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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할 수 없다면 진보는 불가능하다.” 제33차 세계협동조합대회 사전학술행사에서 마리 부샤르는 ‘사회적경제의 비중과 규모의 측정에 대한 최신 연구’라는 주제의 발표를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현재 그는 퀘벡사회경제투자네트워크(RISQ)의 이사로서, 지역의 사회 혁신과 공동사업체 연구를 이끌어왔다.
그는 ‘공공경제와 사회적경제, 협동조합경제에 대한 국제연구센터’(CIRIEC)의 국제학술위원장이기도 하다. 이번이 그의 한국 첫 방문이다. 필자는 2019년 그가 저술한 <사회적 경제의 힘>을 연구팀과 함께 번역했다. “전세계 판매 부수보다 한국 번역본 판매 부수가 더 많아 서울에 온 감회가 깊다”고 했다. 2023년 7월 CIRIEC 국제학술대회를 성공회대에서 개최하기에 한국 쪽 조직위원장인 필자는 그와 행사 관련 내용을 논의했고, 퀘벡과 한국의 사회적경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누었다.
몬트리올은 큰 대학이 4개나 있어 주택 수요가 높은 편이다. 임대료를 올리려고만 하는 시장지배자들과 달리 주택협동조합은 예년과 비슷하게 안정적으로 임대료를 받아 균형추 구실을 하고 있다. 그는 “주택협동조합은 경제에서 중요한 행위자다”라고 주장한다. 그렇다고 주택협동조합이 임대료를 매년 동결하는 것은 아니다. 임대료 상승분은 보수, 수리 등 지속가능한 자원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ICA 행사 기간에 가장 놀라웠던 점으로 그는 종이팩으로 된 물을 제공해 환경을 보존하려는 아이쿱의 노력을 꼽았다. 한국의 협동조합들이 환경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성평등 관점에서나(소비생협의 대부분 이사가 여성이지 않은가?)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단다. 이러한 일들은 이윤만을 추가하는 투자자 위주의 일반 기업들은 쉽게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협동조합이 모든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이 사회의 민주주의를 강화할 수 있다. “협동조합의 경우 1인 1표로, 특히 지역 기반이기 때문에 지역의 주요 문제를 비즈니스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민주주의를 학습할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한국 또한 역동적으로 공익을 위해 협동조합 부분을 발전시켰고, 서울의 사례만 보더라도 사회적경제를 위한 제도와 정책이 시민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이루어졌음을 그는 느낀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더욱 유기적이고 통합적인 사회적경제를 위해서는 퀘벡의 예처럼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참고로 퀘벡주의회는 2013년 10월 법을 통과시켰고, 기본법에 따라 각 정부 부처가 사업에 사회적경제를 고려하지만, 특히 정부의 사회적경제 담당 부서는 퀘벡주정부 안 다양한 부처의 사회적경제 정책을 조율하고 있다.
법률적 틀을 바탕으로 새로운 협동조합이라든지 사회적경제 기업이 탄생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금융의 역할이 중요하다. 퀘벡에서는 다양한 주체들과 협력을 바탕으로 사회적 금융 역할을 하는 퀘벡사회경제투자네트워크(RISQ)가 설립됐다. “한국에서도 정부, 시민단체, 노동조합, 대기업의 사회공헌단체 등이 협력해 기금을 만들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이런 기금이 잘 활용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어떤 조직이 정말로 사회적경제 조직인지에 대해 식별할 수 있는 역량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사회-대학 사회적경제 연구 동맹의 지역사회 주택 연구 파트너십의 공동 책임자였고, RISQ의 이사로서 사회적경제를 통한 사회 혁신에 헌신했다. <퀘벡에서 다르게 살기>와 <사회적경제의 가치> <혁신의 매개, 사회적경제: 퀘벡의 실험> 등이 그 결과물이다.
“짧은 방문 기간이었지만 사회적경제 역량이 축적되고 있는 한국의 역동성을 느끼기에 충분했다”고 그는 말했다. 앞으로 한국과 퀘벡이 더욱더 많은 교류와 협력을 통해 연대했으면 하는 바람도 덧붙였다. 필자가 내년 퀘벡대학 초청교수로 1년간 방문할 예정이므로 양국 간에 가교 구실을 할 수 있길 기대한다. 글·사진 이상윤 성공회대 일반대학원 협동조합경영학과 교수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관련 기사: 원주민 권익 돌보는 캄보디아 난민
“짧은 방문 기간이었지만 사회적경제 역량이 축적되고 있는 한국의 역동성을 느끼기에 충분했다”고 그는 말했다. 앞으로 한국과 퀘벡이 더욱더 많은 교류와 협력을 통해 연대했으면 하는 바람도 덧붙였다. 필자가 내년 퀘벡대학 초청교수로 1년간 방문할 예정이므로 양국 간에 가교 구실을 할 수 있길 기대한다. 글·사진 이상윤 성공회대 일반대학원 협동조합경영학과 교수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관련 기사: 원주민 권익 돌보는 캄보디아 난민