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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직도 부족하고 발전하는 중이에요.”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3’, 월간 한국연극 ‘공연 베스트7’, 제55회 동아연극상 작품상 등 지난 한 해 연극계의 내로라하는 상을 휩쓴 화제의 작품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연출 강량원)의 원작자인 장강명(45) 소설가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등단한 지 몇 해가 지나지 않았지만 발간하는 책마다 베스트셀러인데 더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작가가 되기 전에는 일간지의 기자로, 각종 사건·사고 현장을 발로 뛰어다녔던 언론인이었다. 그랬던 그가 오는 10월9~27일 남산예술센터에서 재공연을 앞두고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을 한사코 고사했다. 왜일까?
그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연출가와 배우들이 힘들게 만들었는데 제가 앞에 나서 조명을 받는 게 부담스러워요. 연극은 이제 극단의 것이죠.” 여기에 “원작자로서 연극을 어떻게 봤냐?”는 질문에도 대답하기 힘들다며 “자신의 감상이 때로는 평가나 시험처럼 들릴지 모른다”는 이유에서 양해를 구했다.
<그믐…>은 인간이 시간을 한 방향으로만 경험할 수 있다는 상식을 뒤집는 독특한 구조로 전개된다. 과거·현재·미래의 시간 순서에 의존하지 않고 ‘소설 속에 소설이 나오는’ 파편화된 이야기가 뒤죽박죽 뒤섞여 있다. 그는 이에 대해 “지금 한창 배우고 도전하는 플롯 실험과 연관이 깊다”고 고백했다. 어쩌면 전작에도 비슷한 시도를 해왔는데 무리 없이 따라오는 독자들의 특징을 보고 조금 더 밀어붙인 것이란다. 그런 시도의 연장선인지 사회·정치부 기자의 오랜 스타일이 녹아든 <댓글부대>와 달리 <그믐…>에서는 여러 가지를 실험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제가 배운 글쓰기는 신문에서 소재를 발견해 서사로 발전시키는 방법이에요. 그러나 제가 좋아하는 소설은 그보다 범위가 넓고 다양해 작가적 시각에 도전하고 싶었어요.”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팀장
■ 장강명은 연세대학교 도시공학과를 졸업했다. 동아일보에서 사회부·정치부를 거쳐 2011년 소설 <표백>으로 등단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산 자들>(2019), <지극히 사적인 초능력>(2019), <댓글부대>(2015) 등이 있다. 제16회 한겨레문학상(2011), 제2회 수림문학상(2014), 제3회 제주4·3평화문학상(2015),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2015), 제7회 젊은작가상(2016), 제40회 오늘의작가상(2016) 등을 수상했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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