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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심우장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심우’. 공연은 24일과 25일, 만해 한용운 입적일인 29일 열린다.
성북동을 찾는 발걸음이 늘고 있다. 삶의 향기를 간직한 고즈넉한 골목길뿐 아니라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를 만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성북동 마을 여행의 시작 또는 마무리 장소로 손꼽히는 곳이 심우장(성북구 성북로29길 24)이다.
심우장의 외견은 지나치기 쉬울 정도로 소박한 한옥이다. 그런데도 발길을 끌고, 내면에 거대한 울림을 안긴다. 만해 한용운의 사상과 삶의 흔적이 주는 힘이다. 성북구는 심우장을 주저 없이 ‘성북구의 심장’으로 소개한다.
심우장은 만해 한용운 선생이 말년을 보낸 곳이다. 한옥으로는 흔치 않은 북향이다. 조선총독부를 마주하기 싫어 일부러 그렇게 지었다 한다. 항일운동을 주도했던 한용운 선생이 심우장으로 옮긴 뒤 그를 따르는 독립운동가들이 성북구 일대로 이주해 활동하게 되었다. 자연스레 인근 중·고등 교육기관의 학생들도 독립운동에 참여했으며 이 과정에서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탄생했다.
한용운 선생이 성북동에 자리를 잡은 이유는 당시만 해도 지역의 산세가 험해 일제의 눈을 피하기에 유리했고, 만일의 경우에는 정릉-의정부 방향으로 퇴각하기 쉬웠다는 점 이외에도 수많은 문화예술인이 활동하고 교류하던 무대였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다.
성북동 일대는 간송 전형필, 위창 오세창을 비롯해 조지훈, 이태준, 박태원, 염상섭, 김광섭, 김용준, 김환기 등 내로라하는 문화예술인들이 창작활동을 펼친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성북동을 근현대를 아우르는 ‘역사문화자원의 보고’라고 표현하는 이가 많다.
이들에게도 독립운동가이자 예술인인 한용운 선생과 심우장은 의미가 남달랐을 것이다.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까지 꺾이지 않았던 독립 의지와, 중풍으로 사지가 뻣뻣하게 굳은 상황에서도 끝까지 펜을 쥐게 했던 열정은 남아 있는 이들의 가슴을 두고두고 서늘하게, 뜨겁게 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한용운 선생은 1944년 6월29일 눈을 감았다. 성북구는 ‘만해 한용운 선양사업 지방정부행정협의회’의 주축이 되어 ‘만해 로드 대장정’ 등 선생을 기리는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지역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성북동 역사문화지구사업’에서도 한용운 선생과 심우장은 중요한 주제다.
올해도 한용운 선생 입적 73주기를 맞이해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심우장에서 거행되는 불교식 제사인 다례는 외국인 방문객까지 매료시킨다. 특히 창작 뮤지컬 ‘심우’가 백미다. 1937년 한용운 선생이 이송 김동삼 선생의 장례를 심우장에서 치르게 된 배경이 주요 내용이다. 35분의 짧은 뮤지컬이지만 73년 전 한용운 선생의 외침이 오늘날에 더욱 크게 다가온다는 게 관객들의 한목소리다. 17일부터 시작해 29일까지 전회 무료 공연이다. 29일 공연은 오전 10시에 진행하는 다례와 함께 관람한다면 한용운 선생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될 듯하다.
심우장을 나서면 성북동 거리를 유심히 바라봐주길 바란다. 한용운 선생이 그를 따르는 독립운동가와 심각한 대화를 나누며 지나가고, 독립선언문을 인쇄한 위창 오세창 선생이 간송 전형필 선생을 찾아 보화각(현재 간송미술관) 쪽으로 다급하게 달려가는 모습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방우산장 근처에서는 한용운 선생에 대한 존경을 숨기지 않았던 시인 조지훈이 박두진, 박목월 앞에서 <승무>를 낭송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쯤 되면 성북구의 심장 소리를 듣고도 남는다. 글·사진 박수진 성북구청 언론홍보팀 주무관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심우장을 나서면 성북동 거리를 유심히 바라봐주길 바란다. 한용운 선생이 그를 따르는 독립운동가와 심각한 대화를 나누며 지나가고, 독립선언문을 인쇄한 위창 오세창 선생이 간송 전형필 선생을 찾아 보화각(현재 간송미술관) 쪽으로 다급하게 달려가는 모습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방우산장 근처에서는 한용운 선생에 대한 존경을 숨기지 않았던 시인 조지훈이 박두진, 박목월 앞에서 <승무>를 낭송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쯤 되면 성북구의 심장 소리를 듣고도 남는다. 글·사진 박수진 성북구청 언론홍보팀 주무관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