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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전통은 재미없고 따분하며, 즐겁지 않을까?”
파격적인 실험으로 주목받는 연출가 윤한솔(47)은 사라져가는 전통에 대한 고민의 끈을 놓지 않는다. 그는 이미 전작 <이야기의 방식, 노래의 방식-데모 버전>(2014)에서 구전심수(口傳心授, 악보 없이 1 대 1로 전수되는 방식)로 계승되는 판소리를 소재로 공연을 올린 바 있다. 그러나 “공연할 때 좋아했던 배우들도 공연이 끝나면 판소리를 듣지 않았다”며 삶과 동떨어진 전통 예술의 명맥이 언젠가 끊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이런 전통에 대한 아쉬움은 지난 4일부터 오는 14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무대에 오르는 <이야기의 방식, 춤의 방식-공옥진의 병신춤 편>(사진)에서 ‘춤’으로 이어진다. 윤 연출가는 ‘키네트(동작인식 센서)를 활용한 게임으로 공옥진(1931~2012)의 춤을 배울 수 있을까?’라는 상상에서 이번 작품이 출발했다고 한다.
수많은 무용 중에서 왜 공옥진의 춤을 선택했을까? 이에 대해 그는 “공연에 앞서 4개월 동안 사전 조사를 했지만 그에 대한 기록은 거의 찾기 어려웠다”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지만 전수자가 없어 사라져버린 공옥진도 한국무용에서는 주류가 아니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의 공연은 어떤 면에서는 ‘한때는 정설이었을 전통’에 반한다. 연출이든 스토리 전개든 ‘누구에게나 통용되는 정설에 반기를 드는 도발’을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배경음악을 없애 숨 쉴 틈을 주지 않거나, 공옥진의 일대기를 꿰뚫어야 알 수 있는 에피소드를 어떤 부연 설명도 곁들이지 않고 대사에 녹여낸다. 이런 그의 연출은 사라져가는 전통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면 새로운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 윤한솔은 한양대학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 대학원에서 연극영화학, 미국 컬럼비아대학 대학원에서 연극연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동안 혜화동1번지 5기를 거쳐 현재는 그린피그 상임연출,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다. ‘제2회 두산연강예술상'(2011), ‘제34회 서울연극협회 올해의 젊은 연극인상’(2013), ‘제18회 김상열연극상’(2016)을 받았다.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미디어소통실 미디어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미디어소통실 미디어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