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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묘앞역~동대문역 사이
3천원 콩나물밥집 여럿
동묘역 앞엔 2천원 짜장면
목3동시장 2천원 탕수육
지하철 동묘앞역과 동대문역 사이에 있는 콩나물밥집에서 콩나물밥을 먹는다. 3천원이다.
칼바람 부는 겨울, 도심의 낙엽이 먼지와 엉켜 나뒹군다. 바람에 쓸리다 종종걸음 바짓단에 붙어 식당에 든다. 춥고 배고픈 날 낙엽 같은 천 원 몇 잎으로 얻은 식탁 한 자리,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온기에 추억이 더해져 마음이 먼저 따뜻해진다.
콩나물밥과 짜장면
“콩나물을 많이 먹어야 키가 쑥쑥 큰다”며 콩나물시루에 물을 붓던 어머니 모습이 생각난다. 콩나물은 키가 쑥쑥 자랐다. 예전에는 집에서 콩나물을 길러 먹었다. 다 자란 콩나물을 뽑아 국도 끓이고 무쳐 먹기도 했다. 콩나물로 해먹던 음식 중 으뜸은 콩나물밥이었다. 어렸을 때 콩나물밥을 자주 해먹었다. 콩나물밥을 먹는 날이면 다른 반찬은 필요 없었다. 고추장과 양념간장만 있으면 끝이다. 대접 바닥을 긁는 소리는 행복감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소리였다. 지하철 1·6호선 동묘앞역에서 1·4호선 동대문역 사이에 콩나물밥집이 여럿 있다. 대접에 콩나물밥을 퍼준다. 양념간장을 넣어 비벼 먹는다. 2천원, 2500원 하던 것이 요즘은 3천원이다. 3천원짜리 콩나물밥을 먹으며 콩나물을 길러 콩나물밥을 해먹던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린다. 단칸방 윗목 걸레도 얼던 혹독한 겨울, 아랫목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나누어 먹던 콩나물밥 생각에 마음이 훈훈해진다. 콩나물밥이 집에서 먹던 추억의 음식이라면, 짜장면은 가족이 함께했던 나들이의 추억이 담긴 음식이다. 어린 시절 온 가족이 함께 식당에 가는 것이 뿌듯했다. 게다가 세상 최고의 음식인 짜장면을 먹으러 가는 길 아닌가. 기억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전 짜장면 가격이 500원이다. 동묘앞역 부근에는 2천원짜리 짜장면을 파는 집이 있다. 처음에는 1천원으로 시작했다가 1500원을 거쳐 지금은 2천원이다. 그 세월이 23년이다.
“콩나물을 많이 먹어야 키가 쑥쑥 큰다”며 콩나물시루에 물을 붓던 어머니 모습이 생각난다. 콩나물은 키가 쑥쑥 자랐다. 예전에는 집에서 콩나물을 길러 먹었다. 다 자란 콩나물을 뽑아 국도 끓이고 무쳐 먹기도 했다. 콩나물로 해먹던 음식 중 으뜸은 콩나물밥이었다. 어렸을 때 콩나물밥을 자주 해먹었다. 콩나물밥을 먹는 날이면 다른 반찬은 필요 없었다. 고추장과 양념간장만 있으면 끝이다. 대접 바닥을 긁는 소리는 행복감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소리였다. 지하철 1·6호선 동묘앞역에서 1·4호선 동대문역 사이에 콩나물밥집이 여럿 있다. 대접에 콩나물밥을 퍼준다. 양념간장을 넣어 비벼 먹는다. 2천원, 2500원 하던 것이 요즘은 3천원이다. 3천원짜리 콩나물밥을 먹으며 콩나물을 길러 콩나물밥을 해먹던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린다. 단칸방 윗목 걸레도 얼던 혹독한 겨울, 아랫목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나누어 먹던 콩나물밥 생각에 마음이 훈훈해진다. 콩나물밥이 집에서 먹던 추억의 음식이라면, 짜장면은 가족이 함께했던 나들이의 추억이 담긴 음식이다. 어린 시절 온 가족이 함께 식당에 가는 것이 뿌듯했다. 게다가 세상 최고의 음식인 짜장면을 먹으러 가는 길 아닌가. 기억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전 짜장면 가격이 500원이다. 동묘앞역 부근에는 2천원짜리 짜장면을 파는 집이 있다. 처음에는 1천원으로 시작했다가 1500원을 거쳐 지금은 2천원이다. 그 세월이 23년이다.
지하철 동묘앞역 부근 2천원 짜장면
시장과 학교 주변 식당들
시장과 학교 주변에도 추억의 음식이 있다. 마포구 망원시장에 가면 2500원짜리 칼국수를 파는 식당이 있다. 주변 사람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6년 전에 문을 열었다. 칼국수가 큰 대접에 가득하다. 뜨끈한 국물 먼저 한술 뜬다. 매운 걸 좋아하는 사람은 양념장을 넣어 먹는다. 양념장이 맵기도 하지만 칼국수의 맛이 더 풍부해진다. 콩나물비빔밥도 2500원이다. 오전 11시를 갓 넘긴 시간에 식당의 반이 찼다.
댓바람에 뜨끈한 칼국수 한 그릇으로 몸을 덥히고 시장 구경에 나섰다. 이집 저집 기웃거리는데 ‘고로케’(커틀릿)라고 쓴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김치·잡채·감자·야채·매콤 고로케 등 종류도 다양하다. 한 개에 500원이다. 설탕 뿌린 꽈배기는 3개에 천원이다. 어린 시절 엄마 손 잡고 시장에 나가면 시장 아줌마들이 이것저것 먹을 것을 챙겨주던 것이 떠올랐다. 집에서 기다리는 식구들 생각에 이것저것 한 열 개 담았는데 4천원이다.
망원시장 2500원 칼국수
망원시장 꽈배기
지하철 9호선 등촌역 부근 목3동시장(목동깨비시장)에 가면 탕수육 1인분을 2천원에 파는 식당이 있다. 1996년에 문을 열었다. 잔치국수는 1천원이다. 탕수육 1인분에 잔치국수를 시켰다. 보통 사람 한 끼 식사로 괜찮겠다 싶었다. 2900원짜리 칼국수를 파는 식당도 있다.
지하철 5호선 우장산역에서 송화벽화시장 골목을 지나면 20여 년 된 분식집이 나온다. 인근에 덕원중학교와 덕원여고도 있다. 학창 시절 다니던 떡볶이집을 어른이 돼서도 찾는다. 청춘들 사이에 아줌마 손님도 꽤 된다. 즉석떡볶이가 2500원이다. 떡볶이를 다 먹고 밥을 볶아 먹는 사람들이 많다. 요즘은 잘 볼 수 없는 다락방도 있다. 다락방을 좋아하는 청춘들도 꽤 있다고 한다. 예나 지금이나 그 나이 때는 그런 곳이 좋은가보다.
강북구 4호선 미아역 부근에 1인분에 1200원 하는 즉석떡볶이를 파는 집이 있다. 주문은 2인분부터 할 수 있다. 둘이 앉아 떡볶이 2인분에 라면 사리 하나, 그리고 나중에 밥을 볶아 먹는다. 그렇게 해서 4800원이니, 한 사람당 2200원꼴이다.
목3동시장 2천원 탕수육과 1천원 잔치국수
강북구 미아역 부근 즉석떡볶이
가마솥에서 퍼담은 따듯한 마음 한 그릇
칼날 같은 새벽 공기, 을씨년스러운 저녁 어스름, 어둠에 흔들리는 불빛까지 다 녹여 끓이는 가마솥이 있다. 지하철 1·3·5호선 종로3가역 5번 출구 부근에 60년 넘는 세월 동안 가마솥에서 뜨끈한 탕을 끓이는 식당이 있다. 추위를 녹이고 허기를 달랠 따뜻한 국물에 밥 한 그릇 먹는다. 반찬은 깍두기 하나지만 사골 국물에 우거지를 넣고 끓인 ‘우거지얼큰탕’ 한 그릇이면 몸이 녹는다.
점심시간에 우르르 몰렸다 그 시간이 지나면 한가해지는 식당이 아니다. 손님들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자리가 없으면 식탁을 나누어 쓴다. 굵은 나무 밑동을 잘라 만든 식탁에 앉은 세월의 더께가 국밥 한 그릇의 내력을 이야기해준다.
‘식당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작은 행복을 전하고 싶다’는 시어머니 말을 지켜온 세월이 국밥 한 그릇에 담겼다. 식당 출입문 앞에 놓인 커다란 가마솥에서 아줌마가 뜨끈한 탕을 한 그릇 담는다. 2천원짜리 국밥 한 그릇에 마음이 녹녹해진다.
그 부근에는 저렴한 가격에 뜨끈한 국밥을 파는 식당이 몇 곳 더 있다. 멸치로 육수를 낸 황태해장국을 2500원에 판다. 콩나물국밥은 2천원이다. 선지해장국을 2500원에 파는 식당도 있다. 소뼈 우린 국물로 끓였다. ‘왜 이렇게 싸게 파느냐’는 질문에 돌아온 대답, “여기 계신 분들 보세요. 이 추운 겨울에 연세 많은 분들이 편하게 앉아서 따뜻한 국물에 밥 한 끼 드시는 게 얼마나 보기 좋습니까?”
우거지얼큰탕
종로3가역 5번 출구 부근 선지해장국
글·사진 장태동 여행작가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