가 우거진 숲길이다. 이 밖에도 수많은 사상가와 예술가들이 두 발로 걸으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남산자락숲길 위에서도 역사에 길이 남을 예술 작품이 탄생할 날이 오지 않을까.
김소영 중구 홍보담당관 주무관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