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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직장인이 퇴근 준비를 위해 막판 업무에 박차를 가하고, 장보는 주민들의 발이 끊기는 저녁 시간, 전통시장의 상인들도 하나둘 상가 문을 닫으며 하루 장사를 마무리한다. 인적이 끊기고 문이 닫힌 상가들로 정적이 감도는 전통시장의 이런 일상적인 모습은 이제 영등포전통시장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어둠을 뚫는 상가의 환한 불빛과 통로를 가득 메운 방문객으로 활기가 가득 찬 저녁. 영등포전통시장의 밤이 달라졌다. 영등포전통시장의 북문, 야시장(사진) 입구에 다가가면 왁자지껄한 활기와 함께 군침 도는 음식 냄새가 솔솔 풍겨온다. 지역과 시장 특색을 잘 살린 야키소바, 양꼬치, 돼지고기 육전, 일본식 철판구이, 막창구이 등 이색적이고 다양한 먹거리는 시장을 방문한 고객들은 물론 많은 관광객의 눈과 입을 사로잡는다. 근처를 지나는 주민들은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야시장에 들어선다. 젊은 열정과 주민들의 호응으로 그 열기를 가늠하기 힘든 ‘뜨거운 곳’, 여기가 바로 영등포전통시장 야시장이다.
영등포전통시장은 1956년도에 개장한 영등포의 대표 전통시장. 영등포역 인근이라는 지리적 이점과 근처 백화점과 대형 쇼핑몰 등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품은 숨은 보배였지만, ‘가격’보다는 ‘편의’를 중시하는 소비 성향과 다양한 쇼핑 채널이 늘어나 상대적으로 성장이 더뎠다. 전통시장의 변신과 혁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 속에 영등포전통시장은 작년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골목형 시장 육성사업’에 선정되면서 사업비 5억2천만원을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전통시장을 만들기 위한 작업에 들어간 결과, 지난 2월 야시장을 개장하게 됐다. 시장 내 중앙통로에 각종 먹거리와 잡화점, 음식·문화축제를 즐길 수 있는 야시장을 만들어 전통시장을 야간관광 명소로 개발하고, 누구나 방문하고 싶은 젊고 활기찬 시장으로 변모시킨 것이다.
개장 뒤 10여 일 동안 벌써 2만여 명의 주민이 야시장을 다녀갔으며, 영등포역 인근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밤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과즙 화장으로 이쁘게 단장한 여고생들부터 저녁잠을 잊은 손자를 달래기 위해 밤마실 나온 어르신까지, 각자 취향에 맞는 먹거리를 들고 오물오물, 얌얌 영등포의 밤을 즐기는 모습이 색다르다.
낡고 오래된 시장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젊은 손님들의 마음을 흔드는 매력 있는 전통시장으로 새롭게 탈바꿈해 관광객이 다시 찾고 싶은 곳, 함께 가고 싶은 전통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덕분에 시장 상인들도 야시장에 방문한 관광객들로 상권이 살아나고 있다고 귀띔한다. 장을 보러온 주민은 야시장에서 먹거리를 즐기고, 야시장을 보러온 관광객은 필요한 물건을 사는 상생 효과를 거둔다. 더 나아가 인근 여의도와 타임스퀘어 등 다양한 관광자원을 연계해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진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도약을 꿈꾼다. 다가오는 4월7일 여의도에서 열릴 대한민국의 축제 ‘여의도 봄꽃 축제’에서 봄꽃의 향연을 만끽할 나들이객도 인근의 야시장을 방문하면 축제의 밤을 더 알차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야시장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일요일은 오후 1시부터 운영하며, 지하철 영등포시장역 2, 3번 출구에서 걸어서 5분 거리다. 고루한 전통시장에서 활력과 재미가 넘치는 곳으로 변신한 영등포전통시장 야시장. 매달 셋째 일요일을 뺀 매일 밤마다 영등포에서 열리는 도심 속 별나라에서 이색적이고 다양한 먹거리 중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져보시길 권한다.
송희남 영등포구 홍보전산과 언론홍보팀 주무관 사진 영등포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송희남 영등포구 홍보전산과 언론홍보팀 주무관 사진 영등포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