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떠나자! 도심캠프로”…오붓한 별 밤이 기다린다

‘5성 캠핑장’ 소문난 중랑캠핑숲 등 서울 캠핑장 15일 예약 접수

등록 : 2017-06-0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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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캠핑숲 전경
여름의 길목이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서울의 캠핑장들이 붐비고 있다. 강바람이나 개울가 소리에 잠들고, 새 지저귀는 소리에 일어날 수 있는 곳. 더구나 복잡한 준비 없이 가볍게 떠날 수 있는 덕에 인기 캠핑장은 지난달부터 만원이다.

시름은 잠시 내려놓고, 가까운 곳에서 여름날 서울 풍경을 눈에 담아보자. 깊은 밤 분홍 장미 꽃잎이 하나둘 떨어지는 동안, 봄의 끝자락을 타고 빌딩 사이로 동이 터오른다. 밋밋했던 일상에 색이 칠해진다. 도심 캠핑에서만 누릴 수 있는 맛이다.

중랑캠핑숲 가족캠핑장
아담한 숲의 낭만, 중랑캠핑숲 가족캠핑장

“온통 초록이다!” 중랑캠핑숲에 들어서자 초록을 처음 본 양 말이 터졌다. 나무마다 녹즙이 뚝뚝 떨어지는 듯했다. 서울 중랑캠핑숲 가족캠핑장은 경의중앙선 양원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로, 주말에도 주변이 한적한 편이다. 인파가 적고 관리시설이 깨끗해 서울 캠핑족들 사이에서 ‘5성급 캠핑장’이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4인 기준의 총 47개동 텐트 구역이 서로 여유롭게 떨어져 있어 편하다. 그릴과 램프 등 캠핑에 필요한 대부분의 물품은 현장에서 대여할 수 있고, 들머리에 작은 마트가 있어 깜빡 잊은 생필품도 쉽게 구할 수 있다. 한여름에는 물놀이장과 야외스파장도 운영한다. 초보 캠핑족들도 적응이 쉬울 만큼 식기세척장, 주차장, 샤워장 등 구성이 알차다.

어스름 저녁이면 아담한 숲에 낭만이 서린다. 개성 있게 꾸민 남의 집 텐트를 슬쩍 구경하며 산책했다. 밤 10시경, 캠핑장의 가로등이 차례로 꺼진다. 온전한 밤이다. 가족들은 미리 챙겨온 모니터 코드를 발전기에 꽂아 자녀들과 영화를 보다가 까무룩 잠이 들고, 청년들은 남은 숯불에 불량식품을 구워 먹으면서 잔에 달을 채우며 이야기를 이어간다.

별빛이 오를수록 초여름 밤의 소리도 깊게 울린다. 연못가 개구리들의 목청은 대단했고, 이따금 이름 모를 새들이 우우 하며 추임새를 넣었다. 도시 촌놈들이 어리둥절할 즈음, 자동차 소리가 빠르게 가로지르며 여전히 서울임을 알렸다. 여름의 맛이 피어올랐다.


난지캠핑장
여름 캠핑 시작은 ‘예약’, 이달 15일부터 접수

일상인 듯, 일상 아닌, 일상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이 서울 캠핑의 매력이다. 텐트 하나 들고 중랑캠핑숲에 입촌한 4인 인원을 기준으로, 1박2일간의 비용을 합산해봤다. 장소 대여(2만5000원), 그릴 대여(1만원), 램프 대여(5000원), 전력 사용(3000원)부터 기타 식비와 잡비(5만원)까지 9만원 남짓 들었다. 저렴하게 잘 쉬었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

이런 장점에 난지·노을 같은 인기 서울캠핑장은 예약이 만만치 않다. 통상 매월 정해진 날짜부터 누리집에서 다음 달 치 예약을 받는데, 때마다 서버가 다운된다. 경쟁을 피해 중랑숲처럼 한적한 야영지로 가거나 평일을 하루 껴서 예약하면 좀 낫다.

올해는 기존 5개 캠핑장(난지·노을·서울대공원·중랑·강동그린웨이) 외에 노원구 초안산캠핑장이 추가로 개장했다. 성동구 서울숲캠핑장과 구로구 천왕공원캠핑장 등 2곳도 7·8월 임시 개장한다. 오는 6월15일부터 대부분의 서울캠핑장이 여름철 예약 접수를 시작한다.

초안산캠핑장
자연보호, 캠핑장 규칙 지키며 두배 즐겁게

도심 캠핑장을 충분히 즐기려면 ‘자연에 대한 배려’도 필요해 보인다. 가족들과 난지, 노을캠핑장에 이어 중랑캠핑숲을 해마다 찾았다는 임지숙(43)씨는 캠핑 비법을 묻자 “쓰레기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라 답했다. 웬만한 것은 집에 있는 것을 활용해 일회용 제품 사용을 줄였다. 이처럼 머무른 흔적 없이 떠나야 자연 속 캠핑의 의미가 있고, 아이들 교육에 좋다는 것이다. 서울 각 캠핑장에서는 500원이나 1000원의 추가 비용으로 해당 자치구의 종량제봉투 등을 사도록 하고, 청결과 위생을 기본 수칙으로 둔다.

갑작스러운 강풍에 대비해 텐트를 단단히 고정한다든가 말벌 등 야생동물을 조심하고, 화재에 대비해 화기류의 잔불을 꼼꼼하게 확인하는 등 캠핑장 필수 수칙을 지키는 것도 탈 없이 캠핑을 즐기는 요령이다. 서울시 누리집(seoul.go.kr/story/camping)에서 각 캠핑장에 대한 세부 정보를 제공하니 예약 전에 꼼꼼히 확인해보자.

서울 추천 캠핑장

서울 캠핑장

·마포구 난지캠핑장(1544-1555) | 마포구 노을캠핑장(02-304-3213) |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자연캠프장(02-502-3836, 02-500-7870)| 중랑구 중랑캠핑숲 가족캠핑장(02-4 34-4371~2) | 강동구 강동그린웨이 가족캠핑장(02-2045-7880) | 노원구 초안산공원 캠핑장(02-2289-6865)

·매월 5일 또는 15일부터 다음 달 치 선착순 예약(캠핑장별 날짜 확인 필요)

·서울시 누리집 (seoul.go.kr/story/camping) 서울의 산과 공원 누리집 (parks.seoul.go.kr/parks), 서울시공공예약서비스 누리집(yeyak.seoul.go.kr)

서울 7·8월 임시 개장 캠핑장

·성동구 서울숲 캠핑장(02-2286-5654~6)

·구로구 천왕공원 캠핑장(02-860-3086)

·6월15일부터 서울시공공예약서비스 누리집(yeyak.seoul.go.kr) 선착순 예약.

서울 외곽 서울캠핑장

·횡성 별빛마을 서울캠핑장 (강원도 횡성군 강림면 월현리 1317-1 (구)월현분교 033-342-4586)

·포천 자연마을 서울캠핑장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사정리 136-1 (구)사정분교 031-533-9535)

·제천 하늘뜨레 서울캠핑장 (충청북도 제천시 송학면 송한리 543 (구)송한분교 043-652-3926)

·매월 10일 혹은 15일 서울시공공예약서비스 누리집(yeyak.seoul.go.kr) 선착순 예약.

글·사진 전현주 객원기자 fingerwhale@gmail.com

사진 <한겨레 자료사진>, 초안산캠핑장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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