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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 아리랑시네센터는 매주 수요일 아이와 함께 영화를 볼 수 있는 ‘맘스데이’를 운영하고 있다. 성북구 제공
아이를 낳지 않는 ‘노 키즈’ 문화가 대세다. 동시에 아이들의 출입을 금지하는 ‘노 키즈 존’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성북구 돈암동 아리랑고개에 있는 영화관 ‘아리랑시네센터’는 ‘노 키즈’가 아닌 아이들을 환영하는 공간이다. 2004년 국내 최초 공립영화관으로 개관한 뒤 지역사회의 중요한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으면서 주말에는 2000~3000명이 찾을 정도로 지역의 명소가 되었다.
아리랑시네센터에는 스크린이 3개 있다. 1, 2관은 주로 개봉영화를 상영한다. 3관은 독립예술영화전용관으로 운영된다. 상영영화도 할리우드 흥행대작(블록버스터)부터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지하 1층(1관)에는 아이들의 놀이시설과 독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2층에는 마을미디어센터 시설과 지역의 사회적기업이 운영하는 카페, 3층에는 134명의 지역주민이 책을 기증해서 만든 공유 서가 등이 있다. 웬만한 멀티플렉스도 부럽지 않을 정도의 시설을 갖췄다.
무엇보다 매주 수요일 오전에 있는 ‘맘스 데이’ 프로그램은 영유아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아이를 낳아 기르는 여성들이 온종일 아이 곁을 지킨다. 아이가 귀엽기도 하지만 힘들 때도 잦다. 사회적 관계가 거의 끊기고 아기 중심의 생활이 때론 버겁기도 하다. 가끔은 ‘영화 한편 보면서 잠시라도 쉬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맘스 데이’는 바로 이런 엄마들을 위해 지역의 마을영화관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인 셈이다.
‘맘스 데이’는 영유아를 데리고 온 부모나 조부모 등이 함께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48개월 아기까지는 공짜로 들어갈 수 있다. 영화관 내부에 기저귀 갈이대와 수유대를 별도로 설치해놓아 부모나 조부모가 아이를 돌보면서 영화를 볼 수 있다. 영화 상영 중에 아이가 울거나 돌아다녀도 눈치 주는 이도 없다. 아울러 영화관이라는 공간이 낯선 갓난아이들을 위해 음향을 줄이고, 조명은 더 밝게 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기울인다.
아리랑시네센터 관람료는 기존 상업영화관보다 1000원쯤 싸면서, 안락하고 여유로운 쉼터도 마련해놓았다. 무엇보다 공립영화관으로서 정체성을 유지하며 시민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적극 만들어가고 있다.
이 외에도 아리랑시네센터는 예술의전당 우수 공연을 영상으로 무료 상영하는 싹온스크린, 독립영화 무료상영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영화를 보는 배리어프리 영화 상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는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 이웃집, 식당, 세탁소, 슈퍼마켓, 경비실 등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시선들이 아이를 돌봐야 한다. 아리랑시네센터는 바로 그 다양한 시선들을 만나고 경험하는 살아 있는 지역 문화공간이다.
권경우 성북문화재단 문화사업본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권경우 성북문화재단 문화사업본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