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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예술에 대한 ‘선입견과 인식 오류’ 반문하는 ‘파레이돌리아’전

잠실창작스튜디오 기획전 파레이돌리아(14일~11월3일)

등록 : 2021-10-14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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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는 옥토끼가 살고 있지 않을까?”

너무 멀어서 자세히 볼 수 없던 시절에 사람들은 달 표면의 그림자를 보고 이런 상상을 떠올리곤 했다. 이처럼 불분명하고 불특정한 현상이나 소리, 이미지 등에서 특정한 의미를 추출해내려는 심리현상을 파레이돌리아(pareidolia·변상증)라 부른다. 인간의 인지와 사고에서 오류와 착각을 나타내는 이 말은 ‘나란히, 함께’를 의미하는 파라(para)와 ‘이미지, 형태’를 뜻하는 에이돌론(eidolon)이 결합된 그리스어에서 나왔다.

오는 11월3일까지 제이시시(JCC)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잠실창작스튜디오 12기 입주작가 기획전 ‘나란히 함께, 이미지 형태 파레이돌리아’에서는 이런 내용을 절묘하게 담은 회화, 설치, 영상, 텍스트 등 70여 점이 공개된다.

그동안 꾸준하게 장애예술 중심의 시각예술 창작공간으로 이름을 날렸던 잠실창작스튜디오가 이번 전시에서는 장애예술이라는 수식어를 전면에 드러내지 않았다. 이것은 파레이돌리아의 이중적 의미를 꾀하고 있는데, 우선은 작품을 통해 우연히 보이는 언어를 발견하고 작가들이 걸어왔던 작업 세계를 짐작할 뿐 아니라 장애예술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원래 의도와 다르게 바라보고 있지 않은지 되묻는다. 어쩌면 창작 주체의 신체적 특수성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작업의 정체성을 스스로 규정하거나 작품들 사이에서 실제로 연관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있을 것이란 착각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전시 마지막 날에 진행되는 마무리 퍼포먼스에서는 신체가 조형언어로 변하는 과정을 현장에서 선보인다. 작가들이 평소에 자주 사용하지 않는 다양한 창작언어를 사용함으로써 기존 작업을 재해석하고 새롭게 표현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질문과 고민을 공유한다. 이번 전시의 기획을 맡은 김선옥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가 그 누구든 우위를 갖지 않고 위계 없는 각자의 위치에서 나란히, 함께 잠실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들의 작업을 마주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의미를 전했다.

장소: 종로구 혜화동 제이시시(JCC)아트센터 일정: 10월14일~11월3일(월요일 휴관) 관람료: 무료 문의: 02-423-6675

홍지형 서울문화재단 홍보아이티(IT)팀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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