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in 예술

세 개의 시공간 넘나들기

'평행교차’ 무대 올리는 현대무용가 안애순

등록 : 2019-02-14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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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보는 관객을 당황하게 만들 겁니다.”

현대무용 안무가 안애순(59)은 오는 16~17일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평행교차>를 앞두고 이렇게 각오를 밝혔다. ‘평행과 교차’라는 상반되는 개념을 제목으로 삼은 이유는 무엇일까? 안 안무가는 “서로 다른 세 개의 시공간을 넘나드는 작품”이라 설명한다. 그는 “이때 무용수들이 몸의 움직임을 반복하고 변주한다”면서 “무용수들이 같은 동작도 세 개의 시공간에 따라 관객이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전작을 살펴보면 유독 시공간을 넘나드는 작품이 많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과거-현재-미래로 이어지는 ‘시간성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시도도 읽힌다. 그는 “현재의 몸은 사회가 규정해놓은 패턴과 틀 안에 갇혀 있지 않을까?”라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한다. 왜냐하면 “어른들에게 ‘마음껏 춤을 춰보라’고 했는데, 아이처럼 자유롭게 추는 사람을 못 봤기 때문”이다. 그는 “이것은 사회에 길든 패턴대로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것은 몸이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하면 안 될 것이다”라는 내면의 생각에서 나온다고 보는 것이다. 안 안무가는 이런 이유에서 “현재의 몸이 갇힌 틀로부터 어떻게 자유로울 수 있을까?”를 고민해왔다고 한다.

그의 ‘시간성’에 대한 이런 이해는 그가 생각하는 현대무용의 가치와 맞닿는 지점이 있다. “현대무용은 어렵다”는 의견에 “무용수의 동작에 어떤 메시지를 의도했냐고 묻지 말라”고 답한다.

“무의식적으로 추는 우연한 동작까지 관객이 그렇게 느낀다면 그게 정답인 거죠. 자신의 감정대로 이해하는 것이, 틀에서 벗어난 현재의 몸을 기억하는 것이 현대무용입니다.”


■ 안애순은 프랑스 바뇰레 국제안무대회에 참가했으며, 독일 뒤셀도르프, 싱가포르 아츠 페스티벌 등에 초청되어 외국에서도 호평받았다. 1985년에 창단된 안애순무용단은 명쾌하고 창조적인 움직임으로 국제 무대에서도 가치를 인정받는다. 2013~2016년까지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을 역임했다.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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