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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노래를 어떻게 하면 융합할 수 있을까?”
클래식 작곡가 이영조(75)는 오는 5~6일 세종문화회관 엠씨어터에서 하는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사진)의 정기연주회 ‘하나 된 우리 동요’의 대표 작곡가로 참여한 계기를 이렇게 밝혔다. ‘통일을 향한 어린이들의 합창’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번 연주회는 통일 한국을 노래하는 남북한의 대표 동요가 공개되는 자리다.
클래식과 오페라 작곡가로 알려진 그가 어떻게 동요에 참여하게 됐을까. 그는 “엄마가 섬 그늘에…”로 시작하는 우리 대표 동요인 ‘섬집아기’(이흥렬 작곡)로 말문을 열었다. “어려서부터 입에 달고 불렀던 이 노래는 아버지가 만든 곡이에요. 함경남도 원산이 고향이었던 아버지가 들려준 고향 이야기 때문에 북한과 동요는 제게 각별한 의미가 있죠.”
이번 연주회는 그리움·추억·만남·통일로 이어지는 주제를 가지고, 이영조·조혜영·김준범·이호준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작곡가 네 사람이 참여한다. 여기엔 그가 작곡한 통일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산 너머 친구에게’와 ‘우리 산 우리 강’뿐 아니라 남북한의 어린이가 함께 부르는 노래와 북한 동요까지 총 20여 곡이 공개된다. “서로 다른 체제 속에서 70년 넘게 갈라선 남북한의 동요를 한자리에서 부른다고 상상해보세요. 가슴 벅차지 않나요?”
그는 조금 차이는 있겠지만 서로 다른 노래를 엮는 것을 클래식에서도 꾸준히 해왔다고 한다. 평소 클래식에도 국악 정신을 강조해온 그였기에 남북한의 동요를 잇는 것도 그 연장선이라 한다. “저와 독일 작곡가 한스 베르너 헨체가 만든 합성곡 ‘아리랑 고개 위의 들장미’처럼 이질적인 두 음악이 하나로 합쳐진 사례는 많아요. 이번 음악회는 남북한 동요의 융합입니다. 이제 이런 작품은 시간이 걸릴 뿐 장벽이 되진 않을 거예요.”
■ 이영조는 연세대학교 음대와 동대학원, 독일 뮌헨 국립음대 최고위 과정을 졸업했으며, 아메리칸 컨서버토리 오브 뮤직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20 Trillion Production Seoul 회장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장을 역임했고, 연세대 교수, 네덜란드, 모스크바 현대음악제 초청 작곡가로 활동했다.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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