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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이후 서커스가 흘러온 변천사를 보여주고 싶어요.”
오는 4~6일 마포구 증산로의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리는 <서커스 캬바레>에 참여하는 안재근(54) 곡예사는 자신의 출품작 ‘스토리 서커스-근(根)’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번 축제에 출연하는 국내 10개 팀의 면면을 살펴보면 크게 전통, 근대, 현대로 구분된다. “솟대쟁이놀이보존회와 권원태연희단이 전통이고 봉앤줄과 팀클라운은 현대에 속하죠. 제 공연은 전통과 현대를 잇는 근대 서커스라고 보시면 돼요.” ‘근대’란 1950년 한국전쟁 이후 1980년대까지 안재근 곡예사와 동춘서커스단 등이 주로 활동하던 때다.
전국을 떠돌며 서커스만 해온 어린 시절과 배우지 못해 평생 한길만 팠던 자신의 인생에서 서커스를 빼면 남는 게 없단다. 이제는 쉰을 넘긴 탓에 서커스를 직접 하기가 쉽지 않지만 이번 작품으로 우리 서커스가 이어온 명맥을 대중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한다.
대전의 한 다리 밑 천막극장에서 태어난 그는 부모님과 누나, 여동생으로 구성된 가족서커스단 ‘영훼밀리’ 일원이었다. “예전에는 지방 축제를 따라 천막에서 서커스만 했어요. 지금은 가족도 손 놓은 지 30년이 넘어 저 혼자 거리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연 국수호의 춤극 <가야>에 출연할 만큼 ‘저글링 1세대’의 대표 주자였다. “이번 공연엔 전통과 현대의 시대상을 반영한 저글링을 보여줄 거예요. 작품명도 옹알스의 조준우 씨가 사라져가는 전통 서커스의 명맥을 잇길 바라는 마음에서 ‘뿌리’가 좋겠다 하더군요.” 이 또한 우연의 일치인지 자신의 이름도 있을 재(在)와 뿌리 근(根)이라며 이름대로 살고 있지 않으냐고 한다.
“앞으로 얼마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힘 닿는 데까지 서커스를 하고 싶어요. 예전만큼 고난도는 못하지만 스토리를 넣어서 다양한 장르와 접목하면 서커스의 명맥이 이어지지 않을까요?”
■ 안재근은 가족서커스단인 ‘영훼밀리’ 단원이었으며, 현재는 국제저글링협회 회원, (사)하늘땅연극마을 공연기술 교육팀장을 맡고 있다. 서울올림픽 전야제(1988), 청와대 초청 어린이날 문화행사(2009), 국수호의 춤극 <가야>(2009), ‘오! 거리거리 축제’(남이섬, 2016)에 출연했다.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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