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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지루하지 않아요. 오히려 ‘낯설기’ 때문에 귀에 쏙쏙 들어옵니다.”
지난 2016년, 한-프랑스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입국한 세계적인 안무가에게 국립현대무용단 안성수(57) 예술감독이 한국 고유의 전통음악을 들려주며 어떠냐고 물었을 때 되돌아온 말이다. 이에 용기를 얻었을까. 보통 현대무용극은 유럽의 고전음악인 ‘클래식’에 기반한 공연을 제작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11월1~3일 씨제이(CJ)토월극장에서 초연을 앞둔 신작 <검은 돌: 모래의 기억>은 전통음악의 신세대로 불리는 라예송 작곡가와 손을 잡았다.
지금껏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현대무용과 전통음악의 만남. 이 시도는 ‘안성수만의 색깔’이 무엇인지 확실히 드러나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그는 탁월한 음악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세련된 작품을 꾸준히 무대에 올린 안무가로 알려졌다.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무용단을 이끌면서 타 장르와 꾸준히 협업할 수 있었던 비결은 그가 걸어왔던 길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대학에서 신문방송과 영화를 전공했지만 군대를 제대한 이후 늦은 나이에 무용계에 입문했다. 미국에서 전문 무용수로 발레와 현대무용을 섭렵한 그는 귀국 이후 장르를 넘나드는 협업을 멈추지 않았다. 특히, 국립발레단 50주년 기념작인 <포이즈>(2012)에서 안무를 맡은 것도, 국립극장 산하 국립무용단의 레퍼토리 시즌 <단>(2013), <토너먼트>(2014)에 참여한 것도 그렇다.
이렇게 현대무용에 기본을 두면서 발레와 한국무용의 접점을 늘리는 포용력은 안성수의 무용을 탄탄하게 하는 데 많은 역할을 했다. 그는 오는 11월 말이면 국립현대무용단 3대 예술감독의 임기 3년을 마친다. 이번 공연을 바라보는 그의 심정은 어떨까. “현대무용·한국무용·발레의 3분법적 구분에서 벗어나는 것뿐 아니라 대중의 시선도 중요해요. ‘오픈 리허설’이나 ‘워크숍’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관객과 소통을 늘려나갈 거예요.”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팀장
■ 안성수는 국립현대무용단 3대 예술감독이다. 1991년 미국 뉴욕에 기반을 둔 ‘안성수픽업그룹’을 창단해 조이스극장, 링컨센터 등에서 활동했으며, 귀국 이후 재창단한 단체에서 만든 <볼레로>로 무용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러시아 ‘브누아 드 라 당스’ 작품상(2005) 최종 후보에 선정됐으며, <장미>로 무용예술상 작품상(2009)을 받았다. 국립현대무용단의 대표작으로는 <제전악-장미의 잔상>(2017), <스윙>(2018), <검은 돌: 모래의 기억>(2019)이 있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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