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새봄, DDP에 ‘디자인 꽃’이 피었습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자연의 가치’ 등 의미 담은 볼거리 소개

등록 : 2021-04-0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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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창작자 제안 ‘미래 삶’ 체험전 마련

주거 공간 ‘집’ 디자인적으로 살핀 기획

2019년부터 진행한 서울라이트도 전시

매장인 디자인 스토어는 새 단장 오픈

3월26일 저녁 8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미디어 파사드 축제 서울라이트 ‘2021 서울 해몽Ⅱ’(SEOUL HAEMONGⅡ) 현장.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관람 인원이 제한된 가운데, 서울 시민들이 ’새 희망의 빛‘을 표현한 미디어 파사드를 관람하고 있다.

‘불확실한 시대에 사는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코로나19 장기화로 곳곳에서 문화행사가 축소되는 가운데,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선 4월 완연한 새봄을 맞아 ‘희망과 협력’ ‘자연의 가치’ 등 의미를 담은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소개하고 있다.

서울디자인재단(대표이사 최경란)은 우선 3월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디디피 서쪽 220m 길이 외벽 전면을 활용한 서울라이트 ‘2021 서울 해몽Ⅱ(SEOUL HAEMONGⅡ)’를 열었다. 2019년 12월 말 첫선을 보인 미디어 파사드 축제 ‘서울라이트’는 개장 첫해부터 약 100만 명 넘는 시민이 다녀갔다.


디디피 야경.

이는 ‘새 희망의 빛’을 화려한 봄꽃 미디어 파사드로 표현해 시민들과 만난 작품이다. 꽃이 피고 생명이 움트는 계절에 서울과 동대문의 과거·현재를 짚어보고, 화려한 빛처럼 밝은 미래를 희망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이를 위해 서울의 사진 600만 장과 전세계에서 수집한 자연 경관 등 모습을 담은 사진 총 1만1천여 장을 활용했으며, 방대한 사진을 학습한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디디피의 외벽을 빛으로 물들였다. 2019년 서울라이트 개막작을 선보인 터키 출신의 비주얼 아티스트 레픽 아나돌이 총감독 겸 작가로 참여했다.

올해엔 행사 종료 뒤에도 ‘서울라이트’를 관람할 수 있는 새 공간이 마련됐다. 디디피 살림터 1층에 마련한 ‘라이트 스페이스’(Light Space)에선 2019년부터 진행해온 서울라이트 미디어아트 작품을 볼 수 있다. 디디피 유튜브 채널에서도 서울라이트를 상영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관람 인원을 제한한 이번 행사는 선착순으로 하루 594명만 입장했다. 서울라이트 행사를 진행한 7일 동안 전회 매진됐다.

디디피 살림터 1층 ‘라이트 스페이스’(Light Space).

환경 위기의 시대, 청년 창작자들이 제안한 ‘미래 삶의 양식’을 체험해보는 전시도 마련했다. 디디피 갤러리문에선 ‘디디피 오픈큐레이팅 vol.16 리사이클링 오리엔티드 소사이어티전’을 오는 16일까지 연다.

‘디디피 오픈큐레이팅’은 서울디자인재단에서 신진 전시기획자와 재능 있는 디자이너를 발굴하기 위해 마련한 플랫폼이다. 2015년부터 해마다 다양한 주제 공모로 이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 실현을 돕고 있다.

올해는 ‘집’을 디자인적 관점에서 고찰해보는 ‘집과 디자인-거주 공간 그 이상의 집’을 주제로 청년 창작자들의 실험적·혁신적 프로젝트를 선정해 지원했다. 이번 공모에 선정된 프로젝트 기획팀 ROS는 ‘리사이클링 오리엔티드 소사이어티’의 줄임말로 지속가능한 재활용 등 삶의 양식을 연구하는 창작 집단이다. ROS는 “이번 전시를 통해 집은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삶의 방식이자 집합체임을 이야기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좋은 생산, 좋은 소비, 좋은 버림’의 슬로건 아래 건축·도자·자연 폐기물을 활용한 미래의 집 연구 결과를 관람객과 공유한다. 기후 위기 등 재난과 환경 위기 속에서 ‘선순환 사회’를 지향하는 예술가들의 친환경 신소재 작품을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다.

‘서울의 모든 라이프 스타일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을 지향하는 디디피 디자인 스토어도 새 단장을 하고 문을 열었다.

코로나19로 디디피가 폐쇄됐던 기간에 전면적으로 리뉴얼 공사에 들어갔다. 그 결과 기존에 살림터 1층(166㎡)은 시민 공공 공간인 시민라운지로 거듭났고, 디디피 디자인 스토어는 시민라운지에 자리해 2배 이상 확장된 공간에서 시민들의 여유로운 디자인 체험을 도모하게 됐다.

디디피 디자인 스토어 상품들.

디디피 디자인 스토어에선 크게 세 가지 작가군의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첫 번째는 약 40명의 작가·공예가가 참가한 생활양식 상품들이다. 디자인·공예 분야에서 한국 전통 기법을 바탕으로 ‘디디피 명품 브랜드’를 제작·구현했다. 두 번째는 청년 디자이너 지원을 위한 ‘젊은 작가들’ 상품군으로 4개 대학의 청년 디자이너가 개발한 창의력 돋보이는 상품들이다. 세 번째는 세계 디자이너들 참여로 선보인 ‘모던 디자인 사업’ 상품군으로 일본의 도시유키 기타, 이탈리아의 스테파노 조반노니 등 디자이너들이 제작에 함께했다.

디디피 디자인 스토어는 사회적 거리 두기 방역조치 조정에 따라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문을 연다.(공휴일과 매월 세 번째 월요일 쉼) 상품 구매를 위한 전화 상담(02-2153-0632)을 할 수 있다. 최경란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이사는 “디디피 스토어는 ‘한국의 정체성을 지닌 가장 세계적인 상품’을 선보이고자 한 공간이다. 한국을 찾은 관광객들이 서울에 2시간 머물 수 있다고 가정할 때, 한국의 정체성과 세계성을 바탕으로 디자인한 독자적인 브랜드 상품을 만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누구나 일상에서 디자인의 가치를 만나고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앞으로도 서울 시민들이 아끼고 사랑하는 공간으로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전유안 기자 fingerwhal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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